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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ㆍ11대책’ 후속입법 제동
헤럴드경제 2007-01-19 14:32:00




법원 “민간아파트 분양가 지자체서 제한은 부당” 판결 파장
“재산권 침해불가 헌법원칙 어긋”…정부추진 법개정안 위헌여부 주목

분양가 규제에 대한 건설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의 민간아파트 분양가 규제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1ㆍ11대책의 실행을 위한 국회 입법에 귀추가 주목된다. 민간택지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를 주요 골자로 한 ‘1ㆍ11 부동산종합대책’의 국회 후속 입법에 자칫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18일 대전고등법원이 천안시 패소판결을 내리면서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은 법률로도 침해할 수 없다는 헌법 원칙을 제시, 정부가 마련 중인 주택법 개정안이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산권 침해 불가 헌법 원칙, 1ㆍ11대책 위헌 여부 주목=대전고등법원 특별부(성백현 부장판사)는 18일 시행사 드리미가 천안시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입주자모집승인(분양승인)은 주택법 등 관계법령의 규정 및 승인된 사업계획에 합치되는 경우에는 이를 승인해야 하며, 다른 사유를 들어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천안시가 입주자모집승인제도를 법적 근거가 없는 분양가 통제를 위한 시장개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제도의 오용 혹은 남용에 해당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재판부는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은 법률로도 침해할 수 없고, 그 제한 또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헌법 원칙을 강조했다. 이를 준용할 경우 민간택지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를 도입키로 한 1ㆍ11 정부 대책이 재산권 침해 소지로 위헌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법무법인 광장 김병재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재산권가치를 법률로 강제하기 위해서는 그 법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이 보장돼야 하며 기본권인 재산권의 실질적 침해가 일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공익적 요구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법안은 위헌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현행법 아래서 필요한 범위 내의 재산권 제한 범위와 관련해 ‘택지공급에 있어 혜택을 받았는지 여부, 공영사업 혹은 주택의 규모에 따라 가격 통제를 차별화하고 있다’고 제시, 일각에서는 공영택지와 민간택지 간에는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건교부 위헌 여부 긴장, 주택건설업계는 일말의 기대=건교부는 일단 천안시의 패소가 당연하다는 시각이다. 현행 법률하에서는 분양가를 규제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전고법의 판결에 따라 입법 과정에서 의원들 간에 위헌 소지 등을 두고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민간택지까지 제한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한나라당 등 야당이 주택법 개정을 반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 여당 내 건교위원들 간 견해가 달라 정부 방침대로 개정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주택법 개정안에서는 분양가 규제에 대한 원칙적인 내용만 담고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서 세부적인 사항이 포함되도록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반면 업계는 주택법 개정 과정에서 일부 규제가 완화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천안시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중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한결같이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 지적하고 있다”며“법안 개정시 공공택지와 민간택지의 차별성이 담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환ㆍ정순식ㆍ박정민 기자(su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