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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신도시 지나
교통비 부담 늘어 도심 인기 끌 듯

경기도 화성 봉담택지개발지구에 사는 김모(33)씨. 승용차로 서울 서초동으로 출·퇴근 하던 그는 국제 원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내 자동차 연료값이 큰 폭으로 올라 요즘 버스로 출·퇴근 한다.

지난해 6월 봉담지구에 입주한 이후 월 평균 20만원 안팎 들던 연료비가 월 35만원 가까이 오르면서부터다. 김씨는 “아침저녁으로 만원 버스를 두 번씩 갈아타면서 다니는 데 버스 요금이 만만치 않고 몸이 너무 지친다”며 “아내가 괜한 고생 말고 서울에 원룸이라도 얻어 나가자고 해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거주자, 도심 원룸 등 문의 늘어

원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휘발유·경유 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올 1월 ℓ당 1600원 선이던 휘발유값은 지난달 말 1800만원대로 급등했고, 같은 기간 경유값은 1400원에서 1800원대로 뛰었다. 그러면서 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나마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곳에선 고통이 덜하다. 김씨처럼 대중교통 이용이 마땅치 않은 곳에선 아예 살던 집을 전세 주고 서울에 전셋집을 구하기도 한다. 김씨는 “지난해 서울을 떠나 봉담 아파트에 입주할 때만 해도 큰 걱정을 안 했는데 지금은 하루 빨리 서울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최모(27)씨도 살던 전셋집을 빼 서울로 들어오기 위해 최근 중개업소를 찾았다. 최씨는 “전셋집이 나갈지 모르겠다”며 “서울에 작은 오피스텔을 얻어 부인이랑 둘이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 소형 아파트값 상승 부채질할 듯

서울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용인이나 화성 등지에 살면서 승용차로 서울 출·퇴근 하던 사람들의 전세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이들은 대개 신혼부부여서 가족이 많지 않은 사람들로 오피스텔이나 원룸 주택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김씨나 최씨와 같은 사례가 늘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 유가가 지금도 오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연료값이 계속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버스요금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신도시 등 시 외곽에 살던 사람들이 서울로 돌아오면서 서울 집값을 부추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신도시 전셋값 수준으로 구할 수 있는 서울 전셋집이 한정돼 있어 이들이 대거 서울로 유입되면 서울 전셋값이나 소형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신도시 등 외곽은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이나 아파트값이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칫 지금처럼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서울에서 멀고 교통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 이탈로 인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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