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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우려 속에 시작한 청계천 복원 공사의 마무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완공은 10월 1일로 석 달 넘게 남았지만 사실상 다음달 말이면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청계천 복원은 낙후한 주변지역 정비사업과 함께 이뤄져 단순히 조망권과 산책로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닌 일대 부동산 시장을 변화시킬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계천 주변 변화 급물살

청계천 복원과 함께 주변 부동산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 복원에 맞춰 주변지역 정비사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역별로 현재의 이용 상황과 추진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 등을 고려해 청계천 주변을 18개 블록으로 나눈 후 각 특성에 맞게 육성할 계획이다. 그 중 세운상가, 황학동, 왕십리뉴타운 블록은 도심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및 주상복합을 공급, 상업 · 주거지역으로 육성된다. 숭인동, 신설동, 용두동 블록 역시 상업 및 주거지역으로, 동대문시장, 밀리오레, 동대문운동장 블록은 의류 · 패션판매 등으로 특화된다.

세운상가, 황학동, 왕십리뉴타운 블록은 도심재개발을 통해서 2010년까지 7,600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세운상가 재개발 건설사는 아직 미정으로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상반기 주상복합 73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황학동 재개발은 삼일아파트 일대 1만 4,000여 평을 롯데건설에서 주상복합으로 재개발한다. 올 9월 분양하며 1,970가구 규모이다.

왕십리뉴타운은 청계천 일대 도심재개발 중 건립규모가 가장 크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9만 8,000여 평에 2010년까지 5,000여 가구가 입주한다. 뉴타운 1,2구역은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삼성건설 컨소시엄이 내정됐으며, 3구역은 현대건설과 동부건설이 확정돼 사업 진행 중에 있다.

숭인동, 신설동, 용두동 블록에서는 민간건설의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이 활발하다. 지난해 8월 숭인동 롯데캐슬 주상복합이 입주했다. 롯데캐슬 32평형은 분양 당시보다 1억 7,000여 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어 3억 9,500만~4억 5,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 5월에는 신설동과 용두동에 주상복합 대성스카이렉스1·2가 분양됐다. 분양가가 평당 1,300만 원 전후로 높은 편이었으나 아파트는 모두 계약됐으며, 이후 분양한 스카이렉스2의 오피스 일부만을 남겨 두었다.

동대문시장, 밀리오레, 동대문운동장 블록 일대의 변화도 청계천 주변지역 진화에 한몫하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은 청계천의 중심상권으로 이미 밀리오레, 두산타워, APM 등 대형 패션상가가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도 패션TV, 나인플러스, 디오트, 라모도, 굿모닝시티 등의 상가가 들어서 의류 · 패션왕국의 지위를 확고히 할 예정이다. 프레야타운, 평화시장 등의 기존 상가들도 전면 개·보수에 나서고 있다. 청평화, 신평화 상가는 리모델링을 완료했고 동평화 상가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흥인덕운상가 역시 재개발 사업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동대문에 위치한 대한부동산 최영옥 실장은 “청계천이 복원된다고는 했지만 처음 기대했던 것 만큼 권리금이나 주변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은 상태”라면서 “하지만 청계천 복원으로 주변이 쾌적해지고 개발이 완료돼 일대가 발전한다면 찾는 사람도 늘고 가격도 오르지 않겠느냐”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계천 주변지역 정비방안 내용





가격 상승 크진 않지만 기대감은 높아

이러한 청계천 개발과 복원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아파트는 하왕십리동의 청계벽산이다. 전면에 지어진 106동, 107동을 비롯해 층과 배치에 따라 뒤쪽에 위치한 동에서도 청계천을 볼 수 있다. 아파트 맞은편은 왕십리뉴타운으로 재개발되고 있으며,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주상복합 대성스카이렉스2와 마주본다. 이런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청계천 조망이 가능한 34평형 가격은 통수식이 있었던 지난 1일 이후 2,000만 원이 넘게 올라 4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용답동 신동아아파트는 청계천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자리에 위치했다. 청계벽산보다 조망 가능한 가구가 많지 않지만, 북향으로 바라봐야 하는 청계벽산과 달리 남향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마장동 현대아파트 101, 102, 103동 역시 기존에는 향이 좋지 않았지만 청계천 복원으로 조망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아직 가격 변화는 크지 않지만 입주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청계벽산 상가에 위치한 효진공인 이혜용 대표는 “공사 현장만 보다가 통수식 이후 실제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가격에 반영된 듯 하다. 조망권 호재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 계획으로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다른 부동산에서도 “현재는 실제 거래 없이 호가만 오르는 상태로 투자 문의만 많다”며 “아직 정비가 덜 돼 낙후한 느낌이 들지만 개발이 끝날 무렵이면 새로운 지역으로 태어나지 않겠느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