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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07.17 보도자료
해운대 대형 쇼핑몰 '스펀지' 영국계 회사에 매각
외국계 금융회사들지역 공략 신호탄?
건물 매입 위한 특수목적회사 설립
대구 밀리오레·대동타워 잇단 인수
지역 유통업계 · 부동산 시장 '술렁'

최근 들어 외국계 금융 회사들의 국내 건물 매입이 활발한 가운데 부산의 대형쇼핑몰인 '스펀지'도 외국계 금융회사에 팔려 지역 유통업계와 부동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을 헐값에 인수하거나 기업체의 사옥 등 대형 오피스 빌딩을 사들여 높은 운영수익은 물론 단기 시세차익을 챙긴데다 이제는 지방대도시의 상업용건물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넓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소재 복합쇼핑몰 '스펀지'의 관리를 맡고 있는 ㈜스펀지는 지난달 29일 외국계 회사인 '트라이시스 코리아2'에 스펀지를 1천30억원에 매각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초 ㈜스펀지 측은 법인과 건물을 일괄 매각하려고 했으나 법인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펀지를 매입한 '트라이시스 코리아2'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외국계 펀드회사인 도란캐피탈파트너스(Dorun capital partners)가 스펀지 매입을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8층의 대형 쇼핑몰로 패션, 식·음료, 영화관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는 스펀지는 지난 2002년 11월 문을 열어, 오픈 초기에는 여가·문화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후 주변 도심에 대형 쇼핑공간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매년 수억원대의 적자를 겪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분양이 아닌 임대 형식으로 운영돼 온 스펀지는 그동안 ㈜우진서비스에서 운영을, ㈜스펀지에서 관리를 각각 맡아왔다. 특히 ㈜스펀지의 대표는 이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서병수 의원의 친동생인 서하수씨로 세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스펀지를 매입한 '트라이시스 코리아2'는 임대 계약자의 경우 대부분 승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펀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이 끝날 것"이라면서 "법인도 9월 말까지 직원 인건비를 지급하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도란캐피탈파트너스 측은 "특별한 구성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인수할 예정이라면서 당분간 수 개월은 현재 방식대로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트라이시스 코리아2'의 모회사인 도란캐피탈파트너스는 영국계 펀드 회사로 '트라이시스 코리아1'이라는 다른 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대구의 밀리오레도 최근 스펀지와 함께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1998년 퇴출된 옛 대동은행 본점 건물인 '대동타워'를 인수한 '트라이시스 유동화 전문 유한회사'도 궁극적으로는 도란캐피탈파트너스로 알려지고 있다.

도란캐피탈파트너스 측은 이밖에도 부산지역의 또 다른 쇼핑몰 등 상업용 건물에 대해 추가 매입 의도를 내비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다른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마찬가지여서 그동안 서울 이외의 지역을 외면해 온 이들은 최근엔 지방의 대형상업시설들에 대해 구체적인 실사를 거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거나 운영시스템의 미비로 고전하는 대형 상업시설들을 새로운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어 지방의 대형 상업시설들을 비교적 헐값(?)에 인수해 시세차익을 챙기고 전방위적 진출에 앞선 교두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법인 ㈜예승 서성수 대표는 "장기적인 운영보다는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죽어 있는 상업시설에 새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달식기자 dosol@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