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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1 오후 1:55:00

▲해결책으로 부상된 ‘대토’


서울 대도시 내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세계적인 사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풍납토성,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풍납동 주민들의 요구를 살펴보면 풍납동 문화재 대책위원회 이기영 위원장은 “우리는 대토에 의한 집단이주를 원한다”며 “현금보상은 집단이기주의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재 송파구에 살고 있으니 송파구 타 토지와 땅을 바꿔주면 된다”고 밝혔다.

풍납동 주민들의 요구가 집단이주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 위치에 거주하면서 편의시설 증진 등 그동안 받은 피해를 문화 뉴타운과 같은 혜택으로 돌려 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집단이주를 원하는 주민, 그리고 남아서 쾌적한 환경을 누리고 싶은 주민, 이처럼 풍납동 주민의 요구가 통일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요구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신희권 학예연구관은 “풍납토성 보상을 위한 재원확보는 일반회계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 특별법 제정으로 문화재 기금을 조성해야 하며, 만약 예산에 한계가 있다면 정부 또는 지자체 토지와 대토하는 것이 빠르고 확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송파신도시 대안 가능성

대토가 가능하다면 후보지로는 어디가 있을까?

가장 먼저 고려되고 있는 곳은 송파신도시다. 몇 년 전 이형구 선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도 재산권의 침해를 받고 있는 풍납동 주민들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새로 신설될 송파신도시로 집단이주하는 방안을 건의했지만 반영되지는 못했다.

송파신도시로의 집단이주는 건설교통부에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해결방법은 국무총리실에서 정부부처간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린벨트가 대상지역이 될 전망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신 연구관은 “대토 문제는 문화재와 그린벨트간 가치관의 문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풍납동 주민의 보상문제는 재원확보 문제로 귀결되며, 이에 따라 이달 중 구축되는 풍납토성 TF팀에서도 이를 해결할 적절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광자원 가치와 연계

풍납토성의 지리적 위치는 관광자원으로의 가치와 함께 평가돼야 한다.

풍납토성 인근에는 몽촌토성, 방이동 석촌동 고분군, 아차산성, 암사동 선사유적지 등이 분포하고 있어 이를 연계해 한강변 역사문화벨트로 활용한다면 관광자원으로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강변 역사문화벨트로 활용하기 위한 재원도 정부 예산으로만 구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 복원과 관광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민간투자를 유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워 민간기업 유치가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를 위해 이원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풍납토성 인근 역사유적과 다양한 방문명소들을 연계해 역사문화 관광코스로 개발할 수 있다”며 “토성 내부의 경우 성벽 구조물을 따라 순환 탐방로를 조성하고, 성곽 내부의 옛길 흔적을 보존하면서 보행자가 걷기 좋은 가로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평성궁과 같은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성궁보다 700년 정도 앞서는 풍납토성을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서둘러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복원에 있어서는 평성궁과 같이 발굴한 유물은 전시관에서, 그리고 전시관에서는 풍납토성 역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동영상을 상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 ‘절실’

풍납토성의 문화재를 둘러싼 보존과 보상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함을 일본 요시노가리 유적에서 살펴 볼 수 있었다.

고고학계에서 역사적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는 풍납토성. 문제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에 대한 정부의 판단이 아직까지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재청의 예산만으로는 풍납토성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보상은 사실상 100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매년 200억원 규모의 보상 예산으로는 보상도 더디고, 이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서울시만이 아닌 국무총리실,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등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이달 말까지 문화재청 주관의 풍납토성 보존과 보상과 관련한 TF팀 구축된다. 이 TF팀에서 제시할 장기 마스터플랜에는 풍납토성 내 주민들에 대한 보상안 ？제시돼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부처와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잊어버린 한성백제 500년 역사, 그리고 현재 그 땅 위에 살고 있는 풍납동 주민.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도심 속 문화재 복원과 보상방안을 도출해 서로가 만족할만한 해결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고정환·전하억 기자 kjh@dongbunews.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2007년 10월 31일 6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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