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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버블 꺼지나? 자산 재편 어떻게 할까


자산붕괴 경고음이 여기 저기에서 들려온다.

국내보다도 세계 자산시장에서 자산붕괴 증후가 목격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자산붕괴 증후가 엿보이지 않는다.

그저 일부 전문가들의 경고만 있을 뿐이다.

실물경기를 좌우하는 경제 변수들은 하나같이 불안하다.

국제 원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특히 원화 가치는 ‘나홀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내 주식시장은 최고치를 경신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늘어나는 골프장을 보면서 80년대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를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은 꺾일 줄 모른다.

1년 전에 비해 서초구 아파트 가격은 30%가량 올랐다.



과연 국내 자산가격은 정점에 도달한 것일까. 앞으로 금리가 상승해 유동성이 줄어든다면 언제부터 자산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까. 평균수명이 길어져 그렇지 않아도 노후 걱정이 태산 같은데, 자산가격마저 하락한다는 지적이 부쩍 늘어나면서 도대체 어떻게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자신붕괴 가능성과 함께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조정해야 하는 것인지 집중 조명했다.

■자산붕괴 시대 올까■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줄면서 주식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앨런 그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세계금융 시장이 단기적으로 활기를 띠겠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금리인상 기조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때문이다(IMF 2006년 반기 세계금융안정화 보고서).” “그 동안 글로벌 과잉유동성으로 인해 채권을 제외한 모든 자산이 동시에 글로벌 랠리를 지속했지만, 주식·정크본드·상품 등 위험자산의 활황세는 조만간 끝날 것이다(요아킴 펠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부동산 투자로 100억원대 자산을 가진 김한석씨(52)는 요즘 자산붕괴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접할 때마다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부터 부동산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동물적으로 느낀 탓이다.

부동산을 팔아 현금화시킨 돈의 일부로 주식투자를 했지만 역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1년 수익률이 20% 가깝게 올랐다.

그는 4월 중순에 주식형 펀드 역시 해약했다.

다음 투자처를 놓고 고민한다.


주식은 여전히 위험해 보이고, 부동산은 정점을 쳤다고 믿기 때문에 국내 주식과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투자 상품을 찾는 중이다.

　 【1. 자산붕괴 가능성】 세계적인 석학과 경제예측기관들이 앞 다퉈 세계 자산붕괴를 점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근본적인 이유는 고금리에 따른 유동성 감소 때문이다.

또한 고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도 무시할 수 없다.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금리 상승 기조가 자리잡아가면서 세계 경제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세계 주식시장과 부동산 가격이 올랐던 배경엔 풍부한 유동성이 한 몫 했다.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탓에 투기를 가능하게 만든 셈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는 좋지 않아도 주가는 1500포인트를 금방이라도 도달할 것 같은 기세다.

원화 강세로 수출상승률은 둔화되고, 고원유가로 수출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데도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그칠 줄 모르고 상승한다.

이는 투자처를 잡지 못하는 떠도는 단기자금 때문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는 증거는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총통화 비율에서 찾을 수 있다.

명목 GDP 대비 총통화(M3) 비율을 보면 2001년 1.55배에서 2005년 1.65배로 상승했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긴축을 할 수밖에 없고, 시중 유통자금이 줄어들면 자산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고유가는 실물경기를 위축시키고 물가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좋아진 결과로 물가가 상승한다면 자산가격이 떨어질리 없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경제성장이 동반되지 않은 채로 고유가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구조다.

지동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을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많아 자산시장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붕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자산붕괴 시점을 2008년 초반으로 예상한다.

주식, 부동산, 실물상품 모두가 자산붕괴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피력한다.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경제 위축 때문이다.

중국경제 성장통, 미국경기 침체, 일본 경기의 재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자산붕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점친다.

만약 자산붕괴가 현실화된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또한 어떤 자산부터 붕괴가 시작될까. 일반적으로 주식은 부동산보다 선행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주식시장은 유동성 장세이기 때문에 통화긴축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 서서히 꺾일 가능성은 있다.

또한 수출 증가율이 둔화돼 수출입차가 적자로 돌아선다면 주식시장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산붕괴 시기를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에선 이미 자산붕괴가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2. 자산관리 요령】　 세계 자산시장이 과대평가됐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과대평가 여부는 실물경제 성장률과 금융 및 부동산 자산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전 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이 국내총생산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올랐다”고 지난 4월 1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FT 아시아 파이낸셜센터 서밋’에서 밝힌 적이 있다.

국내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버블 지적이 잇따르자 외국 펀드와 부동산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가 유망 투자지역으로 떠올랐다.

이한석 HSBC 본부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투자할 상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부동산리츠펀드, 상품펀드, 파생상품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은 얼마든지 있다”고 들려준다.

또한 그는 “투자할 상품이 없는 게 아니라 믿고 맡길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금리가 오른다면 앞으로 어느 정도 오를까. 금리 상승 추세를 부정하는 쪽은 없다.

단지 상승폭에 대해선 이견이 존재한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내년 하반기에 금리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점친다.

국공채 3년 유통수익률 기준으로 6.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최석원 한화증권 팀장은 큰 폭의 금리상승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금리 상승세는 완만할 것이며 5%대 후반에 머무를 것”이라고 최 팀장은 말한다.

금리가 내년 하반기에 꼭지를 친다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매입 적기를 맞게 된다.

김한진 전무는 내년 하반기에 채권에 묻어 두는 게 자산붕괴 시대의 최고 방어 수단이라고 귀띔한다.

채권 투자는 채권 유통수익률이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 매입한 다음 최저 수익률에 팔았을 때 최고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내년 하반기에 채권 유통수익률이 절정에 도달한다면 채권 매입의 적기가 되는 것이다.

[취재팀 : 이제경 팀장(차장) / 정광재 / 명순영 / 염지현 / 이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