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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색에서 태어나서 수색에서만 삼십 몇년을 살았습니다.
결혼하고 몇년 관악구에 살다가 아기 문제도 있고 해서 다시 이 근처로 왔습니다.
지금은 우방(증산동)에 살고 있구요.

제가 살았던 동네는 수색 중에서도 경기도 방향에 더 근접한 곳입니다.
어릴 땐 주변에 으리으리한 집들도 있고 소위 부자들도 적잖게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집은 거의 찾아보기 힘드네요.
온갓 연립에 빌라에 다세대들이 난립하고 복잡해지고.. 참 조용하고 공기 좋고 편안한 동네였는데 이런 후진 동네로 변했다는게 슬픕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죠.

가끔 이 홈페이지 방문하는데요. 대림 아파트 얘기가 많이 나오네요.
제가 보기엔 대림에 대해 다소 안좋은 이야기들을 하는 분들의 얘기 쪽에 좀 더 수긍이 갑니다.
오히려 자기 아파트 깎아내린다고 흥분하시는 분들 보면 좀 안타깝군요.
뭐 수색이나 대림이 그리 대단한 곳이라고 일희일비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다고 대림 가격이 올라가거나 떨어집니까? 자기가 살면서 좋으면 그만이지요.

원래 대림아파트 자리는 옛날에 '천막동'이라고 불렸던 자립니다.
말그대로 못사는 사람들이 천막치고 살기 시작했다고 해서 행정명에도 없는 천막동이라고 불려졌었죠.
저 태어나기전 얘기입니다. 제 동창들도 그곳에 사는 친구들이 꽤 있었구요.
정말 수색 중에서도 아주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지금도 당시 살던 사람들중에도 그 아파트에서 계속 살고 있는 사람들도 좀 있을겁니다.
그곳이 개발되어 차 밀리는거 보면 격세지감 느낍니다.

각설하고.. 전 다시 수색 쪽으로 오면서 아파트를 선택하려고 할 때 대림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무조건 청구만 생각했죠. 대단지가 아니지만 지하철에서 가까우니까요.
그리고 도로에서도 좀 떨어지고, 뒤에 산도 있으니 환경도 괜찮고요.
비교적 확 트인 전망과 남향이라 빛도 잘 들어오고 (103동? 25평은 해당안됨.. 안좋음.).. 물론 돈 문제 땜에 어쩌다 우방으로 갔지만, 지금으로선 수색역 근방에서 청구만한 아파트는 없는 듯 하네요.
우방은 채광에 좀 문제가 있어요. 예전의 정남향집이 그립네요.
변전소 자리쪽에 아파트 생기면 그 쪽으로 갈 생각도 좀 있습니다.
증산동이나 북가좌동쪽의 작은 아파트들은 볼 가치도 없죠. 대로변에 있어서 시끄럽고 공기 안좋죠.
중동청구는 월컵공원에서 가까운 장점은 있네요.

솔직이 대림은 가장 큰 문제가 교통입니다.
지하철도 멀고, 수색대로에서 아파트까지 진입로가 너무 좁고 혼잡해요. 특히 퇴근시간에는...
가끔 일산 쪽에서 오면 일찌감치 밀립니다. 바로 대림 입구인 수색기차역쪽에서 무지 병목현상이 있어서요.
그게 아마도 대림아파트 거주자 차와 은평터널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여튼 대림은 그 진입로 확장이 없으면 좀 그럴겁니다.
근데 문제는 확장이 쉽지 않다는거죠. 다른 쪽으로 새로 길이 뚫릴거란 얘기는 있군요.

좋은건 대단지라는 것하고 바로 산을 끼고 있는거죠.
뒷산.. 뭐 그거야 수색 사람들 대다수가 누리고 있는거니까 수색내에서는 별 메리트는 아니겠죠.

수색..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정말 있을까요.
워낙 서울내에서도 발전이 더뎠던 동네였던지라 더 떨어질 것도 없지만서도 예전부터 살면서 수색이란 동네는 왠지 고립된 느낌이 많았습니다.
뒤로는 산이 막혀있지, 앞으로는 수색역과 기관차사무소 등 기차관련시설로 막혀있지, 서쪽으론 바로 경기도라 아무 것도 없지..
지금도 앞쪽으로 월컵구장이나 아파트들이 들어선다지만 이 기차시설들이 사라지지 않는한 고립감은 피하기 힘들겁니다.

제 생각으론 상암동 후광효과야 좀 있겠지만 크게는 없을 듯하고.. 수색이 정말 발전하려면 수색 전체가 재개발되어야할 겁니다.
앞으로 지을 아파트들도 다 소규모이고.. 대부분 후진 단독주택가라..그리고 기차시설도 지하로 가거나 상암동과 도로가 뻥뻥 뚫리거나 해야 말이죠.

전 그래도 왠만하면 앞으로도 수색쪽에서 살고 싶습니다.
어릴적부터 살아왔기 땜에 편하기도 하지만 환경이 괜찮은 편이거든요.
뒤에 산이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겁니다.
그리고 월컵 공원까지 생겼으니 더 낫구요. 환락시설도 거의 없고 공기도 좋은 편이고, 사실 교통도 은근히 좋죠.
강변도로 타기 쉽고, 내부순환로도 있고. 은평구 중간이나 북쪽은 도로 상황이 넘 안좋아요. 외부로 가기 불편하죠. 그 쪽 가서 살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여튼 수색이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왕 연립 같은 것들로 망가진 이상, 대규모 재개발이나 해서 아파트나 팡팡 지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