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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부동산 대출금 이자 못내 .. 살 사람 없어 경매로
[한국경제 2004년 06월 20일 17:39] 경제기사 목록보기



서울 구로구에 살던 김 모씨(49)는 최근 살던 다세대 주택이 경매에 부쳐졌다.

2002년초 서울 강서구 발산동 단독주택에 살던 그는 전세가격이 급등하자 은행으로부터 4억원을 대출받아 집을 허물고 다세대 주택을 지었다.

그러나 사업 부진이 이어진데다 전세를 놓는 것마저 여의치 않으면서 대출금 연체를 거듭하다 마침내 집을 잃게됐다.

최근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의 대부분이 이런 경우다.

지난 3년간의 부동산 호황속에 대출금을 끼고 부동산이 투자한 이들이 장기간의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대출금을 못갚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경제자유구역지정으로 향후 발전가능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인천시의 중심지역인 연구수에 위치한 10층 빌딩의 경우 연초까진 70억원을 호가했다.

최근 빌딩주인이 급전을 마련하기위해 건축원가인 50억원에서 10억원을 낮춘 40억원에 급매물로 내놨지만 매수자를 찾지못해 경매에 부쳐질 상황이다.

불황으로 임대가 안되기때문에 아무리 값을 낮춰도 수지타산이 맞지않기때문에 살사람이 없는 것. <>고급아파트 매물도 증가=경매 물건은 다세대,연립주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민들이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여파를 받기 때문이다.

인천,부천 서울 강서구 등 서민주거시설에 밀집한 지역에선 전체 경매출건 수에서 다세대 연립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경기침체 여파가 서울 강남권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법원경매 시장에는 이달에만 강남권 고급 아파트 10여건이 경매에 나오고 있다.

대표적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경매로 나와 오는 22일 입찰에 부쳐진다.

이어 23일에는 평당 2천만원이 넘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의 경매가 진행된다.

이런 인기 아파트는 2000년 이후 경매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

<>낙찰률도 하락=물건은 늘고 있지만 낙착률은 줄어들면서 경매시장에 물건이 쌓여가고 있다.

경기침체에다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가격의 추이를 알수 있는 평균 낙찰가율(낙찰가격/최초 감정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71.5%에서 올 상반기 69%로 떨어졌다.

지난5월 부산지역 법원 경매 낙찰가율도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67.18%를 기록,지난 2002년 2월(60.59%)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낙찰가율은 아파트 가격의 선행지수로도 여겨지고 있다.

전체적인 경매가도 하락세다.

이러면서 은행권의 경매 물건은 쌓여만 가고 있다.

하나은행의 누적 경매진행 건수도 작년말 2천1백30건에서 지난 5월말 2천6백94건으로 26% 증가했다.

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 은행 서울.경기북부지역 경매센터의 부동산 경매물건은 지난 1월말 5천여건에서 5월말 6천4백여건으로 4개월만에 28.0%가 늘어났다.

<>"확산될라" 주목=이같은 매물 홍수를 두고 관계자들은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의 "전주곡"이 아니냐는 불안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경기와 부동산의 동반침체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대출금 회수나 신규대출 중단<>대출금 연체 급증<>압류 및 경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년간의 부동산 열풍?주도한 서울 강남 아파트 등으로 확산될 경우 부동산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태인 관계자는 "앞으로의 경기 상황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어 지금부터 경매 물건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