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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남권 아파트 전세시장엔 7월 말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179㎡형(54평형) 전세 매물이 6억2000만원선에 나와 있다. 입주 직전 8억2000만원을 호가하던 매물이다.

9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팬타빌과 역삼2차아이파크 중대형도 입주 직전에 비해 1억원 안팎 전셋값이 하향 조정됐다.

8월 말 입주 개시한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178㎡형(54평형) 전세 매물의 호가도 4억7000만~4억9000만원으로 여름에 비해 1억원 이상 내렸다.

서초구도 중대형 전셋값은 약세 기조로 돌아섰다. 잠원동 한신2차 165㎡(49평형) 전셋값이 4억~4억5000만원으로 최근 3~4개월간 5000만원 가량 빠졌다.

재건축에 따른 신규 공급 증가가 주원인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5~2008년 강남 3개구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5만1982가구로 2000~2004년 입주물량 3만8737가구에 비해 67.7% 증가했다.

특히 2005~2008년에 입주하거나 입주예정인 강남권 아파트의 80.3%가 99㎡초과의 중대형으로 중대형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최근 들어 기존 집을 팔지 못하거나 자금 부족 등의 문제로 중대형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대신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공인(02-558-5001) 이병호 사장은 “강남권 새 중대형 아파트 집주인들은 강남권에 기존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강남권 주택매매시장이 동맥경화에 빠지면서 살던 집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둘째, 집주인들이 재건축 진행 중에 받은 이주비 대출금 및 추가분담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점도 전세 매물이 증가하는 원인이다. 이주비 대출은 DTI규제 전에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새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DTI규제를 받기 때문에 대출 승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세수요자로 부터 받은 목돈으로 부족한 자금을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아 물량이 넘쳐난다.

셋째,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다. 대입시에 고교내신 비중을 높이면서 강남권 학군메리트 크게 감소했다. 강남권 중대형 전세수요자의 경우 집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역을 옮기거나 보다 넓은 집에서 거주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전반적인 부동산 매매거래 침체 여파로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소형 아파트 전세는 신규 공급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신혼부부 등의 고정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