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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이라는 개념은 1970년대 말 강남 압구정동에 현대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조망권이란 법적 정의가 정확히 확립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통상 개별적 위치에서 외부를 바라볼 때 보이는 자연경관·역사유적·문화유산 등 특별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거, 15층 규모의 아파트는 5~10층, 20층 이상의 고층아파트는 10~13층을 로열층(2군)이라 하여 선호하였다. 하지만 건축기술의 발달로 단열이나 수압문제가 보완되었고 일조권 및 전망(view)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두드려지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조망권의 범위는 특별한 경관 가운데 녹지·건물·대지·하늘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해 백분율로 표시되는데, 수평·수직 시야의 범위 안에서 외부 공간을 얼마나 조망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가격 폭을 결정하는 일종의 프리미엄과 같다.

특히 한강변에 있는 고층아파트의 조망권은 부동산시세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가격요소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단지 내 일조권이 유리한 남향보다 한강조망이 가능한 북향 아파트가 오히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러하다.

또한 조망권 가치를 집값의 약 20%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나, 국세청이 기준시가를 발표하면서 아파트값의 10~20%를 조망권이 좌우한다고 밝힌 것도 전망이 아파트 가격의 중요변수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조망권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강남 양재천, 강북 중랑천, 강서지역 안양천 등 한강지천을 포함한 강 조망(river view)과 서울 숲, 용산, 여의도 일대 등 도시공원 조망(park view)이 있다.

그리고 북한산, 대모산, 관악산 등 산 조망(mountain view)과 2000년대 용인에서 등장한 골프장 그린 조망(green view) 등이 있다. 그 밖에 호수 조망(lake view), 섬 조망(island view), 바다 조망(ocean view) 등이 있다.

미국의 센트럴파크나 호주 시드니 바닷가 인근 콘도미니엄 등 외국 부동산도 조망권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게 발생한다. 특히 빌딩 숲을 이루는 뉴욕 맨하튼에서 센트럴파크를 보기 위해 평당 1천 580만원을 주고 공중권(空中權)을 샀다는 개발 사례를 보면, 고밀도 도심지역에선 조망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얼마 전, 서초구 잠원 한신 신반포 5차(35층)에 이어 강남구 청담동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가 35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건축심의가 통과되었다.

올해 강남권 집값 변동을 보면 초고층을 추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 현대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이렇게 한강변 고층 재건축 아파트 값이 다른 지역보다 높이 상승한 것은 조망권의 수혜지역으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미래가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시지역내 집약적 토지이용으로 공동주택 주거양식이 보편화되고 그 규모와 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곧 인접 건물과의 사이에 쾌적한 조망권 확보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차별화된 변수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득 수준과 주거의 질이 향상될수록 조망권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곧 쾌적하고 특별한 전망좋은 아파트가 부(富)와 웰빙(well-being)의 주거문화로 상징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전망좋은 아파트를 선택하기 위해선 현장방문은 필수적이다.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아파트의 평면도와 배치도만으로는 잘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코니, 부엌, 거실 등에서의 전망방향 여부와 동간 배치 조건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은 산, 강, 바다, 공원 등에 인접해 있다고 해서 모든 아파트가 조망권을 누리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강변 아파트는 소음과 먼지가 많은 편으로 저층부 아파트는 창문 열기 곤란한 반면 산이 가까운 경우는 여름에 모기 때문에 고생이다. 또 등산로가 가까이 있는 아파트 단지는 등산객 때문에 시끄러운 편이다. 그리고 바다에 인접한 아파트는 태풍이나 비바람이 잦고, 염분 때문에 아파트 수명이 길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올 해부터 2000가구 이상 주택공급시에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기관으로부터 소음, 구조, 환경, 생활환경 관련등급 등 주택의 성능에 대한 등급을 인정받아 이를 입주자 모집공고 안에 표시하도록 되어있다.

이때 환경관련 등급 중에는 조경·조망권·일조시간·외부소음·실내공기질 등 목록이 포함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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