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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급등에 부동산시장도 들썩◆ 　
국내 대기업 간부인 김 모씨(54)는 보유중인 강남집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팔아 미국 골프장에 투자할 생각이다.

미국에서 소액투자 비자인 E2 비자를 받으면 자녀가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학생인 아들을 조기유학 보낼 생각이었는데 때마침 캘리포니아주 소도시에 있는 골프장이 싸게 매물로 나왔다. 시 소유인 9홀 골프장을 당장 20만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장기 임차해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이다.

한 달 수입이 2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돼 월 임차료, 종업원 임금, 관리비 등을 빼고도 순수하게 500만원 정도는 남는다는 계산이다.

원화값 급등을 계기로 투자상품도 주택에서 골프장, 골프장 회원권, 호텔, 콘도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 강남집 팔아 해외에 투자 =

서울 도곡동과 분당에 아파트를 한 채씩 갖고 있는 최 모씨(55)는 앞으로 보유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소리를 듣고 최근 분당 아파트를 10억원에 처분했다.

이 돈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전용면적 66평짜리 '도널드 트럼프 콘도텔'에 투자할 생각이다. 콘도텔은 콘도미니엄과 호텔의 합성어로 휴가 땐 본인이 사용하고, 평소에는 임대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총 15억원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6억원만 투자하면 나머지는 현지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이자를 갚고도 연 10% 안팎 수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초동과 분당 아파트, 도곡동 주상복합 등 주택 3채를 갖고 있는 법조인 박 모씨(45).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초동 아파트만 남기고 모두 팔았다. 대신 미국 뉴저지에 있는 100만달러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요즘처럼 원화값이 뛸 때 현지에 집을 사두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 투자 이민도 늘어 =

분당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장 모씨(45)는 내년 미국으로 이민갈 생각이다. 현지에 50만~100만달러를 투자하고 10명 이상을 고용하면 투자이민(EB-5) 비자를 받을 수 있어 미국 LA 인근 초밥전문 식당을 7억원에 매입했다.

EB-5 비자를 발급받으면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녀 교육은 물론 연금 등 각종 복지 혜택도 현지인과 비슷하게 받을 수 있다. 해외부동산투자 컨설팅 업체인 루티즈코리아 임채광 팀장은 "자녀를 조기유학보내면서 현지 투자도 겸할 목적으로 주택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사겠다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