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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07-05-08 17:06:00




서울 역삼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9)는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잠실 아파트를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놨다.

최근 아파트시세 하락이 크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어느 정도까지 가격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2억원 정도는 싸게 내놔야 매수문의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매물을 거뒀다.

김씨는 “아직 보유세 부담을 감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면서 팔고 싶지 않다”며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하지만 작년초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괜찮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삼아 매물을 내놓는 ‘시험매물’이 최근 호가 하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험매물은 통상 시가 대비 10%정도 하락한 가격에 시장에 나와 수요자를 찾는 급매물이다. 만약 이 가격에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호가를 조금 더 떨어뜨린다. 매수자가 움직이면 그때는 정작 거래를 하지 않고 매물을 거두는 식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시장이 불안해 매도자들이 가격에 확신을 하지 못해 여기저기서 시험매물을 내놓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험매물로 가격 호가가 조정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험매물 호가하락 부추겨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하락세가 가파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일부 급매물 거래와 시험매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강남구 대치동 에덴공인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34평이 10억원에 거래된 것은 딱 한건 있었던 개인사정에 의한 특수사례”라면서 “현재 은마아파트는 급매물로 나와 있는 게 두개인데 모두 11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우석공인 관계자는 “작년말 거래가 활발할 때 매물이 하나도 없었다면 지금은 급매물이 한두개 있는 수준”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하락추세라고 보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중개업소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텐커뮤니티 양지영 팀장은 “매물을 내놓고 다시 거둬들일 경우 어떤 사정에 의한 것인지 일일이 파악하긴 힘들지만 양도세 등 세금문제가 아니면 시험매물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매물 쏟아지고 거래 활발해야 하락

전문가들은 매매가격이 하락추세가 되기 위해선 단지별로 10개 이상 10% 정도씩 떨어진 매물이 나와 활발히 거래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처럼 몇몇 급매물로 시황을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유앤알 박상언 사장은 “최근 부동산 하락세를 추세로 판단하기 위해선 일단 거래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면서 “매매가 꽁꽁 묶인 상태에서 한두건 매매가로 시세를 판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최근 아파트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가격 하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라면서 “2003년 이후 주택공급량이 기본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수급조건상 앞으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보다 매수세가 살아나 시세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분위기 잘 못 파악하고 헐값에 매도하고 다시 사려면 힘든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