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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 가락시장, 이전 왜 필요한가<1>
가락시장은 ‘표류중’
[2007-09-19 오후 3:28:00]


서울특별시 가락동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은 1985년 낙후된 농수산물 유통시설 근대화와 유통체계구조 개선을 위해 개장됐다. 개장 이후 가락시장은 전국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불과 14여년만에 시설 노후화와 물류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재건축 또는 이전을 검토하게 된다.

1998년부터는 가락시장 이전을 검토했으며, 2004년부터는 가락시장 재건축을 검토하게 된 것. 즉,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8년간 계속 논의를 했지만 현재까지 이전 또는 재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도 설정하지 못한 채 표류 중에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올해부터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해 가락시장 현대화 비용 396억원을 예산으로 상정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왜 이전·재건축 논의되나

가락시장의 이전 또는 재건축이 논의된 배경에는 가락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것에서 시작된다. 가락시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 중심 도매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고비용, 저효율로 인한 비용 부담이 가중돼 출하자, 유통인, 소비자들로부터 개선 요구가 늘고 있는 상황.

또한 물류효율성이 중시되면서 현 상태로 지속된다면 가락시장의 위상과 기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락시장의 문제점으로 도ㆍ소매 혼재와 물량과다로 인한 시장 혼잡과 반ㆍ출입 시간이 지나치게 소요된다고 지적됐다. 차량진입에서 반출까지 성수기에는 24시간 정도 소요돼 신선도에서 크게 저하된다는 것.

또한 반입통로가 좁아 대형차량인 컨테이너는 아예 진입조차 불가능해 인근 경기도 지역이나 시장 밖에서 소형차로 나누거나 손수레로 운반하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이외에도 저온저장시설도 미비해 상온에 노출되고 결국은 상품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냉동탑차와 외부창고, 무허가 시설을 이용하게 돼 물류비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이 외면한 가락시장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가락시장은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민입장에서는 이전하기 바란다”며 “가락시장은 환경· 교통·주차·소음 등 많은 문제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야간에는 냄새도 나고, 인근이 복잡하고, 대형차량으로 머리가 아플 정도다”고 덧붙였다.

가락시영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씨는 “이 곳으로 이사 온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둔화됐지만 처음 이사를 왔을 때는 야간에 문정동 훼밀리아파트와 가락시장 도로를 지나면 별천지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도로를 거의 다 막아선 차량들과 밤에 코를 찌르는 악취로 상당히 놀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영아파트는 예전부터 가락시장으로 온 차량들이 가락시영단지로 주차를 해 남쪽 출구를 아예 폐쇄한 상황이다. 이들 주민들의 불편이 어느 정도인지 단편적으로 나타난 사례다.

또한 해당 지자체에서도 가락시장이 이전 및 재건축을 놓고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좋을 리가 없다. 구청 관계자는 “관내 과세가 면제되는 면적이 45%에 달한다. 이중 가락시장, 올림픽공원, 종합운동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수만명이 오가고, 수억원이 거래돼도 해당 자치구와는 전혀 별개인 것.




재건축, 상권 붕괴 우려

인근 주민은 물론 관할 송파구도 8년이나 이전과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전과 재건축 논의가 진행된 것은 1999년이 아니라 2004년부터이기 때문에 3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재건축에 대해서도 교통 혼란 및 상권 붕괴 우려의 지적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송파구의회 송인문 의원은 “가락시장 재건축은 일정 부지를 마련해 순차적으로 옮기는 방안이기 때문에 교통 혼잡은 물론 가락시장 자체의 상권 붕괴도 우려된다”며 “가락시장 상인과 인근주민들에게 최적의 대안은 바로 이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전 후보지는 어디가 있을까? 이에 대해 송 의원은 “현재 가락시장 이전 후보지로는 서울의 2곳과 하남시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도 이전에 대해선 “그린벨트 해제 등 관련된 문제가 많으며, 하남시의 경우 시장이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고정환 기자 kjh@dongbunews.co.kr

2007년 9월 19일 6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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