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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에 강남 투자자들 몰린다

대출규제 적고 수요 많아 … 올들어 집값 4% 급등






각종 개발호재로 집값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분당에 거주하는 K씨 부부는 얼마 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소형 아파트를 2억3200만원에 매입했다.

몇 달 새 3000만~4000만원이 오른 가격이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K씨는 "분당은 요즘 집값이 떨어지는 데다 고가주택은 대출ㆍ세금 규제 때문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노원구는 상계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등 호재가 많은 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지역이라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노원구 집값. 아파트 전세금과 매매가격 모두 큰 폭으로 치솟으며 새로운 집값 폭등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초 대비 3.92% 올랐다.

상계동 한신2차 73㎡가 1월 1억15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중계동 주공4단지 64㎡도 1억45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올랐다.

노원구의 집값 상승은 관내 각종 대규모 재개발ㆍ재건축에 따른 일시적 이주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중계동 학원가 교육 수요, 전세금 강세에 따른 매매가 동조현상 등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과 송파, 분당은 물론 지방 등 외지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더해지고 있다.

상계동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과 송파, 분당, 수지 등지 거주자들의 투자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요즘 매물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꼭 사달라'며 대기하는 수요도 많다"고 전했다.

중계동 동일로 공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강남과 송파뿐 아니라 대전 등 지방에서도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며 "투자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오르자 지역 주민들도 덩달아 불안해 하며 집을 매입하려고 하면서 가격이 더 뛰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서 추진 중인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ㆍ리모델링 등은 모두 28개 구역 2만1541가구에 달한다. 이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향후 수년 내 적어도 2만여 가구의 이주 수요가 새로 생기는데 신규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수급 불안으로 향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 수요가 노원구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상계동 K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폭등했지만 아직 1000만원대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상승 여지가 많다"며 "향후 재개발지역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170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여 몇 년간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분당과 용인 등의 집값 하락, 강남 고가주택에 대한 각종 규제 등으로 신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주 수요와 학군 수요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전세금과 전세 물량 부족 덕분에 전세를 끼고 투자하려는 투자자들도 많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지역 부동산이 오르는 것은 반갑지만 가수요가 지나치게 들어오면서 서민들 내 집 마련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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