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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냉랭한 틈에… 리모델링 다시 ‘불꽃’
준공후 15년-주민⅔ 동의 등 요건 완화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

올해 들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신규 아파트 건설 시장 위축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해졌다. 건설업체들도 리모델링 수주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규제완화로 리모델링 봇물 = 아파트 재건축 규제는 여전한 데 반해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조건은 완화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리모델링 사업은 우선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거의 없는 편이다. 재건축에는 소형평형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건립, 개발부담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리모델링은 이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사업기간이 짧은 점도 장점이다.

재건축은 대부분 3∼4년 걸리기 때문에 이주에 따른 부담이 크지만 리모델링은 16∼24개월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은 과거 100%였지만 지금은 전체 주민 3분의 2 이상으로 낮아졌다. 리모델링 추진 가능연한이 준공 후 15년으로 줄어든 점도 매력이다. 재건축의 경우 20∼30년 이상 노후한 아파트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리모델링 이전 평형이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일 경우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특히 리모델링은 전용면적 기준으로 30%를 늘릴 수 있어 재건축을 해도 늘려 짓기가 어려운 용적률 200% 안팎, 10∼15층가량의 중층 아파트가 적극 나서고 있다.

◆ 올해만 1조7000억원 규모 = 건설업체는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며 신규 아파트 사업을 벌이기가 쉽지 않은 데다 재건축 사업도 사업성이 떨어지자 리모델링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체가 수주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비 규모는 모두 1조6760억원에 이른다. 올해 시공업체를 선정한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14곳으로 가구수는 1만1212가구 규모다.

대림산업과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사업 부문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까지 리모델링 부문의 수주실적이 거의 없던 대형 건설업체의 참여가 눈길을 끌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1200가구, 1534억원의 리모델링 수주실적을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송파구 송파동 ‘반도아파트’ 750가구 리모델링 사업을 1000억여원에 수주했고, 현대건설도 717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1913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1753가구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고, 코오롱건설·두산건설도 구로구 신도림 ‘미성아파트’ 824가구의 리모델링(1034억원) 수주 실적을 쌓았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