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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북지역

서울 동북 지역은 여전히 나에게 낯선 곳으로 남아 있다. 서울 생활 20년이 넘었지만 그곳에 산 적도 없고 친구도 없고 해서 특별히 가볼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작년에 용마산에 가보고, 또 올 여름 자전거로 중랑천을 종주하면서 겨우 친해지기 시작했다. 한번 친해지기 시작하니 본격적으로 상대를 알고 싶었다.

원래는 중랑구의 봉화산에 가려 했다. 그런데 1호선을 타고 가는데 계속 서 있어서인지 다르가 무척 아프다. 그래서 그만 회기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그곳에 배봉산이 있다.

배봉산의 존재는 올 여름 자전거로 중랑천을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중랑천가에 동대문구에서 만들어놓은 중랑천과 배봉산을 이은 산책로 안내판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 산책로를 따라 배봉산에 올라갈까도 생각했었는데,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까지 갈 일이 걱정되어 그만 포기하고 말았었다. 만약 그때 배봉산으로 빠졌으면 의정부까지는 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부터 언젠가는 꼭 배봉산에 오고 싶었다. 오늘이 그 날이다.


배봉산

회기역은 대로변에 있지 않고 좀 들어간 곳에 있었다. 골목을 빠져나오니 망우로다. 다시 망우로를 건너 일단 골목으로 들어간다. 근린공원이니까 가다보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어딘가에 있겠지 하고 계속해서 주택가 안으로 들어가는데 입구 찾기가 쉽지 않다. 휘경중학교를 끼고 돌아 계속 안으로 들어가는데… 막다른 골목이다. 바로 옆이 산자락인데 높은 축대에 철조망까지 쳐 있다. 고지가 바로 여긴데 다시 돌아나오자니 억울했다. 결국 손에 흙 묻혀가며 축대를 기어올라 산으로 올라간다.

혹 가면 안되는 길인가 하는 초조한 마음으로 길을 찾는데 다행히 길이 보인다. 제대로 올라온 셈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는 큰 건물이 서 있다. 그 건물을 옆으로 하면서 주능선에 올라선다. 그곳에 담장을 허문 잔해가 있다. 자세히 가보니 안내판이 보인다.

이것은 서울위생병원 담장이었는데 주민들 산책로 바로 옆에 있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동대문구에서 요청해서 담장을 허물고 벚나무 등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그리고 옛 담장을 추억하기 위해 이렇게 일부분을 남겨 놓고 안내판을 설치했다나…

내가 방금 올라오면서 본 큰 건물이 그럼 서울위생병원 건물이라는 이야긴데…

그렇게 알고 집에 돌아와 지도로 확인해보니 그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내가 올라간 길을 되짚어보면 그 건물은 서울시립대 중앙도서관이어야 맞다. 서울위생병원은 멀리 떨어져 있다. 혹 서울위생병원의 경계가 이곳까지인가? 그게 맞는 답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상당히 넓은 지역인데 어떻게 이런 산림 지역이 병원 소유가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조금 올라가니 정상이다.

배봉산은 높이 108m로 전농동, 장안동, 휘경동에 둘러싸여 중랑천과 나란히 남북으로 길쭉하게 있는 일자형 산이다. 안내도에서 윗부분의 녹지가 배봉산이다. 그곳이 배봉산근린공원이다.

배봉산에서 사가정길을 넘으면 우성아파트에 둘러싸인 봉우리가 있고 또 거기에서 육교를 넘으면 마지막 꼬리 부분이 있다. 이 두 곳이 합쳐 답십리근린공원이다.

답십리근린공원은 배봉산과는 다른 봉우리이므로 별도의 산으로 불려도 무방한데, 산 이름이 없다. 아마 사가정길이 뚫리기 전에 둘을 뭉뚱그려 배봉산이라 했던 것 같다.

배봉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다. 굳이 서울 시내에 있는 야산에까지 군부대를 둘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 남북대치국면에서 설치는 쉽게 했을 테지만 남북화해모드가 된다고 해도 철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사물은 한번 정착하면 그대로 눌러 앉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그게 관성의 법칙이다.

산책로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온다. 군부대가 있는 정상 지역을 내려오면 바위지대다. 이곳에서 보는 용마산 전망이 볼만하다.

용마산은 광진구와 중곡동에 걸쳐 있는 높이 348m의 산이다. 일명 장군봉이라고도 할 정도로 산이 위엄있게 우뚝 서 있다. 수락산, 불암산과 함께 중랑천 동쪽에 있으면서 서울의 병풍 역할을 하는 산이다. 용마산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전망이 매우 시원스레 펼쳐진다. 주택가 인근에 있고 오르기도 그리 어렵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용마산은 사실 ‘산’이라기보다는 ‘용마봉’이라고 하는 게 맞다. 아차산에 있는 한 봉우리이기 때문이다. 아차산은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서 있는 일자형 산인데, 중간에 서쪽으로 삐져 나와 큰 봉우리를 만든 것이 용마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마봉이 아찬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이고 서울에서 보면 아차산과는 마치 다른 산처럼 용마봉만 보이기 때문에 흔히 용마산이라고도 한다.

용마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아기장수 전설 또는 산아래 말목장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용마산을 대표하는 명물은 폭포공원이다. 예전에 이곳에 동양 최대의 석조 채취장이 있었는데, 최근 이곳을 인공폭포로 조성하여 공원화했다. 사진에서 움푹 들어간 곳이 그곳이다. 석조 채취장이 산의 모양새를 엄청나게 바꿔놓았음을 알 수 있다. 하여튼 아름다운 공원으로 되살아나서 반갑기 그지없다.

나는 작년에 용마산에 가봤는데 그때 시간대가 안 맞아 폭포수를 보지는 못했다. 올해는 이미 지났고 내년에 꼭 다시 한번 가서 폭포를 볼 생각이다. 그리고 시원스런 전망도 함께.

배봉산 바로 아래 휘경주공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 너머가 망우동이고,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산이 남양주에 있는 높이 812m의 스키장으로 유명한 천마산이다.

배봉산(拜峰山)에는 영우원(永佑園)이란 이름의 사도세자 묘소가 있었다. 효성이 깊은 아들 정조는 이 산을 향해 정성스레 절을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배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도세자의 묘는 정조가 등극한 후 화성으로 옮겼으며, 사도세자는 정조에 의해 장조(莊祖)로 추존되었다. 이와 함께 능도 왕릉인 융릉(隆陵)으로 격상되었다. 정조는 후에 죽은 후 아버지 곁에 묻혔다. 역사상 왕실과 사대부들에 의해 왕따당한 두 부자가 도성 먼 곳에서 함께 잠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영우원 자리가 어디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가정

사가정길을 건너 우성아파트단지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터는 답십리근린공원이다. 근린공원은 아파트단지를 가로질러 한참을 간 다음에야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슈퍼에서 음료수 한잔 마시면서 잠시 휴식.

단지가 제법 크다. 또 산 중턱에 있어서 서울 중심가쪽으로의 전망이 시원하다. 불현듯 이곳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청량리 방면의 전경. 낙산에 가려 서울 중심가는 보이지 않는다.

사가정길은 청계천의 제2마장교로부터 시작해서 전농동사거리를 지나 중랑천을 장안교로 넘은 다음, 용마산 아래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일부 구간은 왕복2차선으로 폭은 그리 넓지 않지만 매우 긴 도로다. 사가정길은 인천 중구에서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에 이르는 46번 국도의 일부 구간이다. 46번 국도는 부천,오류동을 지나는 경인국도이며 가평,춘천을 지나 진부령을 넘어가는 도로다.

사가정(四佳亭)이란 이름은 아차산(용마봉) 앞 벌판에 살았던 조선 전기의 문신인 서거정(徐居正)의 호에서 따왔다. 서거정은 세종에서 세조대에 걸쳐 육조 판서를 빠짐없이 두루 역임했고 당대 문풍을 좌우하던 대제학의 자리를 무려 23년이나 독점한 사람이다. 그는 여러 저서를 남겼는데, ‘동문선(東文選)’이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그의 저작이다.

서거정은 김시습과 함께 조선 전기 사대부 문인의 대표적인 두 초상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극단적인 삶의 방식이 두고두고 이후 사대부들의 행동에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당대 최고 문인 관료였던 이계전에게 동문수학하던 사이다. 둘 모두 어렸을 때부터 비범한 재주를 보여 천재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기 위해 벌인 계유정난이 두 사람의 인생을 갈라놓았다. 세조의 왕위 찬탈의 소식을 들은 21세의 젊은 선비 김시습은 삼일 동안 문을 걸어잠그고 통곡하더니 공부하던 모든 책을 불살라버리고 승복으로 갈아입은 뒤 평생 이어진 방랑의 길을 떠난다.

이에 반해 서거정은 왕위 찬탈을 도운 한명회, 권람, 신숙주 같은 공신들의 삶을 찬양하는 글을 수없이 지어 바치며 세속적으로 승승장구를 이어나간다.

서거정의 화려한 행차가 조정으로 향하는데 허름한 차림의 김시습이 길을 막고 서거정에게 호통을 내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김시습만큼 불운한 삶을 산 지식인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반대로 서거정만큼 영화로운 삶을 산 지식인도 또한 찾기 힘들 것이다.

조선시대 후세 사림들의 평은 아무래도 김시습의 절의(節義)에 높은 점수를 주었던 듯하다. 그들이 표방하는 대의명분과 김시습의 절의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로 조선 후기에 김시습 같이 산 선비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음이 이상하다. 역시 김시습의 행동은 보통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들 정도였던가 보다.

그런데 서거정의 호인 사가정(四佳亭)은 어떤 연유로 그렇게 지었는지 잘 모르겠다. 뜻대로 풀이하면 ‘네 개의 아름다운 정자’란 뜻인데… 하여튼 뜻이야 어찌됐든 이름과 호가 비슷하다. 글로 먹고 사는 사람답게 이름을 가지고 장난친 흔적이 역력하다.

그렇게 지은 사가정이란 이름이 지금 길 이름으로 남아 있고, 지하철 역 이름으로 남아 있다. ‘매월당’이란 이름은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을까? 사가정역은 면목동에 있는데, 정말 ‘면목없다’.


답십리근린공원

답십리근린공원은 배봉산근린공원보다 잘 꾸며 놓았다. 아파트 단? 효?있어서 그런 듯하다. 그래서인지 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은 그만큼 훨씬 못하다.

답십리근린공원으로 오르는 등산로의 계단 난간에 보이는 동대문구의 상징인 동대문.

동대문구의 상징은 구 이름에서 보이듯 역시 ‘동대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동대문에는 동대문이 없다.

동대문구는 43년 구제가 실시될 때 종로,중구,성동,서대문,용산,영등포와 함께 7개 구 가운데 하나로 출발했다. 이후 49년에는 동대문구에서 성북구가 분리됐고, 73년에는 다시 성북구에서 도봉구가 분리됐다. 88년에는 동대문구의 중랑천 너머 지역이 중랑구로 분리됐다. 이때 도봉구도 노원구를, 95년에는 다시 강북구를 분리했다.

서울 동북 지역이 모두 동대문구로부터 출발한 셈이다. 동대문구에서 출발한 구가 현재 모두 6개다.

그런데 동대문이 있는 종로6가와 창신동 지역이 75년 종로구에 편입되고 만다. 동대문구를 상징하는 동대문이 다른 구로 넘어가 버려 정작 동대문에는 동대문이 남아 있지 않게 된 것이다. 동대문운동장도 역시 동대문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동대문구청에서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상징을 동대문으로 한 것으로 봐서는 여전히 동대문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답십리근린공원은 좌우로 관통하는 답십리길에 의해 두 동강 나 있다. 그 두 곳을 새로 놓은 육교가 깔끔하게 연결해주고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곳에 도로가 지난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다.



답십리

답십리(踏十里)는 조선 초기 무학대사가 도읍지를 정하려고 이곳을 밟았다 하여 답심리(踏尋里)로 불렸다고 하며, 후에 인근에 있는 왕십리와 같이 ‘십(十)’자로 변경되었다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이곳이 도성, 즉 동대문으로부터 10리 정도 떨어진 곳으로 도성 내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곳이라 하여 답십리라 했다고도 한다. 또는 비슷한 유래로 십리 길에 논이 펼쳐져 있어 답십리라 했다고도 한다.

두가지 설 중에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후자의 설이 나에게는 더 설득력 있게 와 닿는다.

‘답’은 ‘밟을 답(踏)’자이다. 아마 처음에는 ‘논 답(畓)’자를 썼을 것이다. 그러다 후에 풍수지리적인 내용이 덫칠되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래서 이야기에 맞게 ‘논 답(畓)’자를 ‘밟을 답(踏)’자로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도성 자리는 정도전과 하륜 등이 자리잡기를 했고, 무학대사는 별 역할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은 제대로 된 성리학을 표방하며 출발한 나라다. 아무리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1급참모였다고 해도 실권을 쥔 성리학자들 사이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내가 보기에는 조선시대 내내 천민으로 전락한 불교계에서 역성혁명에 깊숙히 참여했으면서도 열매 나누기에서 밀려나 불교를 이렇게 만든 무학대사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마음들이 아마 이런 식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청계천 너머에 있는 왕십리(往十里)는 무학대사가 이곳에 왔을 때 소를 몰던 한 농부가 “왕십리(往十里)하라” 하며 북서쪽을 가리키므로 지금의 서울에 도성을 정하게 되었다고 하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 글쎄, 이 말 또한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답십리동(踏十里洞)은 동명에 리(里)를 그대로 달고 있는 몇 개 안되는 동중 하나다. 인근의 고양군, 양주군, 시흥군, 광주군 지역들이 서울로 편입되면서 ‘리(里)’자를 떼고 ‘동(洞)’으로 바꾸었는데 답십리는 ‘리’를 그대로 두고 거기에 ‘동’을 더 붙여 버렸다.

아마 답십동(踏十洞)이라고 하면 발음도 불편하고, 또 욕 같기도 해서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이름 붙였을 것이다.

근처에 있는 왕십리동도 마찬가지다. 이외에 청량리동도 그런데 이 또한 ‘청량동’이란 발음이 불편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동 이름에 리(里)가 붙어 있으니 자꾸 농촌 지역이 연상된다. 그런 면에서는 이 세 동네가 이름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는 동이면서도 흔히 ‘리’로 불리는 지역들이 있다. 미아리, 망우리가 그렇다. ‘리’로 끝나는 동네들은 모두 동북 지역에 몰려 있다.

법정동인 답십리동은 모두 5개의 행정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인구는 모두 합쳐 6만명이 넘는다.


장안평

중랑천 쪽으로 근린공원을 내려온다. 곧 대로가 나오는데 그 길이 한천로이고 길 건너편이 장안동이다.

그런데 장안동 남쪽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5호선 역 이름은 ‘장한평역’이다. 도대체 어느 것이 맞는단 말인가? 동대문구에서 이야기하고 있기로는 이곳 지명이 원래 ‘장한평’이었는데, ‘장안동’으로 잘못 바뀌었으므로 지하철역 이름을 원래 이름인 ‘장한평’으로 한다고 하였다.

장안동은 75년 성동구 중곡동과 군자동 일부를 분리하여 신설되어 동대? ？편입되었다. 그때 장안동(長安洞)이란 이름이 공식적으로 등장한다.

장안동은 조선시대 송정동과 답십리 사이에 있던 벌판으로 군마의 방목장이자 기마훈련장이었다. 이에 따라 ‘마장 안쪽에 있는 벌’이라 하던 것이 ‘장안벌’로 줄어들었다. 이를 한자음으로 표기한 것이 ‘장한평(長漢坪)’이다.

그래서 동대문구에서는 옛날 지명이 ‘장한평’이 맞기에 이미 동 이름으로 굳어진 ‘장안동’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새로 생기는 역 이름을 장한평역이라 했다 한다.

그런데 만약 사정이 그렇다면 이는 앞뒤가 틀린 말이다. 동대문구청에서도 장안평의 유래를 ‘장 안쪽에 있던 마을’이라 했듯이, 원래의 유래는 정확히 하면 ‘場안坪’이다. 반 우리말인 것이다. ‘장한평(長漢坪)’이란 한자어는 지배층에서 한자화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한 지명이다. 지명을 한자화하면서 말을 키우던 곳이라는 뜻의 ‘場’자 대신 좀더 멋진 글자를 선택했을 것이다. 민초들 사이에서는 한자로 ‘장한평(長漢坪)’이라 표기하든 ‘장안평(長安坪)’이라 표기하든 상관없이 ‘마장 안쪽에 있던 마을’이다.

그러므로 ‘장한평’보다는 ‘장안평’이 맞다. 어떤 한자를 사용하든 사실 그건 별로 상관없다.

하여튼 오랜 세월 동안 ‘장한평(長漢坪)’으로 쓰였고 역 이름까지 이렇게 명명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한평을 정말 맞는 이름으로 알고 있다.

출처 : http://blog.naver.com/bang386/130000210946
글쓴분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