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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일단 잡아라" 서울북부지법 입찰자 북적

ㆍ수십대 1 경쟁률 … 감정가 2배 낙찰 예사

"저거 '노도강'이다. 바로 걸어."
14일 서울 북부지법 경매 법정. 오전 10시 경매 개시를 선언하자 법정 뒤쪽이 웅성거렸다. '노도강'은 서울 노원·도봉·강북구를 가리키는 경매 참가자들의 신조어다. 노도강 물건은 예외없이 고낙찰가율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가 주택거래신고와 세무조사라는 늑장 처방을 꺼냈지만 강북의 부동산 열기가 확대진행형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 서울북부지법 경매 법정이 14일 부동산 경매 입찰 신청자들로 붐비고 있다. /유희진기자

경매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개정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법정 뒤까지 투자자들이 가득 찼고, 미처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 사람들은 법정 밖에서 서성거렸다. 사람들은 '오늘의 경매물건집'을 손에 들고, 노란색 '입찰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1억7000만원에 100만원 더 붙이면 될까." 40대 여자는 펜을 들고 심각한 얼굴로 경매 물건에 밑줄을 쳤다. 옆에선 50대 남자가 얼마를 써내야 할지 전화통과 씨름했다. 그야말로 '부동산 전쟁터'였다.

"경매 번호 20000번, 낙찰가는 1억4100만원으로 낙찰자는 노원구에서 온…." 오전 11시30분을 지나 낙찰가가 속속 발표되자 법정은 물건을 잡고 잃은 탄성과 신음이 계속됐다. 도봉구 방학동 ㄷ빌라(40.63㎡) 입찰에는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찰 봉투를 제출했다. 결국 이 빌라는 감정가의 2배를 써낸 사람에게 돌아갔다.

99.06㎡(29.97평)짜리 창동의 ㄷ빌라는 서초구 방배동에서 온 한모씨에게 안겼다. 이 물건을 놓치고 낙찰 봉투를 되돌려 받은 60대 남자는 "요즘 노도강이라고 하더니, 정말인가보다. 이제 돈 있는 사람들도 강북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경매 법정의 화두는 줄곧 노도강이었다. 부인과 함께 경매 법정을 찾은 김모씨(68·서울 광진구)는 "나중에 아들 장가 보낼 거 생각해 강북지역 아파트와 빌라를 보러 왔다가 미끄러졌다"며 "가격이 더 많이 오르기 전에 사두려 했더니 너무 올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4월2일까지 노원구의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22.3%를 기록했다. 물건마다 평균 경쟁률은 23.9대 1이다. 지난달 10일 북부지법 경매에서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41㎡)는 90명이 입찰해 감정가 9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1억7195만원에 팔렸다. 경매 법정에 분 '노도강' 열기를 증명하듯 이날 도봉구에서 나온 소규모 빌라들은 수십대 1의 입찰률이 속출했다. 뉴타운이 쟁점이 된 총선 이후에는 투자자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지지옥션 조강호 팀장은 "노원·도봉구 등 강북 지역은 재건축·재개발 지역과 인근 지역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노도강 지역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소액 투자가 가능한 다세대 빌라까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그러나 "지금처럼 경쟁률·낙찰률이 높아지면 가격은 계속 치솟게 된다"며 "노도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이미 많이 올라 차익을 거두기 어렵고 정부 대책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