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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집값 떨어질라 급매물 숨겨라]

지난해 분당 32평형 아파트를 팔고 1주택자가 된 김 모씨(41)는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중개업자로부터 귀가 솔깃한 전화를 받았다.
김씨가 지난해 11월 7억원에 매도한 아파트가 5억6000만원에 다시 나왔으니 살 생각이 없느냐는 것.

그 동안 아파트로 짭짤한 양도차익을 거둔 경험이 2~3차례 있기에 되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2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마음에 걸린 김씨는 친구 이 모씨(40)에게 "좋은 투자기회가 있다"며 `공`을 넘겼다.

하지만 이씨는 전혀 엉뚱한 경험을 했다.

해당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리 싸도 5억원대 매물은 없다"며 "시세는 6억4000만~6억8000만원"이라는 소리뿐이었다.

◆ 극심한 거래부진 가격지표 상실

= 최근 들어 아파트 시세정보의 `비대칭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극심한 거래부진으로 가격지표가 없어진 탓이다.

20일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일산 마두동 A아파트 32평형 매도호가는 5억원 선이다.

방향이 좋은 곳은 5억원이 넘는 매물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세는 전화로 물어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해 매수의사를 분명히 한 후에 연락처를 남기면 사정이 달라진다.

마두동 K공인 사장은 "시세는 5억원에 달하지만 4억3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다"며 "우리 중개업소에만 있는 물건"이라고 소개했다.

용인 상현동의 B아파트 55평형은 6억8000만~7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중개업소마다 가격 편차가 큰 편이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 때문에 쉬쉬 하지만 6억원에 나와 있는 매물도 있다"며 "그냥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사실대로 알려주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S중개업소 사장은 "매수세가 실종된 요즘같은 침체기에 급매물을 알리는 등 튀는 행동을 했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거래가 안될수록 호가와 실거래 차이가 커 자칫 일부 매수자의 피해도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 집값 정말로 떨어졌나

= 1ㆍ11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통계적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ㆍ11 대책 이후 지난 16일까지 서울,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각각 0.0%와 0.01%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집값이 떨어졌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

작년 10~11월 억원 단위로 집값이 치솟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호가 하락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 수준이다.

통계와 시장 분위기가 차이 나는 이유 중 하나로 일부 중개업소의 `급매물 감추기`가 꼽히고 있다.

급매물 정보를 단골손님과 지역주민에게만 공개함으로써 통계 착시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구 A공인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되자 매도자 눈치를 봐야 하는 중개업자들은 `꼭꼭 숨겨라, 급매물 보일라` 하며 매물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 "심지어 중개업자들조차 시세가 헷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발품 팔고 중개업자 엄선해야

= `내집 마련`을 고대하는 실수요자로서는 정부가 공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하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이더라도 가격 차이가 수천 만~수억 원에 달하는 만큼 현지 중개업자들의 도움을 외면할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요즘같은 거래 침체기에 집을 매수하는 입장이라면 관심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에 직접 발품을 팔며 방문하는 게 필수"라고 충고한다.

다만 아파트 단지와 중개업소 위치가 가까울수록 집주인들의 입김이 강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정작 급매물 정보는 해당 단지가 아닌 옆 단지 중개업소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매수 의사가 있다면 믿을 만한 중개업소에 연락처를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단지라도 급매물은 한두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간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짜 급매물이 나왔을 때 `구경꾼`보다는 `정말 살 의사가 있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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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 문일호 기자]
2007.02.20 17:04: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