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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전셋집을 옮길 예정인 회사원 A(36)씨는 지난달부터 서울 마포구 일대 18평 내외의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시세를 알아보고 있다. A씨는 주말마다 발품을 팔고 있지만 1월 초 7000만∼8000만원 하던 전셋값이 최근 들어 1000만원 이상 상승하자 전셋집 평수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 A씨는 월세도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셋값 상승에 비례해 가격이 오르고 있어 마음이 착잡하다.
A씨는 “정부에서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시세를 알아보니 하루가 다르게 전세가격이 올라 서민들로서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봄철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경기도 의왕, 과천 등 수도권 지역의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 집 없는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지난달 5일부터 현재까지 전세금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 0.61%, 분당 등 신도시 5곳 0.72%, 인천 0.95%, 경기도 1.15% 등 수도권 평균 0.82%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동 삼호가든 1, 2차 단지 주민의 이사 수요와 고가 주상복합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서초구가 1.92%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구로구(1.69%), 성북구(1.40%), 중구(1.34%), 용산구(1.13%), 성동구(1.02%), 동작구(0.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강남구(-0.09%)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세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한신아파트 25평형의 전셋값이 9250만원에서 2500만원(27.03%) 올라 1억175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고, 성북구 정릉동 태영아파트 46평형은 4000만원(25.81%)이 상승해 1억9500만원이 됐다. 또한 노원구 상계동 상계역대림 25평형은 9750만원에서 1억2500만원(25.64%), 서초구 서초동 삼호1차 29평형은 1억1000만원에서 1억3500만원(22.73%), 강서구 염창동 꿈에그린 33평형은 2억500만원에서 2억4500만원(19.51%)으로 각각 올랐다.

경기도에서는 신도시 또는 개발 호재 지역의 상승률이 높았다. 의왕시가 3.93%로 가장 많이 올랐고 과천시(2.13%), 의정부시(1.92%), 용인시(1.65%), 동두천시(1.43%), 평택시(1.09%), 안양시(1.08%), 시흥시(1.04%), 파주시(1.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의왕시 포일동 한일나래 26평형은 3250만원(34.21%)이나 뛰어 1억2750만원이 됐고, 과천시 부림동 주공7단지 25평도 1억7000만원에서 2500만원(14.71%) 올라 1억9500만원에 전셋값이 형성됐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개발 호재가 있거나 일부 신도시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에 대비해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어 봄철 전셋값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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