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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장원]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강동구 고덕지구.둔촌주공), (송파구 가락시영) 등 10층 이하 저층단지들의 재건축 본격 추진 여부가 조만간 드러날 것 같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용적률 등의 확정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이들 지역에는 낡은 아파트 3만7000가구가 재건축 대기 중이다. 용적률 제약으로 재건축이 불확실한 고밀도지구와 달리 안전 진단 걱정이 없는 데다 기존 용적률도 낮아 서울의 마지막 재건축 노른자위로 꼽힌 곳이다. 비슷한 저층 단지들이 몰려 있는 잠실 등 5개 저밀도지구의 재건축 사업은 끝나가고 있다. 때문에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도 이쪽에 많은 관심을 보여 8.31부동산대책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대기 매수세가 나서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앞으로 조합원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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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적률 어떻게 될까=강동구청은 2종 주거지역을 유지하고 용적률을 190% 이하로 제한하는 고덕지구 저층 재건축 계획을 최근 마련했다. 당초 3종 주거지역으로 바꿔 용적률 200% 이하를 적용하려던 계획은 용적률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 6월 서울시로부터 반려됐다.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도시건축공동위원회 자문결과에 따른 것이고 주민들의 반대도 크지 않아 서울시에서 이대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포지구에선 구청이 지난 2월 공람공고한 용적률 177% 안을 막판 조율 중이다. 주민들이 상향을 요구하고 있어 서울시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구청은 올해 안에 용적률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2002년 결정된 개포지구 전체의 평균 용적률(200% 이하)을 올리지 않고서는 용적률을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용적률 결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 구청 관계자는 "5년이 지나는 2007년이 돼야 평균 용적률을 조정할 수 있는데 서울시의 방침이 고밀도개발 반대여서 그때 가서도 용적률 상향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둔촌주공과 가락시영은 모두 사업부지의 10% 이상을 도로 등 공공시설로 기부채납해 2종에서 3종으로 바꿔 40층 이상까지 재건축하려는 정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가락시영의 정비계획안이 지난달 서울시에 올라갔고, 둔촌주공은 사업부지의 16.1%인 2만6000여평을 기부채납하고 26~71평형 8100여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최근 구청에 신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부채납했다고 무조건 종 상향을 해주는 게 아니다"며 "주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과 가락시영은 종 상향이 되지 않으면 층수 제한을 받고 용적률 190% 이하에서 재건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된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안은 가락시영에 용적률 190% 이하, 12층 이하를 적용했다. 재건축조합들은 "2종으론 사업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개포.고덕지구는 용적률이 결정되면, 가락시영과 둔촌주공은 정비계획이 확정돼 정비구역 지정을 받으면 곧장 재건축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이들 지역의 상당수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이미 확정된 상태다.


◆ 섣부른 투자는 금물=투자자나 실수요자는 우선 용적률 등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용적률이 낮게 정해지면 배정받을 평형이 작아지거나 일반분양분이 줄어들어 투자성이 떨어진다. 사업성 하락으로 조합들이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아 재건축이 지지부진할 수도 있다.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현재의 시세가 조합에서 추진하는 용적률에 맞춰 형성돼 있기 때문에 용적률이 낮아지면 가격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내년부터 부과되는 기반시설부담금도 변수다. 조합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서다.


같은 지역에선 평형구성과 대지지분을 따져야 한다. 개포동 라인공인 양성건 사장은 "기존 조합원이 많아 일부 단지는 가장 큰 평형을 구입해도 40~50평형대를 배정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둔촌동 금탑공인 최한영 사장은 "둔촌주공 4개 단지가 한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같은 평형이더라도 단지에 따라 대지지분이 다르다"며 "평형보다 대지지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이 빠른 단지가 낫다. 서울시는 저밀도지구와 달리 단지별로 사업시기를 조절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사업단계나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가 사업속도를 좌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