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스스로를 '폴리페서'라 부른다. '폴리페서'란 정치(politics)와 교수(professor)의 합성어. 교수 출신 정치인을 지칭할 때 곧잘 사용되는 부정적 함의어다.

하지만 나 의원이 사용하는 '폴리페서'는 일반적 의미와는 다르다. '정책(policy)'과 '교수(professor)'를 합한 표현이다.

재정, 세제, 금융전문가다운 자신감이다.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감세'에 대한 소신과 철학도 거침없다.

부동산 세제 '완화'를 묻는 질문엔 "정상화"라고 바로 잡았다. 과도한 '세금폭탄'을 합리적 세제 개편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 감세가 왜 필요한가.

▶ 서민·빈곤층이 잘 살기 위해서는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감세를 하면 투자와 소비가 살아난다. 이는 궁긍적으로 서민·빈곤층에게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 부자들이 감세 혜택을 많이 보게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상황을 따져 보자. 선진국에선 재산세가 단일세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종합부동산세까지 포함해 무려 7단계의 누진 과세다.

부자들의 세금부담이 매우 크다. 감세를 했을 때 부자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원래 많이 내고 있던 것을 좀 덜어주는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 종부세 완화는 어떻게 추진되나.

▶ 비합리적으로 돼 있는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장기보유자와 1주택 고령자 종부세 면제는 이미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종부세 부과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것도 논의를 해볼 만하다. 하지만 당장 2008년말 종부세 부과분부터 종부세를 낮추려고 서두르기보다는 국민과 소통하고 서로 이해해가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세 인하 움직임은.

▶ 참여정부는 보유세를 과격하게 인상한 반면 거래세는 인하하지 않았다. 따라서 보유세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하고 거래세는 내려야 한다.

양도소득세도 1주택자의 경우 가급적 줄여야 한다. 거래세와 양도세의 완화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

 

- 부동산 세제를 건들면 집값 안정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데.

▶ 현행 부동산 시장은 안정된 게 아니라 붕괴됐다고 해야 옳다. 집값이 안정됐다는 말은 틀렸다. 시장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징벌적으로 적용했던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 수준으로 '정상화'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 감세에 따른 정부 재정 악화 우려는.

▶ 감세 여력은 충분하다. 적자 국채를 발행하자는 게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조원 가량의 세수 여력이 있다. 남은 세금을 국민들께 되돌려드리자는 것이다. 공기업 선진화도 적극 추진해 정부예산을 절감하고 추가적인 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

 

- 당에서 부가가치세 인하 방침도 내놨는데.

▶ 실제 감세효과가 서민들에게 전달돼 민생고를 덜어주자는 취지다. 추가적으로 부가세를 면제해줄 수 있는 품목들을 정부와 한나라당이 검토할 것이다. 부가세 인하는 서민 가계에 즉시 도움을 드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