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제자리 걸음, 집값은 껑충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3,813]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집 값 상승률은 껑충 뛰고 있어 서민들의 내집마련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뱅크가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3년 연간 및 4/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계수지 동향’과 전국 아파트 5,649개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집 값 상승률 폭이 도시근로자 소득 상승률 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투기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2001년 이후 두드러졌다. 2000년에는 전국 집 값 상승률은 0.9% 불과했다. 도시근로자 소득은 전년도에 비해 7.3% 올랐다. 2000년은 분양시장을 주도하던 용인이 ‘난개발’의 오명을 뒤집어 쓰면서 주택시장이 가라앉았던 시기. 2000년 이후 집값과 소득 증감률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도시근로자 소득이 전년도에 비해 10.0% 오른 반면 집값은 14.0%가 뛰었다. 서울이 19.5%, 인천 21.2%, 경기도가 12.6%로 서울과 수도권의 소득과 집값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주택시장의 투기 광풍이 절정에 이른 2002년은 집 값 상승률과 소득 상승률의 격차가 가장 큰 시기였다. 전국 집값이 22.1%, 서울 28.4%, 인천 24.1%, 경기도 22.8% 올랐을 정도로 주택시장이 요동쳤다. 그러나 도시근로자 소득은 6.4% 오르는데 그쳤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도시근로자의 소득은 5.3% 올랐지만 전국 집 값은 13.7%, 서울 14.9%, 인천 8.5%, 경기도가 14.7% 상승했다. 참여정부는 집 값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선에서 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03년의 물가상승률은 3.6%.
3년 누적 소득 23.1%, 서울 집값 82.1% 뛰어
2000년 이후 3년 간 소득과 집 값 증감률을 살펴보면 도시근로자의 소득이 23.1% 오른 반면 전국 집값은 62.3%(2000년과 2003년의 동일아파트 비교) 올라 산술적으로 3배 가까운 차이가 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서울 집 값은 82.1% 올랐다. 반면 도시근로자의 소득상승률은 2001년 10.0%, 2002년 6.4%, 2003년엔 5.3%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 상승률은 2001년 5.6%, 2002년 3.7%, 2003년 1.7%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렇듯 ‘뛰는 집값에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라면 도시근로자가 대출을 받지 않고 내집을 마련하는 길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해마다 집값 상승률이 높아지자 내집을 마련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자산 차이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편 제주도(0.6%), 전라남도(1.4%), 경상북도(9.8%) 등은 소비자물자지수(10.7%) 만큼도 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라북도(12.5%), 광주광역시(12.9%), 강원도(14.6%)는 소비자물가 상승분만큼 오르고 있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양해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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