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조합원 분양권 vs 일반분양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13,313]
최근 주택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퇴조가 역력하다.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지던 강남권 재건축단지는 입주를 앞두고 일반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진 조합원지분이 나돌아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가가 서울동시분양에서 회차를 거듭할수록 치솟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일선중개업소에서는 추가분담금 납부에 자금 부담을 느낀 조합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조합원 분양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강남권 요지의 재건축 아파트 입성을 노리는 청약대기자들을 고민케 하는 것도 바로 이대목이다.
‘과연 값 비싼 일반분양분을 높은 청약경쟁률을 뚫고 힘들게 잡을 필요가 있을까? 분양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값이 빠진 조합원 분양권을 구입하는 게 투자면에서 오히려 낫지 않을까?’
물론 이는 조합원 지분이 낮은 가격에 쏟아져 나올 때의 이야기다. 무턱대고 청약을 포기하고 조합원 분양권값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
개발이익환수제, 금융권 대출자금회수 등의 자금 압박으로 재건축 조합원 분양가가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대세 하락기에 일반분양보다 저렴한 조합원 분양권을 노려볼만하다.
올해 분양을 마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분양권과 일반분양권 시세 추이와 거래 동향을 살펴본다.
잠실3단지 33평형 평당 1,874만 원 꼴
4단지 34평형, 일반분양가보다 3,400만 원 저렴
6차 동시분양에서 25평형 41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 잠실3단지는 조합원 분양권을 찾는 수요자들의 입질 활발한 곳이다. 잠실권 입성을 노리는 수요가 많은데다 일반분양분도 평형대가 작은 25평형대만 나왔기 때문.
현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25평형 조합원 지분시세는 4억5,000만~4억7,000만 원선으로 25평형 일반분양가(4억7,122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주비(1억 원)와 융자액(1억 원)을 안고서 구입한다면 2억5,000만~2억7,000만 원선에 구입이 가능하다. 다만 추후 조합원이 돌려 받을 환급액을 감안한다면 8,700만 원 가량을 지분가에 얹혀 줘야 한다.
인근 신동아공인 윤승림 사장은 “일주일에 한 건 가량이 간신히 거래될 정도로 매수세가 뜸하지만 시세보다 1,000만 원정도 낮은 값이면 매도가 곧바로 이뤄질 만큼 수요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주력 평형인 33평형은 매도호가가 5억4,000만 원선에 형성돼 있다. 추가분담금 7,868만 원을 더한 총투자금액은 6억1,868만 원으로 평당 1,874만 원 꼴이다. 이는 일반에 분양된 25평형 평당 분양가(1,884만 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 지난 3차동시분양에 선뵌 잠실4단지 34평형 평당 분양가(1,995만 원)에 비해 1,000만 원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초기구입비용은 지분가 5억4,000만 원에서 이주비(1억원)와 유이자 융자금(1억원) 2억원을 제한 3억4,000만 원 정도다.
최고평형인 54평형도 4억3,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들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54평형 조합원지분 매도가는 7억4,000만~10억2,300만 원선. 여기에 이주비(1억1,000만 원)와 유이자 융자금(2억 원)를 합친 3억1,000만 원 가량을 제외하면 4억3,000만~7억1,300만 원이 실제 초기 투자금액이다. 입주때까지 분담금 4억2,000만~4억7,000만 원은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잠실4단지도 일반분양가에 비해 조합원지분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잠실4단지 34평형 조합원 지분은 6억4,000만 원선. 여기에 분담금(327만 원)을 더한 총구입비용은 6억4,327만 원(평당 1,891만 원)정도다. 이는 잠실4단지 34평형 일반분양가인 6억7,842만 원에 비해 3,500만 원 가량 낮은 값이다. 초기 투자금액은 이주비와 융자금액 3억1,000만 원을 제한 3억3,327만 원 정도다.
반면 잠실4단지 50평형의 경우는 지분시세가 8억8,000만 원으로 일반분양가보다 비싼 편이다. 조합원 분담금 3억7,000만 원을 감안한 평당거래가는 2,500만 원으로 50A평형 일반분양가(평당 2,210만원)보다 평당 290만 원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공급물량이 풍부한 중소형평형에 비해 가구수가 적고 가격 오름폭이 크다 보니 대형평형에 대한 기대심리가 살아 있는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거래공백속 조합원분 강세
지분값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남아있어
잠실 재건축단지의 중소형평형대 조합원지분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반대로 강남구 일대 조합원 분양권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차 동시분양에 선뵌 역삼아이파크의 경우 44평형 조합원 지분 시세가 10억~11억 원선에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의 44평형 일반분양가인 8억7,560만 원에 비해 2억 원 가량 비싼 셈이다. 조합원 분양가(8억2,000만~8억8,000만 원)와 비교 하면 차액은 더욱 벌어진다.
개나리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역삼2차도 조합원 지분이 일반분양가에 비해 1억 원 가량 호가가 붙었다. 이 아파트 33평형 조합원 지분시세는 7억~7억3,000만 원으로 일반분양가에비해 무려 1억 원 가까이 비싸다. 조합원 분양가인 6억5,000만 원에 비해서도 무려 8,000만 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 4차때 선뵌 서초 LG자이도 32평형 지분시세가 6억2,400만~6억4,000만 원으로 조합원 분양가보다 무려 1억 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는 단지 세대수가 잠실에 비해 크지 않고 주거요지인 강남구 일대에 자리잡아 지분상승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심리가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선중개업소에서는 매도호가만 올라 있을 뿐 실제 거래는 거의 이루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초기자금 일반분양에 비해 많아
일반분양분에 비해 층과 향 유리
조합원 분양권은 일반분양권에 비해 층과 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해 잘만하면 서울 요지에 로열층 아파트를 가질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조합원 분양권 매입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초기자금이 일반분양 아파트에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주비와 융자금액을 안고 구입을 해도 부담해야할 초기 자금이 만만치 않다.
또 조합원 권리가액에 따라 추후 환급을 받거나 분담금 액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도 고려사항이다.
특히 조합원 권리가액이 높은 분양권의 경우 배정평형에 따라 추후 환급액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매입가에 포함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 매도하고자 하는 조합원이 추후 돌려받을 환급액을 염두에 두고 미리 이를 매입가에 얹혀서 받기 때문이다.
길진홍 기자 tellme@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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