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후분양단지 개발이익 환수 무조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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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후분양단지 개발이익 환수 무조건 적용

[부동산뱅크 2004/08/28 - 조회:10,148]

후분양 적용 단지는 개발이익 ‘무조건’ 환수

반포저밀도지구, 후분양 세대수 제한 이중 족쇄

정부 재건축 규제의 ‘단골 피해자’인 서초구 반포저밀도지구 단지들이 이번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에도 어김없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반포동 반포주공3단지는 기존 16, 25평형 2,400세대를 헐고 25 ~ 91평형 3,410세대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건축심의를 승인받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반포주공2단지는 기존 18, 25평형 1,720세대를 부수고 26 ~ 83평형 2,444세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반포지구 재건축단지는 당초 30평형대 없이 40~70평형대로 지으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해 9.5조치의 소형평형 의무비율 60% 확대 방침에 따라 이 같은 평형구성으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던 것.

이 경우 조합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40, 50평형대 아파트가 줄어들어 높은 분담금을 내고 부득이 하게 큰 평형으로 이주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사업기간을 단축해 금융비용이라도 줄여보겠다는 게 3단지 조합원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반포주공 조합원들의 ‘소박한’ 희망도 접어야 될 판국이다. 용적률 추가 부분에 대해 개발이익을 환수한다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반포3단지는 늦어도 9월 경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낼 전망이다. 또 조합원분양 계획을 담은 관리처분계획도 비대위가 없는 반포지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가 실시될 내년 3월 이전에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반포주공 3단지는 지난해 5.23조치에 따른 80% 시공 후 분양 대상. 이번 도정법 개정안의 ‘분양 승인’은 일반분양 승인인 만큼 반포주공 3단지는 잠실 1,2, 시영단지와는 달리 ‘사업시행인가 이후 ~ 분양승인 이전’ 재건축 단지로 분류돼 용적률 추가 부분 10%에 대해 임대아파트를 건립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반포저밀도지구는 특별법 성격인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근거한 저밀도지구 아파트 기본계획에 따라 최대 142.1%까지 세대수 증대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반포주공3단지는 기존 2,400세대에서 3,410세대, 기존 1,720세대인 주공2단지는 2,444세대까지 세대수를 증대할 수 있다.

도정법 개정안에서는 사업승인 후 ~ 분양승인 전 단지는 현금보상을, 사업시행인가 전 단지는 용적률 보상을 해줄 방침이다. 하지만 도정법보다 상위법 성격을 지니고 있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에서 규정된 세대수 증대 방침은 여전히 유효할 전망이라 임대아파트를 건립하더라도 세대수 증대는 불가능하다.

용적률이 기존 80%에서 270%로 확대되는 반포3단지는 약 37만㎡ 가량 건축연면적이 늘어나며 이 경우 10%인 3만 7,000㎡가 임대아파트 건립대상이 된다. 만일 반포3단지 최저 평형인 25평형(85㎡)으로 임대아파트를 짓게 되면 반포 3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인 1,010세대의 40%가 넘는 435세대를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반포 3단지가 3만 7,000㎡의 연면적을 평당 1,900만 원 선에 일반분양하지 못하고 표준건축비와 개별공시지가로만 보상되는 임대아파트로 건립했을 때 발생하는 총 손실액은 1,345억 4,900만 원 선. 이는 ㎡당 예상 일반 분양가인 575만 원과 대지지분을 감안한 ㎡당 공시지가 135만 원에 ㎡당 표준건축비 75.6만 원을 합친 210.6만 원과의 차액인 ㎡당 364만 원을 임대주택 면적인 3만 7,000㎡를 곱한 금액이다.

결국 반포주공3단지는 세대당 5,600만 원 가량의 추가 부담금액이 발생하게 되는 셈. 반포주공 3단지 조합 강종한 관리이사는 “지난 해 5.23조치 이후 정부가 재건축, 특히 반포지구에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 인해 특히 강남지역 재건축이 큰 타격을 입는 만큼 일부 사업초기 단지에 한해서는 사업추진을 유보하는 것이 오히려 더 수익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해 추가 용적률의 25%를 임대아파트로 건립해야 하는 반포 2단지의 경우 문제는 한층 더 심각해진다. 270%의 용적률을 적용해 2,444세대를 짓게 될 반포2단지의 경우 추가되는 건축연면적은 22만 8,119㎡. 이 중 25%인 5만 7,030㎡의 연면적을 임대아파트로 건립해야 한다. 이 경우 반포2단지에 들어서게 될 최소평형인 26평형(85㎡)을 임대아파트로 돌린다고 가정하면 건립돼야 할 임대아파트는 671세대로 추가 가능한 세대수인 724세대에 거의 근접하고 있어 사실상 일반분양이 없어지게 될 전망이다.

물론 도정법에 따라 임대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25%의 용적률을 보상받게 되지만 세대수를 2,444세대로 제한해야 하는 만큼 세대수를 추가할 수는 없고 분양물량의 평형을 늘릴 수 있을 뿐이다. 또 지난 9.5대책에 명시된 소형평형 의무비율 60% 확대조치에 따라 전용면적 25.7평 이상을 지을 수 있는 세대수로 한정된 978세대의 평형만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 경우 반포주공 2단지는 전용 25.7평 이하 중소형평형과 150평형대의 초대형 아파트가 들어서는 기형적인 단지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반포주공 2단지는 늦어도 8월 안에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해 도정법 개정안 시행 이전에 시행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경우 임대 건립량을 10%로 줄일 수 있기 때문. 만일 이렇게 되면 반포2단지는 26평형 임대아파트를 268세대만 건립하면 돼 세대당 4,830만 원 선으로 손실액을 낮출(?) 수가 있게 된다.

반포주공 2단지 이영득조합장은 “늦어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지는 만큼 우선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낸 후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면서 “세대수 증대 없이 임대아파트만 지으라는 것은 반포주공단지의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정책”이라며 이번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실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 도정법 개정안을 담당하는 건교부 관계자는 반포주공단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양 법을 모두 개정하기 전까지는 해결방안이 없다”면서 “도정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거나 신청한 단지 중 후분양제 대상이 되면서 개발이익 환수제 시행 이전에 분양승인을 받아낼 수 없는 재건축 단지로는 반포지구 외에 화곡2주구 등이 있다.

부동산뱅크 이동훈기자/ inkeiser@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