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전세대란’ , 지금은 ‘역전세난’
[부동산뱅크 2004/08/09 - 조회:5,299]
전셋값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99년 이후 전셋값은 4년간 10% 이상이 오르는 고공 비행을 거듭했다. 그 즈음 매년 봄, 가을 ‘전세대란’이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언론에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세대란’ 대신 ‘역전세난’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역전세난’이란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제 때 구하지 못해 기존 세입자들과 마찰을 빚는 현상이다. 실제로 작년 서울 전셋값은 2.4% 빠졌고, 전국은 0.1%가 낮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은 0.8%가 하락했고, 전국은 보합 양상이다.
특히 전셋값이 하락 내지 보합세를 거듭하자 매매값 대비 전셋값의 비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울의 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01년 말 57.2%까지 치솟았으나 2년 7개월만에 15.1%p가 낮아져 현재 42.1%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은 2001년 말 62.7%를 나타냈으나 50%마저 무너져 현재는 49.6%선. 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의 하락은 아파트값 거품 논란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이며, 매매값 하락의 전조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서울 25평형 전셋값 2년 전보다 575만 원 하락
한편 서울의 현재 평당 평균 전셋값(2년 전 동일아파트 비교)은 473만 원으로 2년 전 496만 원보다 23만 원이 하락했다. 보통 전세기간이 2년 주기인 점을 감안하면 25평형의 경우 2년 전보다 평균 575만 원 가량 낮은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전셋값의 하락에도 전세 수요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침체로 세입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졌고, 전세를 내놓아도 잘 빠지지 않자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가며 이사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립, 빌라, 다가구, 다세대 등에 국한돼 전세가 잘 나가가 않던 현상이 아파트까지 파급돼 가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EBS 수능 방송은 좋은 학군과 유명 학원을 찾아 집을 옮기는 여름방학 이사 수요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다.
이렇듯 세입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된 상황에서 2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싼 값에 전세를 구할 수 있을까?
서초동 삼풍 64형의 2년 전 평균 전셋값은 5억 2,500만 원. 현재는 4억 2,500만원으로 1억 원 하락했다. 강서구 등촌동 우성 35평형도 1억 6,500만 원에서 1억 1,000만 원으로 5,500만 원 떨어졌다. 중랑구 면목동 두산6차 35평형 5,000만 원,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벽산 45평형 5,000만 원,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9단지 45평형은 2년 전보다 4,000만 원 하락한 값이면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1999년~2002년 사이 전셋값이 너무 오른 탓에 서민들에겐 아직도 전셋값 하락이 피부에 와 닿기 어려운 실정이다.
리서치센터 양해근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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