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가옥 투자가이드
[부동산뱅크 2004/07/30 - 조회:11,544]
제대로 알면 내집마련 지름길
도시계획사업 단계 등 꼼꼼히 살펴야 낭패 면해
‘우린 불황 몰라요' 최근 경기침체로 중개업계가 고사 직전에 놓인 것과는 달리 유독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 바로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철거가옥만을 전문으로 알선하는 중개업소다. ‘특별분양 컨설팅'이라 불리는 이들 중개업소는 도시계획사업에 따른 철거가옥을 찾아내 사고 파는 일을 한다. 최근엔 서울시가 세곡, 우면 등의 강남권 요지에 대해 택지개발을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에 입주할 수 있는 철거가옥을 찾아 달라는 매수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거가옥매입은 컨설팅 직원의 안내처럼 높은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도시개발법’, '택지개발촉진법', '철거민에 대한 국민주택 특별 공급 규칙',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등의 취득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규가 넘쳐나는 데다 법 해석이 까다로워 초보들이 놓치기 쉬운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와 중개인 가릴 것 없이 '알면 알수록 마약처럼 헤어나기 힘들다'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철거가옥 투자'. 그 허와 실을 짚어본다.
도시계획, 택지 및 도시개발로 철거가옥 발생아파트 입주권 수혜 범위는 '천차만별'
입주권이 주어지는 철거가옥은 도시계획사업,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시민아파트 정리사업 등 4가지 경우로 나뉜다. 먼저, 장지, 발산, 상암 등 서울시내에 SH공사(구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조성한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지구 내에 위치한 주택은 철거가옥으로 간주돼 입주권이 주어진다.
2003년 현재 서울시내에 조성이 완료된 택지개발지구는 신대방, 상계, 도봉, 신정, 월계 등 모두 20곳에 이른다. 또 SH공사는 장지, 발산, 상암, 세곡, 우면 등 9개 지구를 2007년까지 개발 예정에 있다. 도시계획사업에 따른 철거가옥은 시가 주차장, 공원, 도로 등의 건립계획에 따라 철거될 대상에 놓인 주택을 말한다.
또 시가 지난 1970년 와우시민아파트 붕괴 이후 정리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민아파트도 철거가옥으로 분류된다. 이들 사업은 철거에 따라 아파트 입주권을 배정한다는 혜택은 같지만 각각 규제와 수혜범위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택지 및 도시개발지구 내 원주민 입주권 배정
주민공람공고 후 매입은 전용 18평 이하 공급
택지개발 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지구 내에 속한 원주민들에게 해당 지구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진다. 원주민은 주택의 면적에 관계없이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아파트를 배정받는다. 또 해당지구 내에 거주를 하지 않아도 된다. 주택 한 채를 별도로 소유하고 있어도 철거가옥을 해당사업의 주민공람공고 이전에 구입했다면 전용면적 18평 이하의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주대책일인 주민공람공고가 지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주민공람공고일 이후 원주민 가옥을 취득하고자 한다면 일단 무주택자여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또 매입 이후에는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를 해야한다. 이 같은 조건을 갖춰 입주권이 발생한다 해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18평 이하로 제한된다.
입주권이 발생하는 보상시점에 이르러 철거가옥구입은 불법으로 적발시 무효처리가 된다. 아울러 강일, 상계 노원마을 등 도시개발지구 내의 원주민은 기타 지구로 입주권 변경신청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도시계획확인원 살펴 철거대상 확인
자치구별 기준 꼼꼼히 챙겨야
서울시의 도시계획사업에 따라 철거되는 주택도 SH공사가 조성하는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지구 내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구청의 건축물 대장에 올라 있는 무허가 건물도 도시계획사업에 따라 철거 대상이 될 경우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입주권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사업시행 인가고시 이전부터 보상일까지 소유를 해야한다. 또 입주권 신청일 현재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라야 한다. 아파트 입주권의 크기는 철거가옥의 면적에 따라 나뉜다.
주택의 면적이 40m²이상일 경우 전용 25.7평 이상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반면 40m²이하는 전용 18평 이하의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진다. 이들 주택을 구입 전에는 반드시 도시계획확인원을 떼봐 철거대상으로 올라 있는지를 살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해당 주택이 공용주차시설, 소방도로, 공원용지 등으로 잡혀 있다면 일단은 안정성이 있는 물건으로 볼 수 있다.
또 공부상 면적과 실제 면적의 크기가 같은지도 살펴야 한다. 입주권 배정시 평형배정은 실 면적을 기준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광진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공부상 면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밖에 주택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사업 내에 속해 있다면 자치구에 보상민원을 넣어 입주권을 얻어낼 수도 있다.
회현 제2시민, 1년새 5,500만원 올라
시범아파트는 도시계획사업대상 포함돼야 입주권
시민아파트란 시가 지난 1969년과 1970년 골조만 세운 후 기초생활수급권자 등과 같은 영세 서민에게 공급한 아파트로 이 기간 동안 모두 434개 동이 공급됐다. 서울시는 구조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시민아파트에 대해 지난 1998년부터 정리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1998년 7월 현재 남아 있던 시민아파트는 모두 148개 동으로 2004년 7월 말 현재 모두 25개 동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청운(9개 동), 숭일 삼일(6개 동), 창신 삼일 (6개 동), 중구 삼일(3개 동) 등 22개 동이 보상 및 철거가 진행중이다. 아직 정리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회현 제2시민(3개동)을 끝으로 시의 시민아파트 정리사업은 막을 내리게 된다.
시는 시민아파트 정리에 따른 이주대책으로 서울시내 택지개발지구 내의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아파트 입주권을 나눠주고 있다. 택지지구 내에 속한 원주민이 아닌데도 주택면적의 크기와 관계없이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아파트 입주권을 배정하는 게 특징이다. 시민아파트를 매입해 입주권을 취득하는 데는 거주를 할 필요는 없지만 보상공고일 현재 소유권이 있어야 한다. 보상공고일 이후에 시민아파트 취득은 입주권 불법 양도에 해당돼 입주권 지위를 보장받을 수 없다.
또 입주권 신청일 현재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라야 한다. 따라서 아직 보상공고가 나지 않은 회현 제2시민아파트(17평형 352가구)를 제외한 시민아파트 22개 동은 소유권이전이 불가능한 셈이다. 매입을 통해 입주권 취득이 가능한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지난 1년간 무려 5,500만 원이 뛰어 1억3,000만~1억5,000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시민아파트와 달리 대부분 대지가 사유지로 돼 있는 시범아파트는 입주권이 따로 배정되지 않는다. '시범아파트 정리계획사업'이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 시범 아파트가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도시계획사업이 예정돼 있을 때다. 입주권도 시민아파트처럼 전용면적 25.7평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도시계획사업에 따른 철거가옥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즉 주택면적이 40m²을 넘지 못할 경우에는 전용면적 18평 이하의 아파트를 받게 된다. 일부 컨설팅 업체들이 시범아파트도 시민아파트와 똑같이 무조건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고 속여 파는 사례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택기획과 관계자는 "서울시는 '시민아파트 정리사업' 대상자에 한해 전용면적 25.7평 규모의 입주권을 배정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시범아파트 정리사업을 따로 벌일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못박았다.
강남권 택지지구 입성 '낙타가 바늘 구멍 뚫기'
해당 철거가옥 도시계획사업 단계 살펴야
이 같은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 철거가옥을 구입했다면 입주권 취득후 서울시가 개발하는 택지개발지구내에 접수신청을 할 수 있다. 입주권은 보통 해당 사업의 보상시점에 발생하는데 입주권 취득후 6개월 내에 시가 접수중인 택지지구에 입주 신청서를 내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입주권 지위는 상실된다.
택지개발지구로 묶인 구역내 원주민이라도 입주권 발생후 지구를 옮겨 신청이 가능하다. 문제는 입주권자가 신청할 수 있는 택지지구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불행히도 입주권자에게는 본인이 원하는 택지지구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서울시가 조성하는 택지 및 도시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SH공사는 순차적으로 입주권 신청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철거가옥을 구입해 2004년 7월 말 현재 입주권이 발생했다면 특별분양 접수분이 남아 있는 발산지구에 우선 신청을 해야 한다.
발산지구에 비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강일, 세곡, 우면지구의 신청은 불가능하다. 발산지구의 접수가 끝나야만 이들지구의 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6개월 내에 이들 지구의 접수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발산지구에 입주 신청을 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강일, 세곡, 우면지구 등을 염두에 두고 철거가옥을 구입한 일부 투자자들은 입주권이 발생했는데도 발산지구 접수를 미룬 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강남권 택지지구를 노리고 철거가옥을 매입하는 자라면 입주권 발생시기와 해당지구의 접수시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다시 말해 철거가옥 구입 시 해당 주택이 속한 도시계획사업을 살펴 입주권 발생시기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같은 철거가옥이라 해도 해당 도시계획사업의 진행 단계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또 다행히 입주권 발생과 원하는 곳의 접수시기가 맞아떨어진다 해도 접수자가 몰릴 경우는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지난해 2월 말 접수가 완료된 송파 장지지구는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도시개발공사가 입주 6개월 전 동호수 추첨 이전에 지구변경을 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있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높은 경쟁률을 감수해야 한다.
발산 970여 가구 접수분 남아
우면,세곡 2007년께 접수 가능할 듯
그렇다면, 강일, 문정, 세곡 등의 접수시기는 언제가 될까? 현재 서울시내에 개발이 진행중인 택지(도시)개발지구는 모두 9곳으로 장지, 발산, 강일지구 등은 지구지정이 이미 완료됐다. 택지개발예정지구로는 세곡, 우면, 문정, 마곡지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장지지구는 이미 접수가 완료됐으며 발산지구 접수가 현재 진행중이다. SH공사에 따르면 특별분양대상자가 접수가능한 물량은 6월 말 현재 발산지구 970(32평형 680가구, 25평형 310가구)를 비롯해 장월지구 일부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는 특별분양 공급은 후분양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발산, 장월지구의 접수가 끝나더라도 향후 조성예정인 택지지구의 접수가 시작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이미 접수가 완료된 장지지구와 함께 발산지구의 남은 물량이 다 채워지면 지구지정이 이뤄진 강일지구가 다음 차례가 될 확률이 높다.
철거가옥 거래만 15년을 해왔다는 우면동 부동산채널 조남문 대표는 "강일지구가 내년 초 착공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특별 분양분 접수가 시작된다'고 보면된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임대 단지로 조성예정인 강일지구는 2007년 12월까지 임대주택 4,028가구, 분양주택 2,972가구 등 모두 7,000여 가구가 건립예정이다. 세곡, 우면지구는 아직 개발 초기단계다. 택지개발 예정을 위한 주민공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서초구 우면지구는 우면동 297일대 15만4,000여 평에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로 세곡동 일대와 함께 국민임대단지 건립이 추진될 예정이다. 착공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이들 지구는 강일지구의 특별분양 접수가 끝나는 2006년 말~2007년에야 특별분양 접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길진홍기자 / tellme@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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