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평균선으로 알아보는 하반기 주택시장 매수, 매도 타이밍
[부동산뱅크 2004/07/30 - 조회:7,959]
강남권 내 집 마련 실수요자 올 겨울에 사라
용산, 종로, 광진 하반기 기대주로 ‘눈길’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 집을 팔아야 할지, 그냥 보유해도 될지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 집을 갈아타거나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은 언제쯤 매수해야 좋을 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 시점에서 아파트의 매수, 매도 타이밍을 가늠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사용하는 ‘이동평균선’ 분석기법으로 하반기 부동산 투자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자.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속칭 ‘블루칩’이라 불리는 강남, 서초구 일대 아파트는 단기투자를 통해서도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2002년도 개정된 세법에 의해 양도세 탄력세율이 낮아지고, 기준년도가 줄어든 점이 단타 매매를 가능하도록 만든 이유 중 하나이다.하지만 지난해 새로 개정된 세법에 의해 양도세율과 기준년도가 강화되고 아파트 시세 변동이 심해짐에 따라 1~2년 내 단기 투자는 ‘득(得)보다 실(失)’이 커졌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3년 이상 장기 투자로 선회하는 게 유리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1가구 2주택 이상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무리하게 대출 받아 이자 부담이 큰 수요자들은 하반기에 집을 처분해야 할지, 어느 아파트의 수익률이 높을지 판단하기 힘든 실정이다. 결국 정부 정책이 집값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청신호가 없는 한 올 하반기 집값은 약보합세로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용산, 종로, 광진구 시세 하락 덜할 듯
올 하반기 주택 매도, 매수 타이밍을 짚어보기 위해 서울지역 평당 매매가를 3, 6, 9, 12개월 단위로 평균한 값으로 이동평균선을 그려봤다. 서울 아파트 시세는 작년 10월, 평당 1,200만 원이 조금 못 미치는 선에서 꼭지점을 찍었다. 그 후 시세 곡선은 3, 6개월 이동평균선을 지나 급격히 떨어지는 데드크로스(Dead Cross)현상을 나타내면서 실질적인 ‘매도타이밍’이 도래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연초까지 계속되면서 평당 1,140만 원 선에서 맴돌았다. 이후 시세 곡선은 2월 중순에 이르러 바닥을 치고 3, 6개월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섰다. 시세가 평당 1,155만 원 대로 뛰어 오른 것이다.
이와 같이 시세 곡선이 3, 6개월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가는 시점을 골든크로스(Golden Cross)라고 부른다. 이는 집을 장만하기에 적당한 ‘매수타이밍’ 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후 2~3개월 동안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다가 6월 들어서는 시세 곡선이 3개월 이동평균선 밑으로 다시 내려가면서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서울지역 평당 매매가는 2002년 8, 9월에 1,000만 원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인 작년 여름에 1,100만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제동이 걸려 평당 1,200만 원을 넘기기는 벅차고 평당 1,100만~1,200만 원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서울지역 25개 구(區)의 이동평균선을 살펴보면 올 하반기에 시세가 소폭 오를 만한 지역으로 용산, 광진, 성북, 종로, 중구 등 8개 구를 들 수 있다. 지난 6월, 이들 지역의 시세 곡선은 3개월 이동평균선과 만나지 않고 위를 향해 오름세를 보였다. 따라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당분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용산구는 지난 5월 주택거래신고 지역 지정으로 매수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호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 하반기에도 시세가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용산구는 지난 4월 고속철도 개통을 기점으로 평당 1,400만 원을 돌파했고 6월 들어 평당 1,500만 원 고지를 향해 시세 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는 최근 1~2년 동안 시세 평균선이 이동평균선을 치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매수타이밍)'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타이밍’은 이미 지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집을 팔아야 하는 수요자들이라면 현 시점이 ‘매도타이밍’은 아니지만 매물로 내놓아도 손해보지 않고 처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송파 ‘블루칩’ 매매 타이밍 중요
반면 강남, 강동, 송파구 등 강남권 5개 구의 시세 곡선은 6월 들어 3개월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Dead Cross)현상을 보이면서 하락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강남, 송파, 강동구는 주택거래신고지역에 해당돼 섣불리 집을 매도 또는 매수했다가 세금 부담과 시세 하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들 지역은 경기변동, 정책변화에 의한 시세 변화가 뚜렷한 편이어서 부동산 호황기에는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 만 불황기에는 매수, 매도 시점을 잘 파악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현재 강남구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은 주택거래신고, 양도세 부담 등으로 쉽사리 집을 내놓지 못하고 관망만 하고 있다. 또한 학군과 교육환경 때문에 강남구에 집을 쉽게 처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서둘러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은 호가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올 연말, 강남, 송파 등 강남권의 집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대치동 일대 중개업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지역에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이라면 집값이 약세를 보이는 12월 전후에 집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주기상 집값 상승시점인 올 9~10월에 처분해야 좀 더 제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원, 마포, 강서 등 나머지 12개 구는 지금까지 시세 변동 추이와 6월 말 시세 곡선 방향을 살펴볼 때 큰 변동 없이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대부분 부동산 경기와 정책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들 12개 구는 하반기에도 집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라 시세차익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출 이자부담이 큰 집주인의 경우 이들 지역 아파트를 오는 10월에 처분하고 집값 상승폭이 높은 지역의 아파트로 갈아타든지, 유망한 지역에 신규 분양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이동평균선’이란?
‘이동평균선’은 주식시장에서 과거 주가 변동추이를 분석해서 향후 주가 움직임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동평균선’은 아파트 평당 매매가를 3, 6, 9, 12개월로 분류해 평균한 값을 이어놓은 곡선을 말한다. 즉, 3개월 이동평균선은 3개월 동안 아파트 평당 매매가를 평균한 값을 이은 선이다.시세 곡선이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교차하는 시점을 골든크로스(Golden Cross)라고 한다.
즉 집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매수하라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시세 곡선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교차하는 시점은 데드코로스(Dead Cross)라고 한다. 이는 집값이 떨어지고 있으므로 매도하라는 신호라고 보면 된다.
김소진 기자 / eversojin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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