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 종목별 기상도
[부동산뱅크 2004/07/30 - 조회:7,529]
규제 집중된 주거용 부동산 대세 하락 뚜렷
토지, 재개발 수익전망 밝아
3년 여 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부동산시장 활황세가 멎어가고 있다. 정부규제, 경기 악화, 공급과잉 등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하락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돈 될 곳을 찾아 헤매는 시중 뭉칫돈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반짝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과 상품은 언제든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004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종목별로 전망해본다.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침체국면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동산규제책이 총망라된 10.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터지면서 하향곡선을 그렸던 부동산시장은 올 4월 주택거래 신고제가 실시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목소리에도 신중론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을 좌우하는 정부의 시장 대응이 여전히 강성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지방도시의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해제가 신중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집권 2기차를 맞은 참여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응 방침은 여전히 강성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 규제가 주로 거래에 맞춰져 있어 환금성이 낮아진 것도 재테크로서 부동산 상품의 매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평가된다.
또 지속적인 아파트 공급량 확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올 하반기 서울, 수도권에 입주를 예정하고 있는 아파트는 전체 11만 여 세대. 여기에 2만 여 실이 넘는 주거용 오피스텔 입주물량까지 감안하면 공급과잉 현상은 보다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급량도 증가폭이 크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적으로 분양에 나설 아파트는 28만 여 가구로 작년 하반기 공급량인19만 여 가구보다 훨씬 많은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물량까지 포함하면 분양시장에서 ‘청약자 모시기’는 한층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외부환경도 어둡긴 마찬가지. 무엇보다 작년 이후 전 경제분야에 짙게 드리운 경기 불황이 최대 난제. 2년 여 동안 계속되고 있는 내수 경기 침체현상은 올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3/4분기 들어 내수경기가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큰 회복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간 호황을 누리던 수출경기도 서서히 하강하고 있어 전반적인 경제성장률 역시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올 하반기와 내년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어두운 상황이다. 종목에 따른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변화 추이를 짚어보자
아파트시장 - 흐림 내집마련, 11월 노려볼 만
올 하반기 기존 아파트 시장은 약세 현상이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날 전망이다. 하지만 실수요자 위주 시장으로 재편될 것인 만큼 폭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 또 매월 판매량을 갱신하고 있는 모기지론으로 인해 가을 이사철 등 성수기 때는 반짝 장세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택거래 신고제 확대 지정 여부는 아파트 시장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 자료에 따르면4월 26일 주택거래신고제가 실시된 이후 강남, 송파, 분당 등 주택거래신고 지역은 지정 전보다 주택거래 건수가 64.2% 감소한 상황이다. 따라서 신고제 실시가 거론되는 지역은 쏟아져 나오는 급매물로 인해 매매가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기 일수록 집값 강세를 이끌던 중소형 아파트는 완연한 약세로 돌아설 전망. 25평형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탄탄한 실수요층을 바탕으로 아파트값을 주도했지만 최근의 공급과잉 현상과 매매가 상승률 부진 등 투자 메리트를 잃게 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에도 경기도 지역과 신도시 15평 이하 아파트들은 각각 1.32%와 2.26% 떨어져 전체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 시장은 그간 보였던 높은 매매가 상승률과 상대적으로 소형평형에 비해 공급이 많이 늘지 않은데 따른 두터운 실수요층으로 인해 강보합세를 띨 전망이다. 특히 대단지 중대형평형 아파트의 주 공급처였던 강남지역 재건축사업이 사실상 중단 상태에 이른 만큼 기존 중대형평형 아파트의 기세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다면 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내집마련에 나설 시기는 언제일까? 가을철 이사 성수기가 끝나는 11월은 전통적인 비수기. 부동산 시장이 초강세를 보이던 지난 2001년과 2002년에도 11월 당시 집값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4월 이후 나타나 고 있는 아파트값 약세 현상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가 11월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11월은 내집마련 수요자들이 나서 볼 만한 최적의 시기로 지적된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리서치센터 실장은 “최근 5년간 월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1년 중 11월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반기에 급매물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11월이 가장 적기”라고 조언했다.
분양시장 - 갬지역별 양극화 현상 첨예 예상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역시 침체국면은 여전하겠지만 기존 아파트시장에 비해서는 다소 나을 전망이다. 6차 동시분양에 선보인 잠실주공 3단지를 비롯해, 도곡주공2차, 잠실주공2단지, 잠실시영, 강동시영 등 청약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저밀도 재건축 일반분양이 하반기에도 다수 포진하고 있기 때문.
또 수도권 시장도 동탄 1, 2단계 분양 등 유망 택지지구 물량이 공급되며, 행정수도 이전후보지 인근 공주, 천안 등에도 실수요자들이 눈 여겨 볼만 한 인기 브랜드 대단지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라 청약경쟁률은 상반기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역과 브랜드에 따른 청약 양극화 현상은 한층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약세를 맞아 투자수요가 ‘확실히 돈이 될 만한 곳’만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 또 실수요자들의 경우도 투자가치가 적은데도 분양가만 비싼 아파트를 외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매일 3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 20대 1 이상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대했던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의 경우 2개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모두 2순위에 가서야 물량을 털어낼 수 있었던 것이 단적인 예다.
분양가 원가연동제 실시도 분양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연동제가 실시되면 전용 25.7평 이하 물량의 경우 현재보다 10~20% 가량 분양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따라서 수도권 지역 청약자의 경우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기다려보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분양권 시장은 입주를 앞두고 가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도권의 비 인기지역 분양권은 지난해 10.29 대책 이후 거의 매매가가 오르지 않은 상태. 이 같은 분양권 매매가 약세현상은 중도금 납부 압력이 거세지는 입주가 임박한 분양권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재건축 - 비
투자가치 ‘붕괴’ 실수요시장 재편
재건축 시장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조합설립인가 후 지분 매매금지,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등 기존 9.5조치에다 임대아파트 건립을 골자로 한 개발이익환수제도가 실시되면 일부 단지의 경우 수익성은 커녕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까지 악화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재건축은 투자가치가 사실상 ‘붕괴’됐다는 견해도 흘러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요자들도 실수요를 겸하는 투자에 임할 것이 요구된다. 다만 현재의 재건축 규제책과 개발이익환수제 등이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으며 건설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장기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이에 5년 정도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올 하반기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틈타 매입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또 재건축 수익성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지적되는 개발이익환수제가 내년 2월부터 도입될 것임에 따라 일반분양이 얼마 남지 않은 막바지 재건축 단지는 투자자들의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만큼 재건축은 이제부터 실수요 위주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재개발 - 맑음
재건축 대체 투자수요 이동, 지분가 비싸 주의해야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재개발은 올 하반기 시장의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서울시가 올 10월 경 3차 뉴타운 후보지 선정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뉴타운 인근 재개발구역의 지분 가격은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재건축이 투자 메리트를 상실한 만큼 투자자금이 재개발로 대거 이동할 조짐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재개발의 경우 강남권은 아니지만 인기브랜드 대단지 아파트인 경우가 많고 투자 비용도 강남권 재건축보다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의 경우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도 다수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재개발 지분의 매매가가 최근 2~3년 새 대폭 상승했다는 것은 투자 시 주의해야 할 부분.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강북지역 지분가격이 인기가 높은 마포, 성동 등 한강변 재개발 지분가격과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주변시세와 향후 발전가능성을 조율한 투자전략이 요구된 다.
주상복합ㆍ오피스텔 - 비
유망단지만 주목, 오피스텔 ‘투자 경보’
주상복합은 전매가 금지되고 20가구 이상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시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일반 아파트분양시장보다 청약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견업체가 공급하는 소규모 주상복합 분양물량은 낮은 투자가치로 인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최근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 등 전매가 자유로운 인기 분양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나고 있어 고급 주상복합의 경우는 여전히 두터운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하반기에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용산동5가 삼성,현대, 사직1구역 풍림, LG 여의도 한성아파트 재건축 등 유망 분양물건의 경우 스타시티에 버금가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심권의 경우 주상복합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문화로 자리잡은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입주한 광화문 ‘경희궁의아침’과 ‘삼성파크팰리스’ 등은 입주를 기점으로 매매가가 크게 뛰어올라 웬만한 강남권 주상복합 가격인 평당 1,500만 원을 넘어서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은 정부의 규제책이 집중된 만큼 ‘고사(枯死)상황’에 놓였다. 업무공간 70% 비율확대 및 온돌설치 금지 등 주거기능을 대폭 제한한데다 임대사업 등록자라도 주거용으로 임대할 경우 부가세 환급이 중단되는 등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거듭된 강경 방침으로 업체들의 사업포기가 줄 이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주거용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도 최근 아파트 임대수익률 악화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오피스텔 투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상복합, 오피스텔 전문 시행사인 참좋은건설 관계자는 “공급이 많아져 임대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분양 당시 시행사 측이 제시하는 확정수익률, 임대보장제 등 특약사항도 꼼꼼히 챙겨 청약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토지 - 맑음
아파트대체 수요 몰려, 농지 등 저가 상품 인기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침체국면에 접어든 반면 대체 투자처로 꼽히는 토지시장은 강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규제책도 대부분 서민생활과 관계된 주거용 부동산에 집중돼 충청권 일대 행정수도 이전지를 제외하고는 투자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도 강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화성, 용인, 파주, 평택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활발한 수도권 지역이나 행정수도 이전후보지 주변인 연기군, 그리고 행정수도 후보지에서 탈락한 충북 오송, 오창지구가 유망 토지 투자처로 꼽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제한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관리지역 토지나 자연녹지지역의 토지 거래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발빠른 투자자들은 선점효과도 노려볼 만 하다.
이 같은 시장상황에 따라 하반기 지가도 상승 전망이 유력한 상황. 최근 한국 토지공사 지가센터는 ‘하반기 토지시장 전망’에서 하반기 지가가 1~2%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용도별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예정. 우선 정부의 규제책이 집중되고 있는 주거, 상업용지의 경우 보합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근 들어 도시에 집중된 자본을 농촌으로 유도하려는 정부정책이 가시화된 만큼 거래 규제와 개발 제한이 대폭 완화될 추세인 임야, 농지의 경우 상반기의 높은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상가 - 흐림
내수경기 활성화여부가 관건, 단지 내 상가 노릴 만
부동산 상품 중 경기에 가장 민감한 상가시장은 하반기 내수 경기 침체에 따라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도심, 강남권의 주요 업무지역 테마상가나 주상복합 내 상가의 경우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 특히 도심권 내 테마상가 및 주상복합 상가는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던 2002년 당시 공급된 물량이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라 공급물량이 풍부한 상황이다.
게다가 내년 실시되는 상가 후분양제를 피하려는 업체들의 ‘밀어내기’ 분양에 따라 올 하반기 상가 공급물량은 상반기 2만 7,000여 구좌와 유사한 규모의 물량을 쏟아낼 예정. 이에 따라 도심권 테마, 복합 상가는 본격적인 공급과잉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영업권이 보장되는 수도권 비택지지구 대단지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는 고정적인 수입을 노리는 노후 임대수익 생활자들의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이동훈기자 / inkeiser@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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