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의 업종제한을 둘러싼 분쟁의 해결방법
[부동산뱅크 2006/03/16 - 조회:6,330]
상가를 분양받는 경우에는 아파트 단지상가를 비롯하여 테마상가와 복합쇼핑몰 등 상가의 종류와 규모 및 위치도 중요하지만 업종에 대해 일정한 보장이 되고 있는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특히 등기 분양이나 임대분양을 통하여 실제로 상가를 운영함에 있어서는 업종이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상가에는 1개의 건물에 다수의 상인이 존재하게 되고 상행위의 속성상 상인들 간의 경쟁이 수반되는 것이므로 상인들 간에 많은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상인들 간의 법적 분쟁 중의 하나가 바로 업종제한의 문제이다.
업종제한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지정업종과 권장업종으로 나뉘어 지는데, 지정업종은 분양된 점포의 용도가 분양 당시의 용도로 제한되어 업종변경이 엄격히 제한되나 권장업종은 지정업종에 비하여 그 제한의 정도가 약하여 분양 당시의 업종을 원칙으로 하되 상가관리규약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거나 입점 상인들의 동의를 얻으면 타 업종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가의 업종제한은 상가 분양계약서에 "지정업종은 회사가 지정한 업종으로 영업을 하여야 하며, 권장업종은 지정업종 및 기타 업종과 중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여 영업하고자 할 경우에는 입점 전에는 분양회사의 사전승인을, 입점 후에는 상가자치관리위원회의 사전승인을 받아야한다"고 기재하는 것이 보통이며, 입점 후 구성되는 상가번영회 등의 규약에서도 "상가번영회의 사전승인이 없이는 지정된 용도와 업종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업종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처럼 분양계약이나 상가관리규약을 통하여 업종을 제한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하여 우리 법원은 상가의 경우에 업종을 제한하는 것은 상가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상가 내 점포를 분양받아 영업하는 상인들의 공동이익을 증진하며 상가의 원활한 기능을 유지한다는 합리적인 목적을 상인들이 상가의 점포에 입점한 후에도 계속하여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그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 지정업종이나 권장업종으로 분양을 받은 상인이나 그 임차인이 지정된 업종에 불구하고 업종의 제한규정이나 상가관리규약을 위반하여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여 상가를 운영하는 경우에 법적인 분쟁의 해결방법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첫 번째 사례는 권장업종의 제한을 위반한 경우이다. 즉, 갑돌이는 의료시설 중 권장업종이 ‘약국’으로 정하여진 101호 상가를 분양 받아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데, 의료시설 중 권장업종이 ‘의원’으로 정하여진 201호 상가를 분양 받은 갑순이로부터 이를 매수한 을순이가 갑돌이의 동의도 없이 ‘의원’이 아닌 ‘약국’을 개설하기 위하여 내부 시설공사를 하고 있는 사례이다. 이 경우에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할 처지에 있는 갑돌이로서는 분양계약에서 정한 업종의 제한을 위반하여 동종업종인 약국을 개설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을순이를 상대로 그 점포에서 약국의 개설과 약국의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약국 영업 금지를 청구할 권리가 있고 을순이는 권장업종에 위반되는 약국의 영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두 번째 사례는 분양회사가 지정업종과 층별로 중복되지 아니하는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한 이후에 임의로 지정업종과 중복되는 업종변경을 하여 준 경우이다. 즉, 에이분양회사가 1층부터 5층까지 상가를 분양하면서 층별로 업종이 중복되지 않도록 지정하여 분양을 한 이후에 분양회사의 이익과 필요에 따라 임의로 5층의 지정업종이었던 잡화 및 액세서리를 1,2층에서도 임대할 수 있도록 하고 당초 1,2층 지정업종이었던 의류는 3,4층에서도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층별 지정업종에 따라 층별로 중복되지 아니하는 업종의 영업권을 믿고 상가를 분양 받은 이후에 분양회사의 층별 업종변경 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게 되는 수분양자로서는 에이분양회사에 대하여 그러한 업종의 제한에 위반되는 업종의 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권리가 있고, 이미 권리가 침해당한 경우에는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을 반환하여 줄 것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세 번째 사례는 지정업종으로 영업하는 수분양자가 업종의 제한을 위반한 다른 수분양자의 동종영업에 대하여 승낙을 한 경우이다. 즉, 홍갑동은 아파트 단지상가 중 업종이 ‘제과점’으로 지정된 105호 상가를 분양받아 운영하고 있었는데, 업종이 ‘숙녀화 영업점’으로 지정된 205호를 분양받은 김갑동이 제과점 영업을 준비하자 홍갑동이 김갑동에게 제과점 영업금지를 요구하다 1000만원을 받고 제과점 영업을 승낙한 이후 김을동이 205호를 매수하여 제과점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홍갑동은 이미 자신과 동종업종은 제과점 영업을 승낙한 바 있으므로 그 제과점 운영자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김을동에게 영업금지를 청구할 수 없게 된다.
네 번째 사례는 업종에는 위반되지 아니하나 품목이 중복되는 경우이다. 즉, 박슈퍼는 ‘슈퍼마켓’으로 지정된 110호 상가를 분양 받아 운영 중인데 ‘부식가게’의 용도로 지정된 202호를 분양받은 최부식이 곡물 및 부식을 주로 취급하면서 박슈퍼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일부 중복하여 판매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그 매장의 크기나 판매방식, 품목이 중복된 정도 등에 비추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업종 제한의 위반으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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