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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분석] 문정동 로데오 상권

[부동산뱅크 2006/02/11 - 조회:11,864]

‘나이키 전국 매출 1위는 어디?’

작은 규모와 달리 파워풀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문정동 로데오 거리에 답이 숨어있다. 8,000여 가구에 이르는 배후단지와 8호선 문정역 역세권을 발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문정동 로데오 상권을 알아본다.



재고상품 처리 위한 할인매장상권 첫 선

풍부한 인구, 역세권 무기로 급속히 성장



서울 외곽, 한적한 주택가에 불과했던 문정동. 지난해까지도 올림픽훼밀리 아파트로 떠들썩했을 만큼 주거지로써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가운데 숨은 진주 ‘문정동 로데오 상권’이 있다.



<문정동 로데오거리 입구>



문정동 로데오 상권은 우리나라 최초로 상설할인매장이 들어선 곳이다. 지난 1990년대 초만 해도 이 상권은 재고상품으로 인한 이미지 손실을 우려한 몇 개의 업체들이 모인 상가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의 할인 행사가 아닌 상시 재고상품을 처리할 수 있는 정규매장을 만드는 게 효율적인 것이라는 기업들의 판단 하에 하나 둘 매장이 늘어나며 본격적인 상권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1990대 후반, 200여 개가 넘는 의류매장들이 앞다퉈 들어서며 패션상권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와중에 발생한 외환위기는 문정동 로데오 상권을 명실상부한 알짜배기 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조한다. 건실한 업체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그 어느 해보다 상품 확보가 용이했던 데다 백화점보다 할인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도 부쩍 늘어났기 때문.







국내 수요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당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명동, 동대문상권에 관광객을 대부분 뺏긴 상태지만 당시만 해도 자체적으로 쇼핑관광특화지역으로 설정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정동 상권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풍부한 배후단지에 있다. 상권 형성 이전부터 자리를 자리잡고 있던 문정동 올림픽훼밀리(4,494가구), 현대1차(514가구), 가락동 한신(256가구), 우성(838가구) 아파트와 그 외 단독, 빌라 등에 살고 있는 인구만도 2만 5,000여 명 이상. 왕복 4차선 도로를 마주하고 뻗어 있는 약 500m 가량의 작은 상권 내 이 정도의 상주인구는 상권 성장의 보증수표가 됐던 셈이다.



여기에 1996년 8호선 문정역 개통은 외부 인구를 유입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뱅크코리아공인 윤영진 대표는 “이미 도심, 강북, 강남권 등 서울 각지에서 진입할 수 있는 충분한 버스 노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지하철이 개통함으로써 경기지역 인구까지 흡수할 수 있는 거대상권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상가 ‘넓게 더 넓게’ 확장 열풍

점포 수 부족으로 매물 찾을 수 없어



재고 처리 매장이라는 설움을 극복하며 쌓은 내공일까? 문정동 로데오 상권의 가장 큰 특징은 입지별로 권리금, 임대료 등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만 되더라도 위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이곳의 경우 어느 상가나 가격이 비슷한 선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







장원공인 이기택 대표는 “매장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장사가 잘 되기도 하겠지만, 재고품을 파는 문정동 상권의 특성 상 미리 봐둔 특정 브랜드 매장을 바로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입지와 매출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매장 별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의류업체의 노력은 눈물겹다. 군 제대 후 3년 만에 문정동 로데오 거리를 찾았다는 이영우씨는 “전에는 한 층이 여러 개의 매장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오랜만에 찾으니 매장이 전체적으로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원공인 이 대표는 “상권이 유명해지다 보 니 매장 본사에서 큼직하게 매장을 운영해 깔끔한 이미지를 심으려 한다”며 “작게 쪼개져 있던 점포들 대부분이 옆 상가와 합쳐 넓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오다노, 빈폴 매장 등은 3~4층에 이르는 건물 한 동을 모두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톡톡히 광고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하지만 점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문정동 내 절대적인 점포 수는 줄어들었다. 여러 개의 점포가 하나의 매장으로 리모델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장사가 잘돼 1억 원이 넘는 월 매출을 기록하는 매장이 있는 한편 최근 젊은층들이 새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싸더라도 재고품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럼에도 매물이 없는 것은 매장 확장으로 인해 절대적인 점포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매물이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임대보다 상가를 사거나 직접 지어서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점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임대인과의 합의가 필요한데다 옆 매장이 나가야만 할 수 있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상가를 직접 사거나 신축하는 방안이 떠오르는 것이다.



거래가 많지 않은 탓에 알려진 시세는 없지만 현재의 상권 현황, 문정지구·장지지구 개발 등으로 인한 발전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점포별로 권리금은 평당 2,000만 원, 매입을 하기 위해서는 평당 5,000만 원 가량 할 것이라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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