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정부대책 후 재건축 매매가 3번 떨어져
[부동산뱅크 2006/02/10 - 조회:5,372]
8.31부동산 후속대책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재건축 시장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정부는 재건축과 관련해 6번의 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책만 봐도 ▲재건축 후분양제(2003년 5.23대책) ▲소형평형의무비율 강화(2003년 9.5대책) ▲개발이익환수제(2003년 10.29대책) ▲기반시설부담금제(2005년 5.4대책) ▲입주권 양도세 부과(2005년 8.31대책) 등이다. 8.31부동산 후속대책으로 윤곽이 드러난 이번 규제책은 개발부담금부과, 도시별 총량제,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 등 4가지 사안으로 요약된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후 재건축규제 정책을 전후한 재건축아파트값 시장 동향을 살펴본다.
2003년 ‘9.5대책, 10.29대책 약발 잘 받아’
송파, 강동구 정책발표 가장 민감
2003년 3월 말 강동구 고덕주공1단지 안전진단 통과를 신호탄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잠잠하던 재건축 단지들이 가격 반등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후 강남지역 초기 재건축단지들이 동반 상승하면서 두 달 만에 서울지역 재건축단지들이 12.4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23 주택시장안정대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이 대책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공정률 80%를 넘어야 분양할 수 있도록 하는 후분양제를 도입했다. ‘5.23대책’ 발표 한달 후 서울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률은 5.53%에서 1.31%로 시장에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강동구와 송파구가 각각 8.62%에서 2.95%, 5,46%에서 0.48%로 상승하는데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극약 처방이었다.
‘5.23대책’발표와 시행으로 잠복상태에 들어갔던 아파트 값은 7월말을 기점으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8월에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전역의 재건축 단지들이 한 달 세에 평당 100만 원씩 오르자 정부는 ‘9.5재건축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에 내에서 재건축시 소형평형의무비율을 60%로 늘리고, 조합설립인가 후 조합원의 지위 양도를 금지시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9.5재건축시장 안정대책’ 발표 한달 이후 재건축단지의 상승률은 6.85%에서 0.64%로 낮추는 성과를 이뤘다. 주로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8.82%에서 0.51%로 상승률이 둔화된 반면 광진, 용산, 성동구 등의 강북권 단지들은 상승률이 1%가량 오르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집값상승이 강남권 밖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정부에서는 세제, 금융, 공급 등 동원 가능한 대책을 총망라한 ‘10.29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 중 재건축단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규제는 개발이익환수제로 이 제도는 사업시행인가일을 기준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10~25%를 임대아파트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10.29부동산 대책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 붙으면서 서울재건축 변동률(-5.47%)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 -5.46%, 강동 -5.44%, 서초 -3.73%, 송파 -7.72% 등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005년 ‘2.17대책’ 집값 잡기 역부족
'8.31대책' 약발 7주
‘10.29부동산종합대책’의 약발로 숨죽이고 있던 집값은 2005년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잠원 한신5차, 압구정 현대 등 한강변 중층재건축 단지에 대해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면서 10.29이후 주춤하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9.93% 뛰어올랐다.
그러자 정부는 개발이익환수법안 시행, 초고층 재건축 불허 등의 내용을 담은 ‘2.17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는다. 이 대책이 발표된 한 달 후 서울 재건축 단지는 3.10%의 상승률을 보여 집값상승을 둔화시켰지만 ‘5.23대책’(4.22%), ‘9.5대책’(6.21%) 등에 비해 정책발표 한달 전후의 변동률 차이가 3.47%를 보여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가장 약발 안받은 대책 중에 하나다.
판교의 영향으로 강남, 분당, 용인 등의 집값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조세와 관련된 ‘5.4부동산 안정화’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은 택지개발이나 도시개발, 재건축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 도입한 기반시설부담금을 새롭게 정비, 내년 법제화를 거쳐 2007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책발표 한달 후 서울 재건축 단지는 2003년에 발표한 ‘10.29대책’ 이후 처음으로 -3.2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는 평당 487만 원이 떨어지는 -13.85%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재건축 단지 가격 하락을 이끌 었다.
반면,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의 가격상승과 강남 강동구 등의 재건축 단지들은 10.42%, 12.09%라는 상승률을 보이자 정부는 석달 남짓한 준비기간을 거쳐 ‘8.31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10.29 부동산 대책과 맞먹는 급으로 복합적인 부분에 칼을 댔다. 이중 재건축단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내용은 기반시설부담금제, 개발부담금제, 재건축 입주권을 주택 간주 등이다.
8.31대책발표 이후 강남(-6.38%), 강동(-4.92%), 서초(-1.43%), 송파(-6.46%) 등이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서울 재건축 단지는 -4.51%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평당 115만 원이 하락했다.
그러나 여야의 의견조율 등으로 입법과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책발표 7주 만에 이전 가격인 평당 2,519만 원을 회복했다. 또 새해 들어서는 강남(4.25%), 강동(4.06%), 서초(2.92%), 송파(4.06%)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서울시 재건축 아파트값이 평당 1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강남 재건축발 집값 불안 양상이 재연되는 조짐이 보이자 당초 2월 말로 예정된 ‘8.31후속대책’을 앞당겨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번 대책발표 직후 강동(-0.05%), 송파(-0.24%) 등의 지역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면서 과거 대책발표 직후의 시장상황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그러나 이번대책은 재건축 40년 연한강화, 안전진단 승인강화 등 재건축 제도를 실체적, 절차적 측면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재검토하는 ‘양약처방’이 아닌 ‘한방처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새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강남지역에 대한 진입수요가 여전하고 재건축 외에 강남에 추가 공급될 아파트가 없는 점에서 추가적인 공급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가격 불안요인은 해소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뱅크 이정민 기자 leejm@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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