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경매시장 전망
[부동산뱅크 2006/01/12 - 조회:9,899]
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 5계 입찰법정.
송파구 마천동에 있는 금호 아파트 31평형이 2억 2400만원에 경매 나왔다.
금호아파트는 2006년 첫 경매라는 상징성과 송파 신도시 후광이 기대되는 물건에다가 덤으로 쓸 만한 물건이 모두 취하(잠실 우성 아파트), 변경(가락 시영 아파트 등)되어 홀로 고분 분투하였다.
예상대로 이날 낙찰된 30건의 물건 중 최고 경쟁률과 최고 낙찰가율이라는 2관왕을 거머쥐었다.
17명이 경합을 벌여 최초감정가 2억 8000만원의 112.4 %인 3억 1480만원에 낙찰됐다.
2006년 첫 경매가 지난 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외 전국 15개 법원에서 일제히 열렸다.
올 한해 법원경매 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상징성 때문인지 투자자의 높은 관심 속에 경매 절차가 진행됐다.
2일 서울동부지방법원 5계에서는 67건이 입찰에 부쳐져 그 중 30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이 44.8 %로 약 2건 중 한 건이 낙찰됐다. 경매시장에서 40 %대의 낙찰률은 ‘묻지마 경매’를 일컬을 정도의 뜨거운 열기다.(적정 낙찰률은 25 ～ 30 % 대임)
모두 139명이 입찰에 참여해 평균 입찰경쟁률은 4.6명이었다. 참여자만 놓고 보면 지난해(2.0명)에 비해 배 이상이 늘어났다.
2006년 경매시장 전망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만큼 예측이 힘들다.
그 어느 해 보다 호재와 악재의 변수가 뒤섞여 가름이 힘들뿐 아니라 그 변수들의 변화무쌍함에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호재로는 8·31 후속입법의 통과와 1가구 2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만료,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과 증시 활황 등을 들 수 있다.
악재로는 판교 분양(3월과 8월)과 지방선거(5월) 등을 들 수 있는데 가장 큰 악재로는 경기가 오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돌입한다는 점이다.
공인중개사의 입찰대리(1월 30일부터 시행)는 경매대중화의 두 번째 획(첫번째는 2002년 7월의 민사집행법 시행)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나 단기적으로는 과잉 경쟁에 따른 부(負)의 효과가 예상된다.
2006년은 양극화·차별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철저하게 돈 되는 물건과 각종 규제에 대한 반상이익이 기대되는 물건에는 투자자 쏠림이 예상되나 그렇지 못한 물건은 투자자의 외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타운이나 재개발 등 개발재료를 안고 있어 중·장기적 가격 상승이 예정된 물건에는 투자자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행정중심복합도시나 혁신도시 주변지역 등 토지 시장에도 투자자의 발걸음이 잦아 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는 경매 대중화의 진전에 따라 투자용으로서의 기능을 갈수록 상실하고 실거주용으로서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판교 분양 등 재료를 등에 업고 일부 지역(분당·용인·강남 등)에서는 가격 급등 가능성도 있으나 파괴력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지방법원 경매에서 2006년 경매시장 기상도를 일별 할 수 있는 몇 가지 점이 눈에 띄었다.
첫째는 진행 물건 수의 변화다.
지난해는 모두 102건이 입찰에 부쳐졌으나 올해는 67건이 진행돼 35.6 %나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경기 저점 통과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일부 착시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매 신청 건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추세는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입찰참가자의 증가와 낙찰가의 하락이다.
아마도 연초 경매시장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될 것 같다.
이 날 입찰법정은 견학자 등을 포함하면 모두 200여명에 이르는 참가자가 법정을 가득 메웠다.
우량 물건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참가자가 많았다는 것은 2006년 경매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의 반영이라고 하겠다.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2006년. 그 대안으로서 경매시장이 부각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낙찰가의 하향 안정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사람이 몰리면 몰릴수록 낙찰가가 치솟는 것은 자연의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 낙찰가가 바닥을 긴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 부재를 반영한 것이라.
그 어느 누구도 선 듯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였다. 이는 8·31 부동산 안정대책의 후속입법이 원안대로 통과 된지 채 3일밖에 안 돼 아직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아서 일수도 있으나 올해의 안개국면을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2일 경매 결과를 토대로 2006년 경매시장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발 재료를 안고있는 물건은 종목불문, 지역불문 경합이 예상된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있는 3층 주택이 1억 110만원에 입찰에 부쳐졌다.
1회 유찰 된 물건으로 6명이 경합을 벌여 1억 2360만원에 낙찰돼 97.7 %에 낙찰됐다.
이처 럼 낙찰가가 치솟은 이유는 전세보증금만으로 투자금액을 거의 회수하여 내 돈 한 푼 안들이고 20평 대지의 소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덤으로 재개발의 미래 수익을 독점할 수 있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가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둘째, 토지의 경우 인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 토지시장이 겹 규제로 상당기간 고전이 예상돼 그 대체재 역할을 일정부분 경매시장이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 과거처럼 지역불문, 가격불문 등 ‘묻지마 낙찰’은 꼬리를 내리고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재료지역 중심의 선별적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투기수요가 봉쇄돼 실수요자와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최고의 투자환경이 조성 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근린생활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자의 기대수요에 부응하는 물건이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관건인데 다행히 지난해 4사분기 이후 우량 물건의 숨통이 일부 트였다는 점은 다행 중 다행이다.
그밖에 분기별로 접근하면
1사분기는 관망세속에 실수요자 주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내 집 마련이나 평형대를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은 적극적으로 노려 볼 필요가 있다.
2사분기는 판교분양, 지방선거 등의 재료에 힘입어 과열이 예상된다. 한 동안 몸을 낮추고 시장의 추이를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 일거에 주도권을 쥐는 시기다.
3사분기는 단기 반등에 대한 조정기가 예상된다.
4사분기는 8·31후속 대책의 원할한 추진, 경기회복 속도 여부 등에 따라 실수요자가 다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앞 가름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내일을 얘기하는 것이 주제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개속일수록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경매의 제1전제는 ‘시세보다 싸게 사기’라는 점을 2006년에는 꼭 잊어 먹지 말자?
어쩌면 이런 생각이 다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
왜? 우리 투자자들은 이미 다 고수(?)의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에.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