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망록]용인죽전 상가, 값은 뛰는데 임대료가 떨어져?
[부동산뱅크 2005/11/29 - 조회:15,892]
경기 남부권 노른자위 택지로 꼽히는 용인 죽전지구 근린상가 점포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는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용인 죽전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죽전~구미간 길싸움 해결과 단국대 용인캠퍼스 이전이 맞물리면서 이지역 근린상가 점포시세가 크게 뛰어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전 건영~현대3차~죽전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변 중심상권 1층(10평기준) 점포 평당가가 최근 한달새 일제히 200만~400만 원 가량 뛰어오르면서 평당 호가가 3,000만 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인근 B급 상권 1층 11평짜리와 8평짜리 점포도 각각 2억7,000만 원과 2억2,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공급 당시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이 채 되지 않은 점을 감안 하면 대략 5,000만~8,000만 원 가량 웃돈이 붙은 셈이다.
반면 점포 임대료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300만 원까지 치솟았던 지상 1층 10평짜리 상가 월 임대료가 200만 원까지 주저 앉았다. 중심상권 목 좋은 곳에서 간신히 매달 25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정도다. 이는 최근 잇따른 상가공급으로 건물수가 120여개까지 불어나면서 극심한 공실률에 시달린데 따른 것이다. 음식점 위주의 단순한 상권 형성도 임대료 하락을 거들었다
지난해 여름만해도 이지역 지상 1층 10평짜리 근린상가 보증금이 5,000만 원, 월 임대료가 평당 250만~300만 원선까지 올라 있었다. 권리금처럼 주고 받는 바닥피도 3,000만 원을 호가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죽전~구민간 길싸움 해결을 호재로 상가공급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바닥 권리금도 사라졌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월 임대료를 낮춰 달라는 기존 상가 세입자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임대료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신규 택지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택지지구 내 아파트 입주가 막 시작할 시기에는 상가 점포도 물건이 귀해 높은 임대료에도 세입자들이 들어오지만 한 두해가 지나면 상가 공급이 봇물을 이루면서 임대료가 하락한다. 그러다가 입주 5년차가 지나 택지지구가 제 모습을 갖춰 자리를 잡을 즈음엔 다시 임대료가 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분당 신도시 최고 상권으로 꼽히는 서현역 상권도 공실이 해소되는데만 5년이 걸렸다. 임대료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그로부터 2~3년이 지나서였다.
이런 사정을 알기나 하듯 상가 점포주들은 임대료를 낮춰 달라는 세입자 요구에 아랑곳하지 않고 배짱을 튕기는 모습이다. 음식점 위주의 단순한 상권이지만 입주가 거의 마무리된 탓에 세입자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점포주들의 기대가 맞아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분당신도시 서현 상권을 그대로 죽전지구에 적용하면 2010년은 돼야 상가에 세입자들이 차고, 임대료도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곧 있으면 죽전역 주변에 신세계를 비롯한 이마트 등의 대형 상권이 자리잡을 계획이다. 단대 용인캠퍼스 이전 호재도 당장 상권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힘에 부치는 느낌이다.
따라서 향후 수년간 임대료를 올려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가 공실이 해소되기 전까지 분당신도시 상권과 맞먹는 점포 시세도 거품이라고 봐야 옳다. 개발호재에 따른 기대심리와 공급과잉이라는 두 판의 충돌로 시세는 오르고, 임대료는 하락하는 기형적인 시장이 만들어진 죽전상가는 지금 ‘틈새’라기보다는 ‘상투’에 가까운 셈이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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