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대책 이후의 경매시장
[부동산뱅크 2005/10/24 - 조회:7,614]
10월 2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 7계 입찰법정.
이 날 84건의 진행 물건 중 주인을 찾은 물건은 24건 뿐으로 낙찰률은 28.6 %에 불과했다. 입찰참가자도 87명에 불과해 한 달 전(9월 28일) 노량진 뉴타운 후보지 한 물건에 97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정도였다.
강남구 도곡동 대림 아크로빌 54평형은 10억원에서 8억원 대로 미끄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만이 참여하는 등 세 건 가운데 한 건은 단독 응찰 물건이었다.
8․.1 부동산대책의 여파가 경매시장에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9월은 시장 분위기와 추이를 관망하던 탐색기였다면 대책 발표 후 한 달여가 지나면서 8․31 대책의 여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하강기로 접어들었을 때 경매시장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인 ‘선 참여자 감소 후 낙찰가율 하락’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9월은 입찰 참가자만 줄었을 뿐 낙찰가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10월 들어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지지옥션의 발표에 의하면 올 들어 100 %를 넘겼던 강남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10월 들어서는 100 % 이하로 떨어졌다. 강남구는 지난 9월 103.1 %에서 10월에는 77.9 %로 무려 25 %포인트나 추락했고 송파구는 68.8 %에 그쳤다.
경매시장의 3대 건전성 지수인 입찰경쟁률과 낙찰가율, 낙찰률이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3저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침체기의 전형적 현상인 ‘트리플 크라운’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요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서울지역에서는 주도주가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로 넘어갔으며 이전처럼 수 십명이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다만 예상외의 현상이라면 토지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8․31대책 초만 하더라도 반사이익이 기대돼 투자자 몰림 현상이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로 차분하다는 점이다.지난 12일 고양지원에서 진행된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논’ 355평에는 단 1명만이 참여해 최저가보다 50만원 많은 6,510만원에 낙찰됐다.
이유는 부동산 시장 자체가 소강상태에 빠지다보니 아무래도 환금성의 제약을 받는 토지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탐색기가 좀 더 길어진다는 점과 더불어 투자자들을 흡입할 만한 우량 물건의 공급이 더딘 것도 한 원인으로 보여진다.
실제 8․31 대책의 후속 작업이 진행된 것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역시 이번 정기국회에서 후속 법안들이 얼마나 원안에 가깝게 통과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 목적인 경우에는 입법과정과 행보를 같이 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확신이 선다면 선제 투자에 나서 ‘길목’ 투자의 잇점을 누려도 되지만 현재의 시황은 올 상반기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굳이 ‘돈키호테’가 될 필요는 없다. 불 필요한 자만과 모험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은 찬 바람과 함께 서서히 움직일 필요가 있다. 어차피 선택의 기로에 섰다면 ‘햄릿’이 될 필요는 없다. 단, 경매의 제 1전제가 ‘낙찰받기’가 아니라 ‘시세차익’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향 후 추가 하락시에도 충격을 흡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바닥 근접론에 따라 또 다시 고가 낙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해 슬며시 머리를 내미는 사례가 있으나 준엄한 ‘시장의 복수’가 기다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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