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과 부동산간 함수관계
[부동산뱅크 2005/10/20 - 조회:8,337]
한국은행은 2002년 5월(4.25%)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4번에 걸쳐 콜금리를 1%포인트나 내렸다. 하지만 경기회복 효과는 미미하고 단기부동자금 확산과 부동산투기 심화 등 저금리 부작용이 경제전반에 나타났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로 인해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98조 6392억원으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62%를 넘는 185조 8780억원에 이른다. 가계부채 누적과 부동산으로의 편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금리인상은 불가피해보였다. 또한 2001년 여름 이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 9월 3.75%로 인상함에 따라 금리상승의 기대감은 높아졌다.
11일 오전, 한국은행은 콜금리목표를 0.25%p 인상한 3.50%로 발표하였다. 이번 콜금리인상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집값 불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던 저금리기조에 종지부를 찍고, 금리상승 궤도(turning point)에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 즉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수출세과 견실하게 회복세를 나타내는 민간소비 등 실물경기가 회복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의 폭은 적다할 지라도 저금리 기조를 벗어나 금리인상을 하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콜금리인상도 예상되어진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나라의 적정 단기금리 수준이 4.0～4.5% 범위로 생각되며 앞으로 6～8개월 안에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치를 점진적으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콜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가.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콜금리가 인상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도 연동되어 금리가 오른다. 즉 부동산시장측면에서 콜금리 인상은 시중금리와 금융권 담보대출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환에 대한 이자부담을 주게 되고 부동산매물이 쌓이면서 부동산가격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이미 9월 중순경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시장금리가 소폭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고채와 회사채 등 시중금리 상승으로 최근 두 달 동안 0.1~0.2% 포인트 가량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올랐다. 이번 콜금리 인상분은 아직 미반영되어 추가적인 주택담보대출금리상승이 예상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자. 83년부터 거품경제 조짐을 보인 일본은 85년 플라자 합의이후 엔고로 인한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5%였던 금리를 87년에는 2.5%로 인하하였다. 넘치는 돈들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렸고 결국 80년대 중후반 양도세 인상과 토지거래감시책 등 여러 정책을 활용했지만 이미 부동산거품은 부풀대로 부푼 상태였다. 90년 8월, 6%까지 인상된 금리로 일본의 부동산가격은 붕괴하기 시작하였고 그 이듬해부터 부동산가격과 주가폭락, 금융회사 및 개인파산자들이 늘어났다. 91년 이후 10년 사이 주택지는 최고 60%, 상업지는 80%가 폭락한 것이다. 금리인상의 적절한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주는 외국의 사례이다.
금리가 0.4%p 인상되었다는 것은 1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연간 4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으로 지나치게 대출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부동산시장에서는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예금금리 역시 마찬가지로 콜금리 인상조치로 시중 부동자금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적어 보인다. 이미 시중금리가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에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어 보이지만 금리가 또 한번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금리인상으로 당장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장만한 서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금리가 급등한 기간이 최근 1개월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앞으로 2개월 안에 금리 인상 부담이 전가된다. 8월 중순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의 경우 그동안 시장금리 상승폭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11월 중순께부터는 금리 인상폭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부동산에 유입될 돈이 차단된 상태에서 금리 상승으로 기존대출금의 이자부담이 커졌다. 이번 금리인상조치로 큰 타격을 받을 사람은 다주택자로 집을 언제 팔아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로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실수요자들 역시 금리가 또 다시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각종의 세금인상과 담보대출 제한 등 규제 속에서도 파느니 보유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던 주택소유자들은 금리인상으로 실망매물이 쏟아져 집값의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다. 특히 금리인상으로 가장 큰 부담을 갖게 되는 층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투자자로 시중은행보다 이자가 높은 편인데다 후순위담보 설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자부담이 엄청 늘어났다. 831부동산대책으로 위축된 부동산시장은 다시 담보대출금리 인상으로 재건축, 아파트, 토지 등 매물들이 쏟아질 것이다. 다주택자 중심으로 매물이 다량 나올 수 있으며 특히 투기수요가 많았던 재건축단지 등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토지인 경우 물류공장, 가든 등 이용개발 가능한 토지보다는 장기 보유하고 있는 비활용 토지의 경우 그 충격은 더하다.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부동산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편재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실수요자 입장이라면 정부가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마련 중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근로자․서민주택 구입자금대출을 활용하거나 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모기지론 등 서민주거 안정지원자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금리가 상승기조로 접어들 경우 상환기간이 장기인 경우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이자부담액과 향후 추가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8.31대책 이후 가격슬림화를 시도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은 담보인정비율(LTV)하향조정과 2주택자의 신규담보대출 제한, 그리고 금리인상 조치 등으로 부동산투자환경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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