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후대비로 정말 적합할까?
[부동산뱅크 2005/10/13 - 조회:13,765]
최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노후대비용으로 부동산이 가장 유리할 것이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발표됐다. 2001년부터 시작된 부동산상승랠리가 거의 끝나고 있는 시점에 조사된 내용이라,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부동산불패론과 같은 부동산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청년층으로까지 확산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로 자산가치의 상승과 유지측면에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어 노후대비에 적합하다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은 노후대비에 정말 가장 적합할까? 이런 물음을 두고 부동산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먼저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한번 살펴보자. 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아파트는 가장 선호높은 주택유형으로 높은 가격상승을 보여왔다. 50~60대 노년층은 주택투자에 재미를 본 사람이 많아 이런 기대감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아파트값는 무작정 오르기 보다는 등락을 거듭해 온 것이 사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1년 이후 아파트값이 급등해 많은 사람들에게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높였지만, 91년 이후 10년 동안 아파트 값은 전체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점이다. 3저호황을 통해 넘쳐난 시중 자금이 주택이 크게 부족하던 상황과 맞물려 88~91년 사이 아파트값 급등세를 유발했다.
그러나 그렇게 크게 오르던 아파트 값은 92~93년 사이 폭락을 경험한 이후 95년 반짝 상승을 끝으로 97년 IMF사태로 더욱 급락한 상태로 2001년에 이르게 된다. 91년 이후 10년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훨씬 미치지 못해 실제가치는 91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떨어져 거의 60%선에 까지 폭락했다. 실제 그 당시에는 자산을 은행예금에 예치해 놓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
2001년 중반부터 2005년 초반까지의 급상승세 또한 자산가치의 상승을 가져다주는 절호의 기회이긴 하지만, 과거의 상승세와는 저금리기조라는 특이한 상황들 속에서 강남권 등 특정지역의 아파트에 상승세가 집중됐다. 강북과 같은 여타 지역은 아파트값 상승이 그리 크지 않았던 데다, 빌라나 단독 등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가 거의 어렵고, 매수자도 거의 없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앞으로는 1가구 2주택이상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법제화될 경우 아파트에 전 재산을 몰빵하는 투자방식은 더 이상 효력을 없을 수 밖에 없다. 주택을 투자한다면 오로지 자신의 거주할 주택 한 채 만으로 노후대비를 해야 할 상황이다. 그럴 경우 한 채만의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장기전망이 좋은 지역내의 매수자가 많은 중대형 평형 아파트만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토지 또한 최근 높은 상승세를 탔지만 상대적으로 이런 상승세를 타기까지 무수한 등락을 반복해야 하는데다,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말 그대로 장기투자용으로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부재지주에 대한 중과요건이 법제화될 가능성이 높아 충청권 같이 장기전망이 양호한 지역에 원정투자를 하는 것도 이젠 쉽지 않아졌다. 이런 특성으로 볼 때 토지를 통한 노후대비는 몰빵식 보다는 여유자금으로, 균형있는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토지만을 통한 노후 대비는 한계성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노년을 대비하기 위해 임대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떨까? 부동산 시장의 하락으로 안착하게 될 경우 노후대비를 위해선 시세차익보다는 월세수익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월세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종목은 임대수익률이 낮은 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는 상가와 중소형 오피스빌딩이 대표적이다.
노후를 위한 임대수익형 부동산투자는 관리에 신중해야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에 앞서 시장 특성을 먼저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임차인이 늘어나 임대수익이 좋아지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상당히 고전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상가나 오피스빌딩 같은 임대수익형 부동산은 경기변동에 별로 상관없이 장사가 잘되는 목좋은 곳을 노려야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수익형 부동산은 상가의 트렌드가 바뀌고 상권이나 주변 여건이 점차 변화하기 때문에 미래변화를 충분히 염두해 두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내 상가와 테마상가는 갈수록 인기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좋은 입지를 갖춘 근린상가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어, 선택시 이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근린상가는 신규택지개발지구내의 중심상업지구에 속한 지역이나, 지하철 역세권 인근 상가, 안정적인 상권이 형성된 지역내 상권 등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노후대비에 앞서 수익형 부 동산 투자는 주택임대사업처럼 쉽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수익형 부동산은 영업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임대료는 물론 상가의 가치까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업종선택이나 임차인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영업결과가 부실한 업종이나, 좋지않은 임차인을 만날 경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임대관리에 직접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꾸준하고 높은 수익률은 물론 상가가치를 높이는데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시설관리도 상가가치의 결정과 양호한 임차인 확보에 중요한 관건이 되므로 시설의 유지보수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투자만 하면 된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부동산 불패론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는 통하지 않는 것을 잘 염두해 둬야 한다.
노후대비용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노년에 편안히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무리일 수 있다. 사실 노력없이 대가를 얻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 진리이듯이 부동산 시장도 투자만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은 그리 권할 만한 것은 아니다. 시세차익을 노리려면 시장 흐름을 잘 염두해두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단기투자형으론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시세차익형 투자는 시간이 많이 걸려 노년대비로는 부적합하다. 보통 노년을 대비해 임대수익을 얻는 많은 경우를 보면 은퇴 이전에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해 지속적인 임차인과 시설관리를 통해 신뢰할만하고 양호한 장기임차인을 확보한 경우가 성공케이스로 꼽힌다. 그만큼 노년대비 부동산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거나, 임차인과 시설관리에 집중할 생각을 하고 충분히 준비한 상황에서 가능한 점이다.
노후대비용 역모기지론 보편화될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부동산으로 노후대비를 하는 다른 사례는 없을까?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된 '역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이란 상품은 또 다른 노후대비책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역모기지론은 아파트와 같은 주택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일정한 기간 일정한 금액을 연금방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주택 구입시 고정금리로 대출받아 매월 일정금액을 갚아나가는 방식과 반대로 주택을 담보로 매월 일정금액을 일정기간동안 연금식을 대출을 받는 노후대비형 금융상품이다. 현재 판매되는 역모기지론은 집값의 60% 정도로 최장 15년간 매달 조금씩 대출받는 형태로 돼 있다. 이자는 변동금리를 적용할 때 6%를 조금 넘는 정도이고, 고정금리는 8%선이다. 노후 대비를 위해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금액이 많지 않아 목돈을 얻을 수 있는 역모기지론은 중요한 노후 대비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고, 상품을 취금하는 금융기관도 얼마되지 않아 아직까지 활성화되진 않고 있다. 또한 자기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데 부정적 인식도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각종 제도 개선을 통해 정책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주택을 소유한 서민들에겐 점차 적절한 노후대비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도 역모기지론의 활성화뿐 아니라 임대 아파트까지 역모기지론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선진국 사례처럼 노후준비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활성화까지는, 앞서 말한대로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불식되고, 제도보완을 통한 활성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노년을 대비한 부동산 투자는 말만큼 쉽지 않다. 단지 부동산을 투자영역의 하나로포괄적인 투자종목 가운데 하나로 인식해 준비를 갖춰 자신의 노후계획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불패론으로 무장한 노후대비의 최고로 인식하는 단순한 투자는 이제 대세의 흐름에 맞지 않다. 막연한 최고의 노후대비 투자처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준비된 부동산 투자만이 노후를 대비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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