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청약 제도, 내 집 마련 가이드
[부동산뱅크 2005/09/08 - 조회:8,760]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청약제도 개편, 금융 지원 확대 등으로 무주택자에게는 지금이 내 집 마련 적기라는 평이다. 확 바뀐 내 집 마련 전략, 변화된 정책을 꼼꼼히 살펴 내 집 마련에 한 발짝 다가서 보자.
무주택자, 내 집 마련 기회 확대
장기간 바라보는 안목 필요
‘8.31부동산종합대책’의 한 축을 이루는 주택공급제도 개선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폭넓은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무주택자라면 급하게 청약시장에 뛰어들거나 기존 주택을 마련하기 보다 향후 공급될 알짜 물량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직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이번 대책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서울 수도권 일대에 19만 가구가 더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모든 주택에 원가연동제가 도입돼 분양가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보다 저렴한 가격에 알짜 택지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통장에 가입할 때는 자금여력과 청약하고 싶은 주택 규모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인기 있는 택지지구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를 분양 받을 때는 청약저축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 즉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곳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공사 등 정부 주도의 공영개발은 25.7평 이하 청약경쟁에서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유리한 이점이 있다.
무주택 기간이 비교적 길고 나이와 부양 가족 수가 많은 사람도 청약저축 가입을 고려할만하다. 정부가 청약제도를 개선해 현재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인 우선공급자 기준을 ‘무주택 기간과 가족 수, 소득, 재산현황, 통장 가입 기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급 순위를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무주택자가 25.7평 이하 주택에 청약할 경우 다양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청약 전략을 짜면서 놓쳐서는 안될 사항이다. 우선 2003년 폐지됐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지원이 재개된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연소득 2,000만 원 이하인 세대주가 전용면적 18평 이하 주택을 최초 구입할 때 연 4.5% 금리로 1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주택담보대출규제로 금융기관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줄이는 추세에서 모기지보험을 도입해 높은 LTV를 적용하는 것도 자금이 부족한 무주택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리금을 갚지 못해 금융기관이 담보대출을 처분해야 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보험사가 보상하는 이 제도는 비투기지역에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자가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금융 지원도 확대되지만 무턱대고 청약을 했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은 서울 수도권 10년, 지방 5년으로 전매제한 기간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재당첨도 금지되므로 새로 청약기회를 얻기도 힘들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장기 거주목적으로 주거환경이나 미래가치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투자 목적으로 청약을 한다면 강화된 전매제한 금지기간을 피해갈 수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매제한 강화는 내년 3월 분양으로 일정이 잡힌 판교신도시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분양 중인 동탄신도시, 보라지구 등에 청약하거나 10월 분양 예정인 풍산, 구성지구 등을 노려볼 만 하다.
중대형 평형변경, 자금여력 갖춰야
송파신도시 입성, 지금도 늦지 않아
자금 여유가 있는 수요자라면 택지지구 내 전용 25.7평 초과 공급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중대형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에 따라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을 40%에서 50%로 늘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확보 또는 예정된 공공택지 내 중대형 아파트는 12만 가구에서 15만 가구로 증가해 그만큼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청약예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청약제도 변경과 금융지원에 따라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일반 1순위자는 큰 평형으로 청약통장을 바꿔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서울과 부산을 기준으로 평형별 청약예치금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300만 원, 30.8평 이하 600만 원, 40.8평 이하 1 ,000만 원, 40.8평 초과 1,500만 원이다. 그러나 예치금액을 늘려 큰 평형으로 갈아탈 경우 변경일로부터 1년간 청약자격이 제한되므로 아파트 분양 일정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게 좋다. 또 내년부터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면서 실제 주택구입 비용이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대형 아파트를 노린다면 청약예금 외에도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대신 중대형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현행 5년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처럼 향후 재편되는 부동산 시장에 따라 청약저축과 청약예금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청약부금의 실효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부금은 목돈이 필요치 않지만 주택공사 등이 공급하는 아파트와 전용 25.7평 초과 아파트에는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주택 우선순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청약부금 가입자라면 예치금액을 늘려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8.31 대책과 함께 급부상한 송파신도시를 노린다면 지금이라도 청약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분양이 2008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어 1순위 자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파신도시 청약은 실수요자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대물량이 많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의 경우 전매 제한 기간이 10년으로 늘면서 투자메리트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축소로 매물 쏟아질 듯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매입 적기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제한도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청약시장을 만들어나가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기존 주택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실상 한 가구 당 주택담보대출이 한 건으로 제한되면서 건설사의 연대보증으로 중도금이나 잔금을 대출 받은 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로써 분양시장에서 가수요가 상당부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담보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다주택자들이 어쩔 수 없이 집을 내놓음에 따라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것도 무주택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늘어나는 세금과 함께 다주택자들을 압박하면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 구입을 노리고 있는 무주택자들이라면 매수 시점을 저울질해 급매물을 노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를 매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실가과세를 피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6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과세를 피하기 위해 강남권 매물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수 있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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