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합니다
[부동산뱅크 2005/08/09 - 조회:8,991]
7월까지는 신문의 매일 매일의 주요 뉴스는 부동산에 관한 기사가 주류를 이루었고 또한 그것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였다. 여태까지의 정부정책이 부동산에는 먹혀들지 않는다느니 ,한달에 한번 꼴로 이런저런 부동산 대책이 있었지만 부동산 값의 안정에는 별로 기여하지 않았다느니, 10.29 대책도 시장에서는 이미 다 반영되었다느니하는 등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았다. 이에 정부에서는 예전과 같은 단기적인 정책이 아니라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즉흥적인 대책이 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하고 다듬어 8월말에 강력하고도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예고하였다.
매주 수요일 고위 당정회의를 하면서 그 윤곽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데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니 여기서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더라도 여기서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정부정책의 신뢰성이 훼손되는 정책을 내놓지 않도록 많은 고민과 더불어 업계의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주문하고자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그 정책의 대상인 국민이 신뢰하지 않고 그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의 실효성은 보나마나일 것이기 대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을 정책의 방향이 부동산 세제강화와 수요억제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대한 중과가 그 내용의 주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왔다.
그렇다면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담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다면 소득세법에서 이미 2002.12.18에 법은 만들어 놓았되 시행을 대통령에게 위임해 놓은 15 %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은 예상되는 일이고, 여기에 더불어 지난 주말 어느 경제신문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 중에는 투기지역내 2주택 이상자부터 15%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음을 보도하였다.
만약 이번 대책에 2주택 소유자부터 15 %의 탄력세율을 적용한다고 가정한다면 합리적인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인지 하나의 경우만이라도 살펴보자.
1997.11월 I.M.F 외환위기가 왔을 때 상황을 한번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
당시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금을 모으고, 소비를 권장하고, 주택값이 폭락하여 주택건설경기가 다 죽게되고, 미분양 주택이 날로 증가하면서 경제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미분양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각종 세제 혜택을 주면서 다음에 양도소득세까지 감면해 주겠다는 규정이 조세특례제한법에 여러차례 등장하였다. (전문가도 모를 정도로 많은 규정이 등장했었다.)
2001.5.23부터 2003.6.30. (서울.과천및 5대 신도시지역은 2002.12.31까지임)까지 고급주택에 해당되지 않은 미분양주택을 분양받은 경우 당해 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양도소득세를 전액 감면하고(당해 감면주택은 다른 주택을 1세대1주택으로 비과세하는 경우 소유주택으로 보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규정이 지금까지 살아있다), 5년 이후에 양도할 경우 발생하는 차익에 대하여만 과세하겠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며 , 분양권의 전매를 금지하던 법을 바꾸어 분양권 전매를 인정하는 등 정부는 미분양주택의 해소와 건설경기 진작을 위하여 거의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저런 여러 정책에 대한 효과가 있어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살펴본 그 당시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최초 계약자는 지금까지도 양도소득세가 감면되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분양권 전매로 취득한 사람은 감면이 적용되지 않아 2주택자인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한다. 그 당시 최초 분양자이건 , 분양권 전매로 취득한 사람이건 간에 그 당시 아파트를 사준 사람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매우 기여했음은 물론이고 정부 정책을 신뢰하면서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한 사람들일텐데 , 그 때 취득한 주택이 2주택에 해당된다고 하여 불과 2년이 조금 지난 이 시점에 마치 부동산 투기를 해서 문제가 많으니 정상세율에 15 %를 언쳐서 세금을 매기겠다고 한다면 그 당사자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ꡒ미분양 아파트를 사주면 고맙겠다고 각종 정책을 쓸 때가 2년전인데 벌써 부동산 투기꾼으로 보니 정부 정책을 믿은 것이 실수이지...ꡓ하는 불평은 없을까?
2주택에 만약 15 %를 언쳐서 세금을 매기면 1년이하인 경우에는 71.5 %(주민세 포함)를 , 1년이상 2년이하이면 60.5 %를 , 2년이상이면 26.4 %에서 56.1 %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문제는 지금도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양도소득세가 부담되어 양도를 포기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15 % 탄력세율을 2주택자에게까지 적용한다면 그 만한 세금을 부담하면서까지 양도할 사람은 더욱 적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는 매물이 적어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것을 염려하는 우려의 소리가 많다.
2주택자부터 15% 탄력세율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해당되는 많은 사람들은 이제도가 얼마나 오래 갈것인가 하고 반신반의 하면서 급하지 않으면 양도를 포기한 사람들도 상당할 것으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짐작된다.
바로 이것이 문제점으로 등장한다. 정부가 어떤 강경정책을 내놓았을 때 그 정책이 합리적이고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 사람들은 정부정책에 맞추어 시장에서 행동할 것이고 그 정책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을 것이다.
만약 다음 정부에서 15 % 탄력세율을 계속 유지해주면 좋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었으므로 아니면 납세자의 저항이 있어서 아니면 세금부담으로 양도하려는 매물이 적어 오히려 집값 불안요소가 된다면 이 규정의 적용을 보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이 정책이 오래 갈 것으로 믿고 15 % 탄력세율적용이 되더라도 양도한 사람은 오히려 더 많은 세금부담을 지게되고 이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린 사람은 오히려 덕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금 문제를 떠나 투기지역 내에서 2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차별 과세할 수 있는 문제인지 다른 면에서 살펴보자.
사람은 한 끼에 밥을 두 그릇을 못 먹듯이(씨름 선수 같은 사람들은 두그릇이상 먹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생활하는데도 두 채까지는 필요가 없으니 집을 두 채를 가진 것도 기계적만 보면 가수요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다음 몇 년 후에 이사가기 위하여 미리 한 채를 장만해 놓을 수도 있고 , 재건축이 되면 지금 집보다는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미리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하나 더 소유할 수도 있을 것이며 ,자기 아들이 장가가면 다음에 상속해주기 위하여 한 채 정도는 더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은행에 넣어 놓느니 실물 자산에 투자하기 위하여 주택에 투자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사가기 위하여 한 주택을 미리 사 놓았는 데 세법상 처분기간인 1년을 넘겨 2주택이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가지가지의 사연은 두 채의 집을 가진 사람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행위가 너무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크게 나무랄 일도 아니므로 다른 경우와 특별히 차별하지 않아야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면서 정부정책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종합대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어 다음 정부에 까지 그리고 또 그 다음 정부에까지 그 골격이 유지되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에 이바지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요동친다면 그것을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그 정책은 시장 참여자 다수의 공감과 더불어 합리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단순한 부동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산업 전반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음을 다양하게 보와 왔다. 예를 들자면 기업인의 기업가 마인드의 저하 같은 것이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중소기업자들이 사업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기업가 마인드가 상실되는 것도 부동산문제의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본다.
이제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을 종합적으로 준비한다니 비록 늦었지만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그 정책은 강경일변도보다는 부동산 가격상승원인부터 처방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있어야 할 것이다. 환자가 열이 높다고 머리에 물찜만 할 것이 아니라 열이나는 원인도 함께 치료하면서 단기적 대응도 같이 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이 신뢰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인 종합적인 대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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