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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밀도 지구를 말한다 ①여의도지구

[부동산뱅크 2005/06/14 - 조회:13,228]

여의도가 꿈틀대고 있다.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개발계획 변경과 관련한 주민 공람이 끝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지역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다. 최근 잇따른 초고층 주상복합 건립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는 여의도 고밀도아파트지구 개발계획과 투자성을 짚어본다.



한국의 맨해튼, 도시계획을 하는 사람들은 여의도를 이렇게 부른다. 지난 1968년 밤섬의 돌과 흙을 가져다 조성된 여의도는 87만평 규모의 땅 덩어리에 남북 12개 대로, 동서 156개의 길이 교차하며 2,028개의 블록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계획된 격자형 공간 구조는 수직으로 뻗은 12개의 애버뉴와 수평으로 뻗은 152개의 스트리트로 만들어진 맨해튼 섬을 쏙 빼 닮았다.



맨해튼이 도심 중앙에 센트럴파크를 갖고 있는 것처럼 여의도에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맨해튼 동쪽과 서쪽을 따라 각각 이스트강과 허드슨강이 흐르고, 여의도 남과 북에는 샛강과 한강이 자리하고 있다. 또 도심 곳곳에 빼곡히 들어선 금융 업무시설은 맨해튼 월가의 마천루를 떠올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맨해튼에는 센트럴파크나 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목 좋은 곳에 평당 2억원이 넘는 AOL타임워너센터나 트럼프월드타워와 같은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하다. 여의도 일대에도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평당가로는 2,000만 원 안팎으로 맨해튼 그것에 비해 크게 쳐지지만 분양때마다 수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려들기가 예사다. 특히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매물만 나왔다하면 금방 동이 날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한 모퉁이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여의도 목 좋은 곳에는 초고층 아파트만 지으면 돈더미를 안겨줄 목 좋은 땅들이 남아 있다. 이들 사업지는 일부는 상업 업무시설로 또 일부는 노후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른자위는 단연 주거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다. 일반상업지역 업무시설이나 아파트 단지에 비해 대지가 넓고 한강변, 지하철역 등을 끼고 있어 사업성이 높은 단지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노후 단지는 여의도 고밀도아파트지구 개발계획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마디로 여의도 고밀도아파트지구 개발계획은 이지역 아파트 투자성을 저울질 하는데 필요한 나침반과 다름없는 것이다.





여의도 지구 11곳 6,323가구 재건축 대기

여의도에는 주상복합을 제외하고는 16개단지 7,543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들 단지는 일반상업지역과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 있는 단지로 나뉜다. 일반상업지역에는 서울, 공작, 수정, 진주, 순복음 등 5개단지 1,427가구가 들어서 있다. 얼마 전까지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서 있던 백조는 롯데 캐슬엠파이어로 거듭났고, 미주와 한성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주상복합이 세워지고 있다. 이들 일반상업지역내 아파트는 4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대지면적과 지분이 작은 게 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선데 따른 높은 개발밀도는 투자자들의 입질을 끊이지 않게 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여의도 일반주거지역내에는 목화, 삼부, 한양, 대교, 장미, 화랑, 삼익, 은하, 시범, 광장, 미성 등 11개단지 6,323가구가 들어서 있다. 여의도 고밀도아파트지구(이하 여의도지구)란 이들 주거지역에 들어서 있는 11개단지를 말한다. 이들 아파트는 지난 1976년 8월21일자로 지금은 사라진 주택건설촉진법 20조, 22조에 의해 아파트지구로 묶여 관리돼 왔다.



여의도지구는 4개주구로 나뉜다. 지하철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63빌딩으로 이어지는 여의동로를 따라 ▲목화, 삼부(1주구) ▲한양, 대교, 화랑, 장미(2주구) ▲삼익, 은하, 시범(3주구) 등이 들어서 있다. 또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과 샛강 생태공원 사이에는 ▲광장, 미성(4주구) 아파트가 놓여 있다. 시가 지난 3월 공람 공고한 여의도지구 개발계획에 따르면 이들 4개 주구는 남북을 축으로 탑상형 아파트를 짓도록 돼 있다. 개발밀도는 모두 층고제한이 없는 3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230%)으로 각각 계획돼 있다. 서울시는 대지면적의 5%가량을 도로, 공원, 학교 등으로 내놓을 경우 250%까지 용적률을 높여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샛강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효율성을 살리기 위한 초고층 아파트 건립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상업지역, 준주거 용도변경 요구 봇물

여의도지구 개발계획과 관련한 주민 공람공고가 끝나면서 이지역 재건축 사업은 2라운드에 접어든 양상이다. 여의도지구내 주민들은 그동안 일반상업지역 내지는 준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을 기대해 왔다. 주민 공람기간에 제출된 대부분 의견이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 개발밀도를 높여 달라는 것이었다.



집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고, 일부 내 아파트가 주상복합으로 지어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또 대부분 단지가 시가 제시한 기본용적률 230%를 넘는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시에서도 선뜻 아파트지구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꿔주는 선례를 남기기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당장에 처지가 비슷한 고밀도 지구가 일반상업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을 요구하고 나설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회사인 AIG그릅이 옛 중소기업전시장 자리에 63빌딩보다 높은 서울국제금융센터(SFC) 건립을 추진하고, 인천 국제공항까지 연결되는 지하철 9호선이 놓이는데 따른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에 대한 기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이 될 수 있다'라는 불씨를 꺼뜨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여의도지구 개발계획안은 8월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삼부, 상업지역 걸쳐 개발밀도 높아

1주구에 들어선 삼부와 목화 아파트는 4개 주구 가운데 입지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이 걸어서 3분 거리이고, 한강시민공원을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다. 또 10층 이상부터 펼쳐지는 한강의 모습은 강남이나 동부 이촌동에서 보이는 한강조망과 차원을 달리 할 만큼 뛰어나다.



특히 삼부아파트는 일반상업지역에 걸쳐 있어 개발이익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는 삼부아파트 일부동이(2,3,5동)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서 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기준용적률을 확정하지 않았다. 이는 여의도를 비롯한 대부분 고밀도지구가 기준용적률이 230%로 계획된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는 향후 개발 용적률은 시조례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구청장의 재량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이는 사실상 삼부 아파트 주민들에게 230%를 뛰어넘는 준주거지역 급의 개발밀도가 주어질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부는 또 단지 내 조경이 뛰어나고, 주차공간도 넉넉해 거주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아울러 기존 용적률이 150%대로 대지지분이 크다는 장점도 향후 재건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이 아파트 27평형 대지지분은 15.1평으로 인근 목화아파트 27평형에 비해 3평정도가 넓다.



이에 따라 매도호가 역시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인근 중개업자는 전달에 비해 매도호가가 1억원 가까이 뛰어 27평형 6억원, 40평형이 8억원 가까이 올랐다고 전한다. 이 값에도 사겠다는 매수자가 줄을 섰지만 정작 매물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삼부 아파트가 재건축이라는 고지를 밟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소형평형의무건립비율에 따른 평형 배정 문제가 걸림돌이다. 현행법에서는 재건축을 할 경우 전체 연면적의 50%를 전용25.7평 이하로 건립토록 하고 있는데 모두 360가구에 이르는 27평형, 28평형 소형평형 주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소형평형인 27평형이 일반상업지역인 3동과 5동에 몰려 있어 이들 조합원들의 평형증가 요구는 무시할 수 없는 미묘한 문제로 남아 있다. 한때 리모델링 바람이 불긴 했지만 ‘일반상업지역으로의 용도지역 변경’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다.



삼부와 나란히 놓인 목화(15~27평형,312가구)는 기존 용적률은 21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지면적을 학교나 공원용지로 내놓아 상한용적률을 250%를 받아도 개발이익을 내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삼부에 비해 단지 규모가 작고, 주차공간이 좁은 것도 흠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삼부보다 한강조망이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평형대가 15, 20, 27 평형 등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재건축 추진이 수월한 이점이 있다. 매매가는 20평형 4억4,000만~4억6,000만원, 27평형 5억4,000만~5억6,000만원에 각각 형성돼 있다.





장미, 화랑 한달새 1억원 급등

여의도 초.중교가 들어서 있는 2주구에는 한양, 대교, 장미, 화랑 등 4개단지 1,520가구가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한강변에 놓인 장미(224%)와 화랑아파트(219%)의 인기가 높다. 현재 용적률이 재건축 기준용적률(230%)에 근접하지만 단지가 중대형으로 구성된 데다 한강조망이 뛰어나 매수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미 38평형의 경우 5월 한 달간 무려 1억원 가까이가 오른 7억2,000만~7억8,000만 원선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52평형도 지난 1년간 2억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화랑 33평형도 아파트지구 개발계획공람이 끝난 지난 3월 이후 무러 1억1,000만 원이 뛰었다.



2주구내 아파트 가운데 대지지분이 가장 작은 한양의 경우 지난해 리모델링을 위한 시공사 선정까지 갔다가 중대형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흐지부지된 상태다. 단지 용적률이 250%로 재건축 기준용적률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지만 리모델링을 할 경우 50~60평형대 주민들의 평형 증가분이 크지 않은 게 걸림돌이 됐다. 또 대형평형 입주민 대부분이 7,000만~1억 원 정도를 들여 이미 내부 리모델링을 마친 상태다. 한양은 또 대지지분이 작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매가 오름폭도 주변단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31평형이 5월 한달간 5,000만 원정도가 오른 5억8,000만~6억3,000만 원, 50평형이 9,000만 원이 뛴 8억~9억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뛰어난 단지조경과 편익시설 이용의 수월함으로 고급주거지로 꼽히던 한양이 재건축 바람 앞에서 지위를 차츰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범 중소형비율 높아 재건축 유리

3주구에는 삼익, 은하, 시범 등 3개단지 2,304가구가 들어서 있다. 특히 24개동 1,584가구 대단지로 들어선 시범은 삼부아파트와 더불어 이지역 재건축 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꼽힌다. 단지 전체 용적률은 140%선으로 36평형 대지지분이 21.12평으로 삼부 38평형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평형 비율이 높은 삼부와 달리 시범은 18, 24, 36, 48평형으로 중소형 아파트가 고루 섞여 있어 재건축 사업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아울러 인근 단지에 뒤지지 않는 한강조망과 63빌딩 등 단지 주변에 몰려 있는 편익시설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현재 시범아파트 매도호가는 18평형 4억원, 36평형 8억원, 48평형 9억~10억 원 선까지 올라 있다. 전달 5억 원 안팎에 거래되던 24평형의 경우는 매도호가가 6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2억 원 가까이가 오른 값이다. 평당가로는 2,500만 원 선으로 이미 주변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권 시세를 넘어선 상태다. 외환위기 직후 1억1,000만 원까지 24평형 시세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7년 새 5억원 가까이가 치솟은 셈이다.



이에 대해 현지 중개업자는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매도호가가 수천만 원씩 뛰면서 불과 한 두달 사이에 오름폭이 1억원 이상 치솟고 있는 양상이라고 전한다. 게다가 집주인들이 좀처럼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같은 호가급등에 따른 시세반등을 부채질 하고 있다. 넓은 대지지분과 평형구성의 이점, 그리고 일반상업지역으로의 용도지역변경 기대까지 겹치면서 이같은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밖에 지하철5호선 여의도역 부근에는 4주구인 광장(205%)과 미성(178%)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여의도지구 중 용적률이 삼부와 시범 다음으로 낮다. 한강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지지분은 미성이 높은데도 샛강생태공원과 직접 맞닿아 있는 광장아파트를 찾는 매수자들이 많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 이들 단지의 평당 매매가는 1,770만~1,950만원으로 한강변 삼부, 시범 등에 비해 100~150만 원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tellme@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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