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최상층 천덕꾸러기 '이제 그만'
[부동산뱅크 2005/05/17 - 조회:20,959]
1층과 최상층 찬밥 신세 옛말
개인정원 ∙ 독특한 구조로 틈새시장 파고들어
1층과 최상층이 변화하고 있다. 비인기층이라는 이유로 싼 가격에 거래되던 시대는 지났다. 개인정원과 넓은 테라스로 친환경 생활을 자랑하고, 복층 ∙ 다락방과 같은 다양한 구조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로 몸값을 높이고 있는 1층과 최상층을 살펴보고 이들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알아보자.
주택업체에게 아파트 1층과 최상층은 항상 골칫거리였다. 1층과 최상층은 소음 ∙ 사생활 침해 ∙ 냉난방 문제 등으로 생활이 불편한데다 가격상승도 더뎌 수요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주택업체들은 낮은 분양가나 세금 감면 등의 혜택으로 수요자들을 모으기 위해 애썼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업체들은 새로운 방안으로 수요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전용정원이나 테라스 등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거나, 1층과 최상층을 복층으로 꾸며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업체들의 이러한 노력은 1층과 최상층을 비인기층에서 인기층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1층 ∙ 최상층만의 이점으로 인기 한 몸에 받아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 4차는 1층과 최상층을 복층으로 설계했다. 이들 복층형 가구는 1층과 최상층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구조로 분양 당시부터 인기가 좋았다. 인근 한솔공인 장명준 대표는 “복층은 3대가 같이 살기를 원하거나 단독주택과 같은 개방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4차 1층 정원>
이 아파트 1층은 복층 외에도 테라스 앞에 개인정원을 마련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층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아파트에 살면서 화초나 텃밭을 가꾸는 등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1층의 최대 장점”이라며, “관리가 쉬우면서도 개인주택에 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등으로 1층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지하주차장이 보편화돼 지상으로는 차가 많이 다니지 않고, 현관문을 따로 설치하는 단지가 많아 소음이나 사생활 침해 문제도 많이 줄어들었다. 1층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온 보안이나 채광 · 통풍 문제와 관련해, 건설사 관계자는 “1층 주민들이 입주 시 개별적으로 방범장치를 설치해 보안문제를 해결했다. 2층 높이의 유리창을 설치하고 동별 거리를 넓혀 채광이나 통풍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 4차는 1층뿐 아니라 최상층에서도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 10여 평의 테라스가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돼 정원으로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상층에서는 최대 인기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조망권까지 즐길 수 있어 실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냉∙난방 기술의 향상으로 최상층은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춥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던 것도 인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고층 거주자에 제공하는 서비스 공간에는 테라스뿐 아니라 다락방도 있다. 마포구 현석동 강변현대홈타운은 모든 동 최상층에 다락방을 제공하고 있다. 다락방이 경사형이고 난방이 되지 않아 주로 드레스룸, 서재, 놀이방 등으로 이용되지만, 주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인근에 위치한 충북부동산 이주경 대표는 “다락방에서 한강 조망도 가능하고, 활용도가 높아 주민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4차 최상층 테라스>
가격상승폭, 로열층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
건설사들의 1층과 최상층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공간 제공은 가격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층과 최고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로얄층 못지 않게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신도림동 대림e-편한세상4차 복층형은 입주 시와 비교해, 1층인 48평형은 5억 1,500만 원에서 6억 3,500만 원, 55평형은 5억 3,500만 원에서 5월 현재 7억 500만 원으로 31.8% 올랐다. 최상층인 63평형은 6억 원에서 7억 9,000만 원으로 31.7% 상승했다. 아파트 전체 평균가가 5억 2,950만 원에서 6억 6,375만 원으로 25% 오른 것과 비교해 더 큰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마포구 현석동 강변현대 홈타운도 40평형 최상층 매매가가 5억 2,500만 원으로 로열층과 같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최상층이 로열층에 비해 낮은 가격을 형성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충북부동산 이주경 대표는 “강변현대 홈타운은 최상층이라고 하더라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다락방까지 있어 로열층과 가격 면에서 차이가 없다. 오히려 다락방을 활용할 수 있는 최상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1층과 최상층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통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복층과 개인정원, 다락방 등 1층과 최상층만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내세우며, 비로열층도 로열층 못 지 않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1층과 최상층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로열층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가격 상승폭은 수요자들에게 분명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1층과 최상층, 틈새를 공략하라
이처럼 1층과 최상층은 서비스 공간 제공, 독특한 구조, 로열층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가격 상승폭 등으로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층과 최상층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한솔공인 장명준 대표는 “비로열층은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로열층만큼 인기를 끌 수는 없다. 다만, 여러 장점으로 1층과 최상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1층과 최상층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호하는 특정 계층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정원을 가꾸길 원하는 사람, 저렴한 가격에 덤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공간까지 원하는 사람, 독특한 구조를 원하는 사람 등은 최근 지어진 1층과 최상층을 노려볼 만하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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