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경매시장... 선점 투자자로 붐벼
[부동산뱅크 2005/05/06 - 조회:9,080]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 5계.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경매시장 동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입찰법정 밖에서는 화사한 날씨 속에 라일락 향기에 취해가는 투자자들이 낭만을 논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정 안은 한 여름을 방불케하는 뜨거운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날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대림아파트 45평형이 6억 5,000만원에서 한 차례 떨어진 5억 2,000만원에서 입찰에 부쳐졌다. 45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전 유찰가(6억 5,000만원)를 훌쩍 넘긴 6억 8,877만원에 낙찰되어 입찰 참여자들은 깜짝 놀랐다. 시세가 7억 초반대로 제반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계수익에 달해 경매의 매력을 상실한 투자라 하겠다. 낙찰가율은 105.9 %.
투자자든 단순 견학자든 지난달 법원 경매시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최소한 두 번은 놀랬을 것이다. 한번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꽉꽉 들어찬 인파에 놀라고 또 한번은 상상을 초월하는 낙찰가에 놀란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마치 브레이크 장치가 고장난 경주용 자동차가 가속페달만 밟으면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법원경매시장에는 건전성을 판단하는 몇 가지 지표가 있다. 먼저 입찰경쟁률이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에는 평균 5.8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는 3월의 5.5명에 비해 물건 당 0.3명이 늘어났다. 입찰 참여자의 증가는 낙찰가를 끌어올리는 동인이 된다. 적정 경쟁률은 평균 3명대로 아무리 서울지역 아파트일지라도 4.5명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낙찰가율이 있다. 낙찰가율이란 최초감정가를 낙찰가로 나눈 비율로 아파트의 경우 적정 낙찰가율은 80 %선이며 낙찰가율이 85 %를 넘으면 경매 한계수익에 도달했다고 보면 된다.
향후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 즉 개발 호재를 안고있는 지역일 경우 예외적으로 90 %를 넘겨도 되지만 이는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경우에 한한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 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3.7 %로 3월의 79.4 %에 비해 4.3 %포인트가 상승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를 넘긴 것은 지난해 4월(82.4 %) 이후 꼭 일년 만이다.
세 번째는 낙찰률을 들 수 있다. 경매시장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낙찰률은 20 % 미만대를 든다. 그러나 경매시장에서 낙찰률이 20 % 미만대로 곤두박질치는 경우는 국제통화기금체제 같은 특수한 경우외에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적 입찰 포인트는 낙찰률이 20 % 대에 머무르는 경우이다.
만일 낙찰률이 40 %를 넘긴다면 이는 초 경합 시장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40 %를 넘기기 위해서는 신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건이 낙찰돼야 하고 신건 역시 아파트와 토지 등선도주 물건은 대부분 팔려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낙찰률이 40 %대를 넘긴다면 경매 수익률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지털 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 11만 1,803 가구 중 4,500가구가 낙찰돼 38.1 %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3월(38.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3월 31.6 %에 비해서도 6.5 %포인트 증가했다. 아파트 낙찰률이 40 %에 근접했다는 것은 사실상 ‘묻지마 경매’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밖에 신건 낙찰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는 징표다. 지난달 25일 서울 동부지원 경매 5계에서는 40건의 낙찰 물건 중 무려 8건이 첫 기일 물건으로 매각된 물건 다섯 건 가운데 한 건이 신건 이었다.
▼ 과열 이유
가까운 시일 내에 부동산 시장이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한 몫 거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상승기에 접어들기 전 선점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너도나도 경매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일부 성급한 투자자들이 일단 낙찰 받아 놓고 보면 향후 시장 가격이 고가 낙찰을 정당화 시켜줄 것이라는 ‘대망론’까지 한 몫 거들어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경매시장이 일반 경기흐름에 1개월 내외의 시차를 두고 후행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차없이 동조현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부지역(강남, 송파, 서초구 등 강남지역)에서는 경매 낙찰가 상승 추세가 일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선행지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 부동산 안정 대책이 5월에서 6월 사이에 또 한차례 예고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
당분간은 시장 추이를 관망하면서 숨을 크게 쉬어 볼 필요가 있다. 소나기는 비껴 가는 것이 상책이다.
당장 내 집 마련이나 주거공간을 옮겨야 하는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지고 난 후 외출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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