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오르는 이유
[부동산뱅크 2005/04/19 - 조회:27,228]
최근 강남의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심지어는 매물부족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앞으로 5월18일부터 실시하는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를 비웃기나 하듯 폭등장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올들어 3개월동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을 보면 강남구 10.59%, 송파구 17.7%, 강동구 13.82%, 서초구 8.2%등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것은 집값 폭등기인 2002년 상반기의 10-17%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러한 강남권의 상승은 판교분양이라는 촉진제와 함께 그 오름세가 분당, 용인, 화성 등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심각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최근 상승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강남권과 분당 등 신도시 위주로 상승 ▲중대형평형 중심 상승 ▲재건축 아파트 위주 상승 ▲정부의 가격 상승 요인 제공 등으로 요약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상승의 출발점은 부동산을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로부터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에서 그 출발점이 시작됐다.
예를 들어보자.
올해 초 서울시가 정밀안전진단 권한을 구청에 위임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해당되는 대치동 은마, 둔촌동 주공아파트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연이어 2종 일반주거지역 재건축을 용적률은 그대로 둔 채 층고제한인 12층이하를 폐지하자는 안을 제시하자 이에 해당되는 고덕주공, 개포주공 등이 폭등에 가세하였다.
그리고 잠원동 한신 5차 재건축을 승인하면서 층고를 35층으로 하자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초고층 재건축 추진까지 공론화 되면서 강남 집값은 전반적으로 폭등으로 돌아서서 1-2억은 기본적으로 올랐던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와서 지금까지도 부동산만큼은 반드시 잡겠다고 했다. 아니 부동산 대책 말고는 경제정책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부동산의 과다보유를 막겠다고 보유세인 재산세를 2-3배 올리더니 이것도 부족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여 한동안 중산층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였다.
주택거래를 억제하여 주택의 거래를 막아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주택거래 신고제를 도입했다. 또한 1가구 3주택자 이상에게 양도세도 중과하였다.
재건축 아파트에 임대주택건설을 의무화하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도 도입했다. 그러다가 재건축 용적률 상승률이 30% 미만이거나 증가되는 가구수가 50가구 미만일 때 임대아파트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발표를 하고는 1주일만에 없었던 일로 하였다. 이게 무슨 정책이 이런가? 부동산 정책이 국민 상대 실험대상의 장이란 말인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러한 규제책을 도입하면 부동산 가격 안정이 이루어 져야 하는데 이러한 정책을 도입하면 할수록 잠시 부동산 가격은 주춤하다가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더더욱 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동산 정책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미봉책에 따른 급조된 제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세금정책이 효과적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떤 세금정책을 적용하여 어느 시점부터 세금으로 환수하거나 부과하겠다고 하면 부동산 시장은 잠잠해 진다. 아니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으러 잠수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세금규제 일변도 정책은 한계에 다달을 수 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최근의 강남아파트 재건축 급등의 원인도 정부가 추진해 온 규제일변도 정책의 부메랑 결과라고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시킬려면 규제일변도 정책을 과감히 철폐하고 부동산 시장의 수요에 맞추는 정책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가 왜 올랐는가? 그 이유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수급 불균형이다.
부동산은 세금정책보다 부동산 시장원리에 맞는 수요공급정책으로 이루어 져야한다. 그러나 부유층이 모여 사는 강남은 중대형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족한 수요를 아무리 강한 정책으로 누르려 한다고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소형평형의무규정에 따라 신규아파트 공급시 전용면적 25.7평 이하를 60%이상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강남의 수요 불균형을 지속시켜 왔던 것이다.
물론 서민을 위한 소형위주의 집값 정책을 탓하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평수를 계속 규제 한다면 희소성에 중대형 부동산은 계속적인 상승이 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닌가! 부동산은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둘째, 판교신도시에 대한 실망원인이 강남아파트를 상승으로 돌려 놓았다.
판교가 뜬 지난해의 경우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판교가 임대 위주의 소형평형 위주의 공급과 납골당 등 혐오시설 설치등으로 결론이 나자 강남재건축 단지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판교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역시 강남이라는 심리가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셋째, 판교의 중대형 평당 분양가가 1,500만원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건축아파트를 밀어 올리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강남보다 훨씬 떨어진 지역이 평당 분양가가 강남과 비슷한 가격으로 정해지자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넷째, 초고층 아파트의 규제완화 분위기가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상승 시켰다.
재건축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참여정부가 끝나는 이후에는 재건축이 언젠가는 이루어 진다는 사실이 확산을 가져다 주었다. 특히 초고층아파트가 대세인 요즈음 좀 늦더라도 초고층아파트로만 재건축이 이루어진다면 상당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심이 작용한 것이다.
다섯째, 그동안 규제 일변도 정책이 강남의 재건축을 촉진시켰다.
원래 규제라는 것도 어느 시기가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세금위주의 정책은 더욱 그러하다. 아무리 강도 높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재건축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면 규제를 견디는 것도 하나의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도 규제라는 동일선상에서 보면 로얄지역에서는 규제가 아니다.
여섯째, 판교주변 아파트가격 상승이다.
강남은 아파트가 공급되기 시작한 70년대 후반부터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이루어져 왔다. 강남은 편익시설과 학군, 교통 환경등 어느것 하나 나무랄데 없는 주된 지역으로 발달해 왔다. 아무리 수도권이 발달하여도 강남을 대체할 만한 인프라 구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판교로 시작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여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또다시 상승시켰던 것이다.
일곱째, 부동산 상승 중주기론 이다.
강남등의 초특급 아파트 단지는 주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이루어져 왔다. 10년과 5년 주기로 말이다. 특히 규제가 심한 과정을 겪은 뒤로는 더욱 가격 상승폭이 더욱 늘어나고 급하다. 따라서 2005년도가 2003년 10.29대책 이후의 규제 일변도로 지속되어온 규제 효과가 떨어진 시기임에 틀림이 없다.
여덟째, 전매금지조치와 조합원지위양도금지가 가격 상승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이루어지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여 모든 지역의 분양권을 전매금지 시켰다. 또한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를 얻은 뒤에는 조합원지위양도금지를 시켜 매매를 중지시켰던 것이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분양권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으나 전매금지는 부동산의 순환을 억제시켰고 가격 왜곡을 시켰을 뿐 아니라 매물부족현상을 일으켜 상대적으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였다. 따라서 분양권 입주시점에는 아파트 시세는 이미 올라버린 가격이 기준이 됨으로서 분양권 전매금지 대상 아파트도 부지부식간에 상당한 가격 상승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홉째, 행정수도이전 위헌판결 후유증이다.
강남의 아파트는 행정수도 이전 발표로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으로 확정되고 재차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 한다는 정부의 정책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행정수도이전의 반대급부로 수도권 활성화 대책이 나올 거라는 수도권 규제완화 심리가 확산 되면서 역시 부동산은 강남이라는 확신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었다.
참여정부 2년동안 ‘부동산은 반드시 잡겠다’는 소리가 ‘부동산을 반드시 잡아 끌어 오려 주겠다’로 들린다. 그러나 아쉽게도 양질의 아파트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한 강남의 아파트는 언제든지 또다시 올라갈 것이다. 32평아파트가 10억이 되고 그 이상이 되더라도 거품론은 계속 될 것이지만 강남의 아파트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오를 것임에는 틀림없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정책을 펼쳐 나가냐 한다.
필자가 매번 이야기 했듯이 규제 일변도 세금위주정책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평준화 정책이 아닌 수요공급에 따른 안정화 정책으로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단기규제에 따른 내성이 강해진 만큼 이제는 장기적인 대책이 절실한 것이다.
강북의 도심 규제를 과감히 풀고 재건축을 초고층아파트로 승인함으로서 다소 가격은 상승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따른 정책을 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신규분양 규제도 과감히 풀어 건설사들이 자유롭게 분양하여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동시분양제도도 사라졌다. 좋은 지역 좋은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지역 아파트도 상승의 바람을 탈 가능성 이 높아졌다. 또다시 힘겨운 부동산 폭등과 싸움하는 것보다 완만한 상승으로 유도하는 정책으로 변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을까한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때마다 세금으로 누르고 규제로 막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요즈음의 부동산 시장이다. 400조가 넘는 시중 부동자금이 실물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강남에서 출발한 아파트가격 급등이 행정지도와 세금으로 잡히지는 더욱 아닐 것이다.
우선 거래세(취,등록세 및 양도세)를 낮추어 거래를 활성화 시켜주고 매물부족현상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재건축등 모든 부동산에 있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공급량을 꾸준히 증가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강남의 재건축은 지금 안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심리적인 면을 부추키어 가격 상승으로 몰고 가지 말고 재건축을 인정해 줌으로서 상호간에 오름세 심리를 막아야 할 것이다. 특히 재건축을 초고층으로 인정해 줌으로 경쟁력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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