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르쳐 준 판교의 대박잔치
[부동산뱅크 2005/03/03 - 조회:28,684]
정부의 2,17 판교부동산 안정책 발표 후 보름이 지났다. 부동산에 불던 판교광풍이 언제 그랬느냐 는 듯 조용하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든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이라는 것이 정책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그동안 판교에 투자하려고 하는 사람이나 분양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투자 유보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가 보면 판교라는 부동산 분양이 11월로 연기되었기 때문에 잠시 바람이 잠잠해 진 것이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것은 잠깐 바람이 조용해 졌다고 판교 바람이 사라져 버린 것으로 판단한다면 정부는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판교는 대박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판교는 이번 정부 발표전에 성남시 무주택 40세 이상 1순위 청약통장 가격 프리미엄이 1억원을 육박하고 묻지마 투자가 예상되었던 곳이었다.
이런 곳에 정부가 부동산 안정책을 발표했다고 해서 부동산이 정부가 의도한대로 투기가 사라지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이 될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
물론 이번 판교의 부동산 투기바람은 여러 가지 복합요인이 작용하여 바람이 불어 왔다. 그렇다고 판교 부동산 바람을 잡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겠다. 참여정부 들어와서 다른 어떤 정부보다도 폭넓고 강력하게 부동산 정책을 펴온 참여정부다. 열심을 가지고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노력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교는 여전히 대박의 조건을 가진 충분한 지역이기 때문에 아무리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한다하더라도 현재 정부가 취하는 부동산 정책기조로는 판교의 부동산 대박을 막기에는 절대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정부는 알았으면 한다. 아니, 정부가 대박조건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중적 가격체제로 대박조건을 갖추었다.
판교는 전용면적 25.5평이하(32평 아파트)의 국민주택용 아파트와 이를 초과하는 아파트를 구분하여 분양가를 이중적인 가격으로 분양한다.
다시말해서 25.7평은 원가연동제를 도입하여 분양가를 묶는데 비해 25.7평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채권입찰제를 도입하여 분양을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원가 연동제에 의한 아파트가격 양분화 현상이다. 분양가를 평당 800만원 정도로 하다 보니 분양가와 실제 시세와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분당의 시범단지 아파트 가격이 4억5천만원을 넘는다. 그렇다면 분당보다도 입지가 좋은 판교아파트 가격은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판교아파트 분양시기를 11월로 연기했다고 해서 원가연동제가 변하는 것은 아니요, 더더욱 분당 아파트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서민을 위한다고 진행하는 이중적인 가격 체계가 과연 누구를 위한 가격 체계인가?
판교신도시 25.7평이하의 아파트 분양가구수는 2만가구수가 않된다. 잠실재건축 단지의 규모정도다. 그런데 서민을 위한다고 원가연동제를 추진하여 분양하면 분양받은 서민은 대박이 터지겠지만 나머지 대부분 서민에게는 이중적 가격구조로 인하여 또 한번의 좌절을 맛보아야 하는 실정이니 이렇게 귀한 판교 아파트 입주권은 대박의 상품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것을 취득한 당사자는 엄청난 이익을 가지게 될 것이며,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구경꾼이 되는 현실적인 정책 앞에서 투기억제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구호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채권입찰제와 원가연동제에 의해 분양받은 아파트의 평당가격에 따른 시세다. 채권입찰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의 분양가는 원가연동제 아파트의 두배에 가깝다. 따라서 향후 아파트가격 결정요인으로 전용25.7평을 초과하냐 아니냐에 따라 아파트 가격심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강남의 아파트냐 강북의 아파트냐의 가격 차이보다도 더 심하게 말이다.
둘째, 만 40세 이상 성남거주 무주택자에게 대박 기회가 왔다.
판교의 분양을 언제하느냐 논란이 많아질 즈음 정부는 작년 말 느닷없이 만40세 이상 무주택자에게 전용25.7평이하의 아파트 중 40%를 우선 공급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만35세 무주택자에게 주는 75%중에서 만40세 이상에게 특급 0순위 자격을 부과해 준 것이다.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고 이런 정책이 어느 정부가 하는 정책이란 말인가? 이런식으로 정책을 펴다보면 올11월 분양 입박 시점에 가서는 또 어떤 특단의 정책이 나올 것인가?
정책은 신뢰가 핵심이다.
부동산 정책에 신뢰성이 없으니 각 부처마다 기준이 없고 이를 진행하는 기관도 푯대를 잃고 헤매고 있다.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다. 따라서 필자가 그동안 제시해 왔던 부동산 관리청을 하루 빨리 신설하여 부동산 및 세금 그리고 우리의 주택정책을 백년대계의 마음으로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일단 정부는 만 40세 이상에게 판교에서 대박의 기회를 주었다. 이것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뻔한 것임을 알고 말이다.
셋째, 당첨 후 수억원의 프리미엄의 대박이 있다.
임대아파트는 물론이고 만 35세 무주택자가 1순위 우선순위를 받아 일반 청약자보다 특혜를 받아 당첨이 되게 되면 이들은 5년간 분양권은 물론 입주 및 등기 후에도 팔지 못하는 재산권 박탈의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정부는 왜 이다지도 순진하단 말인가? 분양만 되면 수억의 프리미엄이 붙는 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정부란 말인가?
과연 정부가 의도한 대로 당첨자들이 분양후 5년간 분양권을 제한한다고 해서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믿는가! 그동안 수십년을 부동산 관련 법규나 정책을 펴오면서 이를 몰랐단 말인가?
예를 들어보자.
만 35세 이상 되는 사람들이 여태껏 집을 장만하지 못했다면 이들을 탓할 순 없다. 우리 젊은이들이 32평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평균적으로 7.5년 정도가 걸린다. 그렇다면 만 40세 정도까지 아파트를 구입하지 못했다면 상당한 서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민들이 당첨이 된 후 3억원이 넘는 분양아파트 분양비를 부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현실을 보자.
서민들에게는 1억원이라는 돈은 엄청난 돈이다. 월100만원씩 저축하여 7년을 넘게 저축해야 만져 볼 수 있는 거액이다. 이러한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는 아파트를 입주하기 위해 3년을 기다리고 더 나아가 2년을 기다린 뒤에 파는 어리석은 투자자는 어디 있겠는가? 당첨된 분양아파트에 붙은 수억원의 프리미엄을 보고 순수하게 5년 이라는 세월을 기다릴 젊은이를 보고 애국자로 말할 것인가?
필자는 부동산 투자전문가 측면에서 절대로 이런 젊은이는 없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분양비를 납입하는 것도 어려운 판에 수억이나 되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아파트를 팔고 이를 재차 부동산에 투자하면 5년 뒤에는 분양받은 아파트 몇 채를 살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에 5년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젊은이는 없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정부의 강력한 협박아래 이를 순수히 따르는 분양자는 분양비를 납입하기 위해 많은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고통을 감수할 젊은이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필자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분양받은 만35세 이상의 분양자를 욕되게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20년 넘게 부동산 투자를 해온 필자로서는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란 정부의 정책은 활용하되 따라하지 않는 것’이 투자의 수익률을 최대한으로 남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 35세 이상의 분양 당첨자에게 5년간을 참아 달라는 정부의 부탁은 아주 순진한 부탁이다.
넷째, 1회 분양정책이 대박을 키우고 있다.
판교가 과열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부동산 안정책을 도입하여 분양일을 11월로 5개월 늦췄다. 그리고 한번으로 분양횟수를 제한한 것이다. 과연 우리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는 정부인지 아니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정부인지 묻고 싶다.
정부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단 한번의 기회란 부동산에서 무엇을 말하는가?
희소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부동산에서 희소성은 프리미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용산 시티파크 프리미엄이 분양당시 5억원을 넘고, 삼성동 아이파크 프리미엄이 분양가를 넘은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희소성 때문이다. 그만큼 부동산에서 희소성은 프리미엄 가격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판교분양을 단 한번으로 기회가 줄어들면 분양당시는 물론 분양후에도 계속적인 프리미엄 상승효과로 매매가는 극에 달해 아마도 분양가를 초월하는 분양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이 정부는 판교분양을 대박잔치로 만들어 가고 있다.
다섯째, 시행사의 대박과 시공사의 부실시공 우려
판교가 투기바람이 불자 정부는 채권입찰제를 변형하여 제한적 채권입찰제로 함으로서 시공사는 손해를 보고 경기도, 성남시, 주공, 토지공사등의 시행사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주게 되었다.
제한적 채권입찰제는 정부의 꼼수에 불과한 것이다. 왜 이러는가? 정부는 일반 분양자를 봉으로 아는가? 시행자인 땅주인에게는 채권액을 최대한 쓰게 해서 땅값을 챙겨주고, 제한적 분양가 제한으로 인해 시공사는 부실이 되어도 좋단 말인가?
비싼 땅에 값싼 아파트를 지으려면 싸구려 공사가 뻔한 것인데 나중의 부실공사 책임은 누가 지게 할 것인가? 제발 부탁하건데 이제 의식 좀 선진화가 되었으면 한다. 채권, 분양가 병행 입찰제는 분양가와 채권액을 제한함으로서 정부는 대규모 건설업체의 단합을 조장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눠 먹기식 시공을 할 바엔 차라리 자율경쟁으로 바꾸는 것이 분양가가 높아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공사나 분양자나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여섯째, 분양시장의 약세장은 향후 폭등의 빌미를 준다
판교분양이 단 한번으로 결정되자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은 꽁꽁 얼어붙을게 뻔하다. 결국 분양시장이 약세로 변하고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아파트 시장은 또다시 가격 폭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정부는 판교분양일정을 변경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
2006년을 중심으로 아파트 시장은 또 한번의 폭등의 시대가 올 것이다. 분양이 늦어지고 재건축으로 인해 아파트 시장이 억눌림이 이어질 때 수요에 의한 아파트 가격 폭등은 당연한 방향이다. 분양시장이 죽게 되면 당장 아파트 가격은 진정국면에 들어가지만 이러한 아파트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판교신도시 분양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또한번 대박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꼭 올바르게 나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정부의 누더기 주택정책과 일관성 없는 정책, 그리고 반 시장적인 발상등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도 아니고 단지 특정계층과 특정 지역위주 우선 정책으로 나갈 때 그 결과는 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정부의 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나가는 판교 부동산 정책이 대박의 기회만 더욱 더 키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부가 나서서 말이다. 이에 따른 후유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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