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부동산시장은 진정한 침체국면인가?
[부동산뱅크 2005/01/28 - 조회:16,770]
2005년이 밝았다. 올해의 부동산경기는 어떠할까?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경기의 침체를 걱정하면서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계속적으로 침체가 가속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시장은 진정한 침체국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 부동산시장은 현재 투자가치가 없어 투자수요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투자자가 별로 없는 그러한 진정한 침체국면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오늘의 투자를 내일로 미루어둔 잠재적 과열의 국면으로 보아야 옳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시중의 유동자금의 존재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잠재적 과열때문이다.
경제학에서 합리적인 경제주체는 부의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보는데, 이때 부를 구성하는 3가지 자산이 부동산, 채권 및 주식, 현금이다. 합리적인 경제주체는 이 세 개유형의 자산을 이자율의 움직임에 따라 그 보유량을 달리하려하고 그러한 움직임에 따라 부동산시장, 채권및주식시장, 화폐시장의 과열정도가 달라진다. IMF이후 계속되고 있는 저금리현상은 채권및주식의 투자수요와 저축수요를 저하시키고 있고, 상대적으로 부동산은 이 두시장의 대체투자대상일 수밖에 없어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의 유동자금은 계속해서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자 할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계속되는 규제로 인한 주택공급의 위축이다.
이는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고자 한 정부의 규제가 주택공급의 위축을 가져와 향후에는 더 큰 가격상승을 가져올것이니 얼마나 아이러니칼 한 일인가? 부동산시장도 역시 다른 시장들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 가격상승과 하락이 좌우된다. 그러나 아파트의 투기를 막고자 도입되고 있는 후분양제는 건설사들의 건설수요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아파트 공급이 장기적으로는 줄어들게 된다.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적 현상이다.
이 두가지 요인들이 교차하게 되면, 즉, 시중의 유동자금은 계속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산시장 주변에서 맴돌고, 주택공급은 계속해서 줄어든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여기에 덧붙여, 4년마다 찾아오는 가장 큰 경기변동요인인 대통령선거가 겹쳐진다면? 그래서 현재와 같은 부동산시장의 규제가 조금이라도 약화된다면, 부동산시장은 다시한번 폭발적으로 가격상승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부동산시장이 언제 폭발한다라기보다는 현재의 정부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정책은 우리나라의 경제주체들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주체들은 모두 합리적이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익과 손해를 정확히 구별한다는 것이며, 비록 손해가 있을지라도, 그것이 이익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투자를 감행한다는 것이다.
다른 적합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즉 주식시장에 투자를 해도 수익을 얻기 어렵고, 은행에 돈을 넣어두어도 물가상승에 못미치는 이자수익을 얻는 현재의 상황에서 부동산이외에 어디에다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부동산관련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한다 할지라도 미래가치가 그 세금을 초과할것으로 예상되는 이상 부동산시장으로는 계속해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
다른 대체투자대상이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강남아파트값의 상승기류나, 판교신도시의 부동산시장 과열조짐은 이러한 경제주체의 움직임을 반영한다고 볼수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문제점은 조세정책이 주를 이루는 법적규제일변도라는 것에 있다.
조세정책만으로는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경제주체의 합리적 행위인 부동산투기를 막을 길이 없다. 부동산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부동산시장이 다른 자산시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부동산시장의 과열화가 각 경제주체들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라는 것 또한 인지하여 부동산시장으로의 투기 유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고안하여야 한다.
즉, 부동산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자산투자시장을 형성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가 고안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설수요감소로 인한 공급물량감소와 같은 규제로 인한 부작용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며, 안정화대책이 부동산시장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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