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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9/08/18 - 조회:6,369]
김대중 전 대통령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1960년대부터 40대 기수가 되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탱해 오셨던 큰 그릇이 서서히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군요. 평화의 큰 그릇을 잃은 마음이 한량없이 서글프기만 합니다.
못다 이룬 꿈은 후세에 남기시고 부디 평화가 깃든 저 세상에서 영면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이제 그만 짐을 내리시고 편히 쉬소서. 오늘 칼럼은 밥상위에 놓여있는 그릇 이야기부터 해 볼 랍니다. 종지는 간장을 담는 제일 작은 그릇이고, 그보다 조금 큰 그릇은 김치나 무침을 담는 보시기가 되겠네요. 밥을 담는 사발은 보시기 보다 더 크고, 국이나 냉면을 담는 대접은 밥상 한 쪽을 차지하는 제일 큰 그릇이 되겠습니다.
주택으로 따진다면 종지는 66㎡(20평)이하 주택이 될 것이고, 보시기는 109㎡(33평)이하의 주택이 되리라 봅니다. 사발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158㎡(48평)정도가 되겠지요. 그 이상은 대접이라고 봅니다만 대접 중에서도 요즘은 왕대접이 있음도 봤습니다.
매일같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분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라 아마 밥상위의 그릇 메뉴도 잊어 가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군요. 그러나 내 집 마련에서부터 부동산 쪽에 투자를 생각하신다면 꼭 밥상위의 그릇 메뉴를 염두에 두시라는 당부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참, 사람은 어떤가요? 밴댕이 소갈머리에서부터 태평양처럼 마음이 넓은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일만 하는 종지 같은 사람도 있고, 세계적으로 큰일을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나 반기문 사무총장 같은 분도 계십니다. 종지에서부터 대접이 있다는 표현이 되겠네요.
여러분들께서는 종지가 되시겠습니까? 대접이 되시겠습니까? 그러나 종지라고 무시하다간 큰 코를 다치게 됩니다. 종지에 들어있는 간장과 소금은 맛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종지 없는 밥상의 대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볼 것입니다.
<씨앗은 작아도 열매는 크다>
성경말씀에 나오는 겨자씨가 얼마나 작은지 본 일이 없어 자세한 말씀을 드리지 못하겠습니다만, 겨자씨만한 믿음이 하늘을 움직인다는 비교법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아무튼 씨앗은 작을지라도 열매는 크거나 한 개의 씨앗이 수백 개의 열매를 생산하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봅니다.
부동산도 처음에는 종지만 하고 비록 씨앗처럼 작을지라도 나중에는 대접처럼 큰 열매를 맺게 하거나, 깨알처럼 처음이나 나중이나 크기는 같지만 숫자적으로 불어나는 재테크를 해야 하는데 혹시 여러분들 중에 씨앗까지 까먹은 분들은 계시지 않으신지요.
작은 씨앗이 큰 열매를 맺게 함은 부동산 재테크에서도 같은 이치로 봐야 합니다. 즉, 처음에는 종지일지라도 나중에는 보시기가 되고 사발이 돼야 한다는 뜻이지요. 처음이나 나중이나 종지만 가지고 있어도 안 되고 처음부터 너무 큰 대접만 가지려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게 바로 부동산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도 정도 문제이지요. 우리들이 먹는 밥은 바로 돈입니다. 종지를 밥그릇으로 사용하게 되면 어찌 될까요? 종지는 처음 간을 맞추는 간장그릇으로서 구실을 했을 뿐이고, 사발에다 밥을 담아야 하겠지요.
물론 형편이 안 되어 작은 씨앗을 그대로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고, 재수가 없어 그나마 까먹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느 정도 능력이 허락된다면 빨리 보시기와 사발로 바꾸시는 것이 밥(돈)을 많이 먹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 종지나 보시기가 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세 값 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이럴 때 어디에 투자를 하시겠습니까? 오늘 칼럼의 핵심입니다. 사발과 대접을 사 두시라는 권고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은 씨앗도 때를 맞춰 뿌려야 하고 때를 맞춰 거두어야 하던가요. 지금은 씨를 뿌리는 시기로도 좋고 거두는 시기로도 좋다는 말씀을 드린바 있습니다. 지난 금융위기 때 우리들은 놀란 토끼가 됐었고, 요즘 대출까지 깐깐해져서 중, 소형으로 가고 있음이 훤하게 보입니다만 부동산은 거꾸로 가라고 하지 않던가요. 사발과 대접을 준비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뷔페에 가면 먹을 게 없는 이유>
부동산은 종지만 갖게 되면 먹을 게 없을 수도 있고, 대접만 갖게 되면 무겁기만 할뿐 실속이 없을 수도 있더군요. 여러 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실속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뷔페식당에 가면 먹을 게 없는 이치나 다름이 없다고 보겠네요.
뷔페에 가면 종지도 많고 대접도 많습니다. 그런데 먹을 게 없어 이리 저리 헤매다가 푸성귀 몇 가지 먹고 마는 수가 있지 않던가요. 육식은 질기고, 생선은 하물 간 것 같고, 빵 종류는 품질이 낮고, 잡다한 무침이나 튀김은 식성에 맞지 않아 뱃속이 허전한 체 돌아오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한 가지라도 입에 딱 맞는 음식- 그런 음식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음식으로 손이 갈 것이고 그 음식은 금방 떨어지겠지요. 그렇다면 큰 대접에다 음식을 담아야 하겠군요. 바로 부동산도 그런 부동산을 가지고 계셔야 영양가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부동산이라고 꼭 돈을 더 줘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소 비싼 값을 치루는 일이 있긴 합니다만, 큰 산에 올라서서 사방을 바라보시면 큰 강이 보이게 됩니다. 곧 가을이 오겠지요. 큰 산에 올라가셔서 두루 살펴보세요. 좋은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사발과 대접이 눈에 보이실 겁니다.
아울러 한 가지 당부말씀을 드립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작은 호재들에 너무 민감성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경전철선 하나, 작은 고속도로 하나에 팔자가 뒤집힌 양 호들갑을 떠는 수가 허다하더군요. 작은 산에서 작은 시냇물을 보고 피라미가 뛴다고 손뼉 치는 격이 아닐는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늘 작은 변수가 일어날 것입니다. 큰 강을 찾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숫자파악을 잘 하시라는 권유를 드립니다. 2007년도의 신규아파트 공급량은 55만 가구였고, 2008년 신규공급물량은 37만 가구였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에는 민간부문에서 분양을 꺼려하여 30만 가구로 줄게 되었습니다. 2012년 경 본격적으로 경제가 풀리게 되면 어찌될까요? 지금 서울과수도권의 전세가 상승이 슬슬 징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매물이 넘치고 있지만 선견지명이 있는 분이시라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발과 대접을 미리 준비하는 게 옳지 않을는지요. 값이 확인된 시점에서는 언제나 이미 기회가 저만치 가버렸음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