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천천히 할 수는 없을까?
[부동산뱅크 2004/11/29 - 조회:24,261]
정부는 올해 초부터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결과를 토대로 11월 초에 일부에서는 부유세라고도 하는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대한 정부안을 발표하였다. 처음 정부가 종합부동세의 도입방침을 밝혔을 때부터 이러저러한 의견이 있어왔고 상당히 많은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은 여러 가지 조세체계상 문제가 있고 현실적으로 지금 도입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들도 상당히 많았을 뿐만이 아니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대의견을 밝힌바 있다. 더욱이 지금의 극심한 경기 침체기에서는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이 비록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도입의 시기는 늦추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들도 많이 있었다.
2001년부터 2003년 사이에 있었던 주택가격의 급등, 특히 서울과 수도권부터 시작한 거의 전국적인 아파트 가격의 급등현상에 맞추어 여러가지 투기 대책이 쏟아졌다. 양도소득세 중과로 인한 가수요 억제, 일부지역이기는 하지만 취·등록세의 중과가 시행되면서 2004년에는 오히려 극심한 부동산 거래 침체를 불러와 이것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여기에 발맞추어 보유세 부담이 너무 낮아 부동산 가수요와 투기를 가져온다는 여론에 따라 보유세 인상 논란이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2003년 정기국회에서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시가에 연동하여 과세하게 함으로써 올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급격한 인상을 가져왔고 심한 경우에는 2003년에 비하여 3배이상 더 납부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서는 2003년보다 상당히 많은 금액의 재산세등이 부과되어 많은 사람들의 불평을 사기도 하였다. 그래서 각 구청에서는 재산세를 고지하여 이미 납부한 이후에 재산세 감면조례를 만들어 재산세 부담을 경감한 후 이를 환급해주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상당히 많은 시람들은 이번 재산세의 과도한 인상에 대하여 마음으로 불편한 가운데 있는 데 다시 거기에다 종합부동산세를 과세한다고 발표하니 정부가 너무 심한것이 아니냐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여기서는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이 타당한지 아니면 문제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논하고 싶지 않다. 다만 한가지 지적하고자 한 것이 있다면 이처럼 중요한 세금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이토록 서둘러야만 하는가에 대하여만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 국민을 4,800만 명이라고 해보자.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전국의 4,800만 국민 중에서 종합부동산 과세대상인원이 약 6만 명에 이른다. 그러니 전체 국민의 대다수인 4,794만 명은 종합부동산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별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도 ？I찮다고 할 수 있을까? 비록 그 과세 대상인원이 적을 지라도 새로운 세목을 도입하는 데 그것도 내년 6월1일 소유자를 기준으로 부과하려고 하는데 정부의 발표가 시행되기 불과 몇 달 전에 있었고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입법도 되지 않았다면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는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할지라도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는 비판은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합의에 의하여 입법이 순조롭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 시행은 그 다음해인 2006년에 시행하는 것이 절차상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종합부동산세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서 세금에 부담을 느끼는 자가 있다면 당해 부동산을 처분하던지 아니면 계속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그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와 관련있는 자들의 최소한의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그 제도가 오래 지속되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개개인의 납세자보다 힘이 우위에 있으니 법에서 정한 과세권이라는 힘으로 과세하고 또 징수할 수는 있겠지만 과세대상 납세자들의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가령 종합부동산세의 도입이 아무리 시급하고 시급하다고 할지라도 그 세금을 징수할 기관에서도 한치의 빈틈이 없이 준비할 시간도 필요할 터이고 또한 비록 4,800만 국민중에서 정부의 추산대로 6만 명에 불과하여 비록 전국민의 0.125% 밖에 안되는 국민이지만 그 해당자들도 세금을 마련할 최소한의 준비사간도 필요할 터이니, 부탁하건데 좀 천천히 가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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