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시스템 이원화 필요
[부동산뱅크 2004/11/19 - 조회:16,034]
최근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식회사(KoMoCo)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통합되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탄생하였다.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는 그동안 국민주택기금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저당채권을 대상으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하여 자본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국민주택기금에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에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은 주택건설자금이 필요한 주택건설업체와 주택자금을 필요로 하는 개인에 대해 보증을 부보하여 국민주택기금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들 두 기관은 주택금융시장에서 주택자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중개자로서, 주택자금 수요자를 위한 보증기관으로서 각각의 전문성을 유지해왔다. 또한 주택금융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완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러한 역할은 특히 주택금융의 대출기관인 국민주택기금이 금융시장에서 발생되는 위험을 분산시켜 공공기금인 국민주택기금의 안정성을 유지시켜왔다.
일반적으로 자금대출기관은 일정한 기준 즉 심사기준 등을 적용하여 대출을 시행하게 된다. 차주의 부족한 신용이 문제가 될 경우, 담보나 보증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한 후 자금이 대출되는 것. 이때 보증을 공급하는 기관은 차주의 신용도를 한번 더 평가하게 되며, 신용에 문제가 없을 경우 보증을 제공한다. 이때 대출기관의 대출위험 즉 상환위험은 일부분 보증기관으로 이전된다. 이와같이 국민주택기금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은 각각 대출 및 보증을 통해 대출위험을 공유하면서 서민에게 필요한 주택자금을 공급해 왔던 것이다. 반면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는 국민주택기금의 대출채권을 자본시장에 유동화시켜 대출채권의 유동성을 제고시킴으로서 주택자금의 원활한 공급과 기금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왔다. 이때 유동화증권의 원리금을 보증해줌으로서 투자자의 안정성을 제공했다.
그러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과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이 통합되면서, 국민주택기금 주택저당채권의 유동화증권에 대한 지급보증기관과 주택저당채권의 상환위험에 대한 보증기관이 일원화됐다. 따라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투자자금의 상환에 대해 이중의 안전장치를 가지게 된 셈이다.
원래 차주의 신용위험에 대해서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이, 여기에 당해 주택저당채권이 유동화되는 경우, 다시 원리금에 대한 지급보증이 부보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 안전장치는 안정성을 제고시키면서 비용을 증대시켜 오히려 주택저당증권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감소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중 안전장치는 과도한 보증으로 효율적이지 않다. 물론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동화하는 주택저당채권의 범위는 국민주택기금의 대출채권 외에도 최근에 도입한 모기지론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유동화 대상 채권이 국민주택기금인 경우, 보증이 이중으로 부보되는 비효율성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과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증이 서로 보증책임을 미루면서 수수료 수입만을 얻으려 한다면 혹은 이미 발생한 보증으로 다른 한쪽이 검토없이 보증을 부보한다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하여 최근 국감에서 나타난 바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국민주택기금을 위탁관리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국민주택기금을 위탁관리한다면, 자금 대출을 하면서, 동시에 보증을 부보하게 되는 것이 된다. 또 이를 유동화할 경우에는 다시 원리금 지급보증을 부보하게 되어, 신용위험이 발생하여 파산이 발생한다면 모든 위험은 한국주택금융공사로 집중될 것은 뻔한 일.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주택기금의 운영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국민주택기금의 공공적 성격 및 목적을 보더라도 건전성과 효율성 확보는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대출업무와 보증업무를 동시에 수행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건전성 및 효율성의 손상 가능성은 굳이 이론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택금융시스템에 있어서 대출과 보증 또는 중복되는 보증의 폐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 운영의 이원화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겠다. 경제성, 비용절감,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한 통합 혹은 일원화도 필요하지만, 금융부문에서 중요한 요소인 위험을 분산한다는 의미에서는 오히려 이원화 혹은 분리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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