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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뱅크 2008/07/15 - 조회:121,964]
<이혼에 따른 부동산 재산분할>
요즘 모두들 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은 줄어들고 소형주택은 오르는데 중대형은 내려가고, 따라서 생활이 어렵다보니 사랑도 식어간다고 푸념을 합니다. 뭐 한 가지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고 하니 왜 그럴까요.
그저 모든 게 꽉 막힌 굴뚝처럼 답답하기만 하다고 난리들입니다.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러느냐, 는 우려의 목소리만 높아질 뿐 어느 누구도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전 같으면 누가 나와서 참고 기다리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경제전문가들까지도 제 2의 경제 환란이 온다느니 주택시장이 버블 때문에 주저앉을 거라느니 잔뜩 겁을 주고 있습니다. 9-10월 달에는 외채상환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일어날 것이라고 하던가요. 그런데 한쪽에서는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도 합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될지 감을 잡을 수 없네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서민들 살기가 힘들게 되고 중소기업들이 도산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실직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럴 때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는데 바로 이혼입니다. 살기가 어려울 때는 이혼의 비율이 배로 늘어나기도 하고 세배로 늘어날 때도 있거든요.
요즘 법원에는 이혼하러 온 부부들이 밀려들기 때문에 개봉영화관 앞에서 줄 서듯이 수십 명씩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주머니에 돈 있을 때에는 엉덩이 맞대고 잘 살던 부부들이 돈 떨어지거나 실직자가 되거나, 사업 부도나면 궁둥이를 다른 자리로 옮겨 버리는데 이거이래도 되는 일인지 이 또한 정말 모르겠습니다.
언제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잘 살자고 해놓고 세상 살기 어렵다고 서로 돌아서거나 딴 곳에 눈을 팔아 버린다면 그 밑에 딸린 아이들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 자녀들이 세상에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도 아닐 터이고, 엄마 아빠 합궁(合宮)덕분에 저절로 나오게 된 것인데,
사랑이 식어서 이혼하는 사람도 있고, 사랑에 속아서 이혼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오갈 데 없는 자녀들은 외면한 채 조그만 땅뙈기나 소형 아파트만을 서로 가지려고 피가 터지도록 머리채를 쥐어 잡고 싸우고 있으니 사랑에 속고 부동산에 우는 세상이 올 줄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요즘은 자녀들 몰래 하는 가짜 이혼도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가끔 나오는 비상수단이기도 한데 이거 가볍게 생각하다가 영원히 이별하는 사람들도 있고, 넘어질 때 쉬어간다고 적당히 재산 나누어 갖고 아주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이혼은 자녀문제 해결이 우선>>
예전엔 부부가 이혼할 때면 한 달에 얼마씩 양육비를 보내준다거나 한 번씩 만나서 식사라도 같이 하는 조건으로 이혼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런 약속이 지켜지기도 어려울 뿐 더러 재혼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눈치가 어려워 전처 자녀나 전 남편 자녀 만나러 가는 일이 쉽지 않다고 털어 놓더군요.
이혼에 대한 상담을 매일 한두 건씩 해 보지만 부부란 게 헤어지고 나면 남보다 더 못할 때도 있답니다. 헤어지고 나서도 어쩌다 자녀들 때문에 만나게 되면 싸움부터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하는데 싸우는 이유가 왜 제때 돈을 보내주지 않느냐는 내용이라는 겁니다.
이혼한 후 사업이 순조롭지 못하여 보내주지 못한 사람도 있지만 고의적으로 골탕을 먹이려고 보내주지 않은 사람도 더러 있답니다. 그런 사람은 양심에 털 난 사람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양육비 때문에 허구한 날 전화로 싸우고, 만나서 싸우게 되면 자녀들의 처지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되지 않을 런지요.
그래서인지 앞으로는 부부당사자가 협의이혼신청을 해도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자녀가 없으면 1개월 이내에는 법원에서 의사확인을 해 주지 않는 답니다. 이혼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 해 보라는 취지이고 자녀문제만은 실수 없도록 협의하라는 권고로 봐야 하겠지요.
한 쪽이 바람이 나서 이혼하는 건 더 쉽습니다. 바람피운 쪽이 양보를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성격이 맞지 않다느니, 생활방식이 달라서 같이 살 수 없다느니 하는 조건들은 서로 의견이 팽팽히 맞서기 때문에 자기 쪽에만 유리하게 이끌고 가는 바람에 좀처럼 해결이 나지 않을 때도 있더군요.
남편에게는 땅이 있고 처에게는 주택이 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달랑 주택만 한 채 있고 보면 그걸 서로 가지려고 아귀다툼이 시작됩니다. 당사자 끼리 해결이 안 되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되는데 재판이란 게 금방 끝나던가요. 재판 3년 하게 되면 살림 망한다는데,
<<이혼 시 재산분할은 몇 대 몇인가>>
이혼하게 되면 무조건 여자는 남자의 3분지 1이다, 아니다 반반이다, 라는 등 말도 있고 부부 한 쪽이 6개월 동안 소식이 없게 되면 자동이혼이 되며 재산은 남아있는 사람의 몫이다, 라고 하는데 그런 규정은 법 어디에도 없는 규정들입니다.
부부간 어느 한쪽이 간통을 해서 이혼을 하게 될 때는 물론 간통을 한 당사자는 처벌을 받기도 하고 용서를 받기도 하겠지만, 재산분할에는 불리함을 당하게 되고 자녀들의 친권이나 양육권 주장 면에서도 불리함을 당하는 수가 허다합니다. 즉 죄진 사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고 재산분할에 있어서 기준이 되는 핵심은 분할대상이 되는 재산이 이루어지기까지 누구의 기여가 컸었는지를 따지게 되고, 자녀들의 양육에 관하여 앞으로 책임질 자에게 많은 재산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상속재산으로 인하여 자손들이 횡재를 보기도 하는데 10년 전에 상속받은 재산이라 하더라도 10년 동안 그 재산이 유지되려면 다른 한 쪽의 기여도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20-30%의 비율을 인정해 주기도 합니다. 혼자 상속받았다고 해서 다 자기재산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부부가 같이 살고 있는 이상,
이혼 당시 재산이 아무것도 없게 되면 재산분할도 할 게 없기 때문에 그냥 너는 너, 나는 나대로 헤어지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작은 아파트 한 채라도 있게 되면 어차피 헤어질 바엔 돈이라도 챙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람피운 상대방을 원망하면서 사랑에 속았다고 울기도 하고, 아파트 차지하려고 울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 바람피운 사람은 재산을 빼앗기게 됩니다.
판사는 아파트를 팔아 5대5로 나누라고 판결하였음에도 명의자인 남편은 고의적으로 여자에게 돈을 주지 않으려고 자기만 근저당설정해서 돈 뽑아 쓰고 모른 체 하기도 하고, 전세금 나누지 않으려고 여자가 몽땅 가지고 줄행랑을 쳐 버리는 일도 있더군요, 그런 걸 보면 입맛이 싹없어지기도 합니다.
<<이혼하고 잘 된 사람 없어>>
이혼한 당사자들이야 오죽하면 이혼을 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혼은 사주팔자가 바뀌는 일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하는 일이라고 봐야지요. 특히 자녀들을 두게 되면 그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충분한 사후대비책을 세워놔야 하고요.
“자녀들로 봐서 참고 살라고 하면 자식이 내 인생 살아주느냐”고 하지만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 그 자녀들은 그때부터 외롭고 힘든 비탈길을 가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섣불리 이혼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 이혼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도록 부부간에는 화합과 믿음의 의무가 잘 지켜져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혼하고자 하는 사유를 들어보면 필자라도 이혼하겠다는 내용이 많더군요. 밤이나 낮이나 술 먹고 다니면서 마누라나 때리면 누가 살겠다고 하겠어, 또 맨 날 밖으로 싸다니며 다른 남자들과 어울려 자기 어쩌구 하면서 문자나 주고받으면 어느 남자가 좋다고 하겠어, 젠장- 하는 내용들이고 보면 말입니다.
이혼한 당사자들은 1년 이내에 다른 상대를 찾아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나름대로 설펴본 바에 의하면 단 한 사람도 행복한 사람을 보지를 못했고, 3개월도 참아내지 못하고 다시 헤어지는 쓰라림을 겪기도 하더군요.
이혼은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이 있는데 협의이혼은 법원에서 부부가 협의이혼 확인을 받으면 부부 중 아무나 3개월 이내에 구청에 신고만 하면 정리가 됩니다. 그러나 재판상 이혼은 판결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2년이 걸려야 끝날 때도 있습니다.
또한 재판상 이혼 사유는 민법 제 840조에 규정된 소정의 사유가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 할 증거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부부간에 성격이 맞지 않다, 시댁식구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남편이 무능하다, 처가 바람기가 있다, 라는 등의 막연한 사유만으로는 이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부부가 이혼할 때에는 서로가 속았다고 합니다. 연애시절에는 저러지 않았다고 하면서 후회를 하지요. 그러나 연애시절과 같이 연애처럼 사는 부부가 얼마나 있던가요. 이혼은 가정의 파탄입니다. 더구나 재산분할로 자녀들을 둔 부부가 원수로 돌아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민법 제 840조>>
재판상 이혼 원인 -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할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판례>>
대판 1975.8.19. 75도 1712
이혼 당사자간에 혼인생활을 실질상 폐기하려는 의사는 없이 단지 강제집행의 회피, 기타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한 방편으로 일시적으로 이혼신고를 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음에 불과하다고 인정하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대판 1983.7.12. 83 므 11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았으나 그에 따른 이혼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윤정웅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