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망가치의 올바른 산정방법
[부동산뱅크 2004/11/01 - 조회:22,062]
최근 일조 및 조망과 같은 환경권의 가치가 주택가치의 20%에 달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중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도 조망권이다. 일조권은 이미 법적으로 그 권리를 인정받은 것임에 반해 조망권은 조망‘권’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정도로 아직 그 법적 권리를 인정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망가치가 전체 주택가치의 20%에 달한다는 판결이 나오자 조망가치 자체가 하나의 권리로서 인정받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조망가치에 관련된 판례들은 2004년 들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조권과 달리 2004년 이전까지 조망가치에 관한 판례들은 단 두건에 불과했다. 이는 일조가 동식물의 생육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그 법적권리가 보장될수 있었던 반면, 조망은 인간의 기본권에 어떤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그 법적권리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에 앞서 승소가능성과 재판비용을 비교해볼때 월등히 승소확률이 낮아 대부분의 조망침해피해자가 소송을 포기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2004년 들어 주목할만한 판례들이 속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기존의 판례들이 일조권만을 인정해온데 반하여 2004년 4월 도곡동 진달래아파트의 주변아파트에 대한 일조침해 및 조망침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004년9월에는 서울고등법원이 리바뷰아파트 주민들의 한강조망침해를 인정하고 배상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같은 달 상반되는 판결이 나왔다. 구로구 고척동 주민들이 대우건설을 상대로 낸 소송을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일조 및 조망중 일조권만을 인정하고 조망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하루차이로 이와 같은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조망가치가 인정받을만한 권리인가 하는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결론은 내려지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국내에 정립된 이론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조망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는 매우 드문 상황이다. 조망권이라고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법적으로 그 권리가 인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망권이라는 용어를 함부로 사용 하는 것 자체도 사실상 맞지 않는다. 오히려 주택가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서 조망가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외국에서 보호의 대상이 되는 조망은 주로 문화재, 자연자원을 바라다보는 것이며, 이러한 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별히 조망에 관련된 규제나 법적장치는 존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몇 달간의 판례와 논란속에서 보호의 대상이 되는 혹은 보상의 대상이 되는 조망은 그럴만한 객관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특히 여러조망중 한강조망의 경우는 그러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년 10월 서울고등법원이 성동구 금호동의 일반주택소유자의 일조조망침해주장에 대해 주택가격의 20%를 배상하라고 판결하고 그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되면서 조망가치가 인정받는 결과를 가져와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조망가치의 이러한 판결에 대하여 이제는 조망권을 인정해야한다고도 하고 반면, 수많은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비용의 증대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조망가치는 지금까지는 그러한 가치에 대하여 주택소유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을 뿐이지 과거에서부터 존재해오고 있고, 이제는 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 정비하여야 할 때이다. 과거 소득이 낮은 시대에는 조망과 같은 환경권에 대한 권리주장은 사치에 가까워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제는 소득이 높아지고 그에 비례하여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조망의 가치도 높아지고 주택소유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조망가치는 인정할수 있다없다의 논의를 넘어서서 어떤 조망가치를 보호하고, 어떤 수준까지의 침해를 수인의한도로 보고 보상해주어야 하는가에 논의가 집중되어야 하고 연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국내의 연구들은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연구가 상당히 미진한 상태이며 정립된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조망가치의 정확한 추정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국내에서 조망가치에 대한 연구나 논의는 주택가치중 조망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이며, 그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하는데에 집중되어 있다. 간혹 신문이나 정보업체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와 한강조망이 불가능한 아파트간의 가격차이가 얼마이며, 따라서 한강조망의 가치는 두 아파트간 가격차이라는 보도가 왕왕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정확한 조망가치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파트가격 을 형성하는 요인은 단순히 조망가치뿐만 아니라, 평형, 아파트 브랜드, 로얄층의 여부, 학교나 병원같은 공공시설까지의 거리, 버스정류장이나 전철역까지의 거리등 여러요인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각의 요인들의 가치들의 합이 곧 주택의 가치라고 볼수 있고, 따라서 정확한 조망가치는 이러한 여러요인들의 가치를 주택가치에서 차감하여야 계산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한강조망이 있는 아파트와 없는 아파트의 가격을 비교하여 조망가치를 계산, 주장한다면 이 조망가치는 상당히 과다추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은 물론 지역별로 매우 상이하다. 따라서 조망가치 역시 지역별로 각기 상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어느 한지역에서 조사된 조망가치의 비중을 바로 다른지역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이번 환경권의 가치는 20%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지역의 모든 환경침해피해주택이 20%의 보상을 받을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망가치의 정확한 추정을 위해서는 때문에 각 소송별로 아파트의 사례를 조사하고 가치를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조망의 침해율만을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조사해서는 정확한 조망가치를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주택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여러요인들까지 정확히 조사하여 그 가치를 통계적으로 차감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조망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조망가치를 추정하는 경우, 지역별로 상이한 조망가치가 추정되는데, 소득이 높은, 즉 고가의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조망가치의 주택가치에 대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상대적으로 저가의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조망가치의 주택가치에 대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결과를 여러 사례연구에서 확인할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환경권에 민감해진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맞아떨어지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조망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망가치의 산정 그리고 그 크기에 대해서 많은 논의가 되고 있지만 그 정확한 산정방법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다. 또한 어떤 측면으로는 조망가치자체가 과다하게 부풀려져 아파트가격의 거품형성에 일조하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주고 있다. 이제는 조망가치자체가 환경권으로 인정받을수 있는 추세로 가고 있는만큼 조망가치 자체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히 산정되고 발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 조망가치는 일조권과 더불어 법적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 아파트를 구입할 때 소비자가 아파트에 대해 느끼는 효용요인중 조망은 이제 부인할수 없는 구성요인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직관적으로도 소비자가 아파트를 구매할 때 구매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일조보다도 오히려 조망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더더욱 증대되는 요즘의 추세로 더 이상 조망가치는 그 권리를 인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조망가치를 인정한다 못한다가 아니라 좀더 구체적인 제도 및 장치의 마련으로 논의가 집중되어야 할 때이다.
< Copyright ⓒ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