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땅테크’ 어때요?
[부동산뱅크 2007/07/24 - 조회:7,843]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한산하다.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뭉칫돈이 몰려 들고 있는 것과 달리 여름 비수기를 알리는 뙤약볕 아래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다. 그래도 한여름 투자 틈새는 있는 법. 올 여름 피서에 둘러볼 만한 땅 투자처를 소개한다.
‘그 섬에 가고 싶다’
한국의 몰디브, ‘태안반도’. 서해 앞바다에 봉긋 솟아 나온 충남 태안반도는 여름 휴가철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기암 절벽이 곳곳에 솟아 있고, 사방이 휴양지나 다름 없을 정도로 해수욕장이 지천에 널려 있다. 또 서해치고 물이 깨끗해 마치 동해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곳에 이름이 알려진 해수욕장만 무려 30여 개, 이름없는 백사장이 100여 개에 달한다.
이처럼 태안반도는 한여름에는 피서객을 기다리는 휴가 명소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지난 2001년 말 개통한 서울~목포간 서해안고속도는 이 지역 지주들에게 돈다발을 안겨다 주었다. 서해안고속도 개통 이전에 3.3㎡(1평)당 2만 원 하던 임야가 지금은 200만 원대를 호가한다. 10년도 안 되는 사이 무려 100배가 뛴 셈이다.
가격 저렴한 원북, 이원면 발길 잦아
까다로운 토지거래허가 요건 피해야
태안반도는 최근 수년간 주변 땅값이 크게 뛰어 올랐고, 지난 2005년 7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외지인 투자가 까다로워 졌지만 여전히 목 좋은 땅을 찾는 투자자들의 입질이 꾸준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특히 펜션타운으로 자리잡은 안면도보다는 원북.이원면 등 땅값이 저렴한 태안반도 북부 일대 토지 문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태다. 안면도에서 상업건물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 임야의 경우 3.3㎡(1평)당 600만~700만원을 호가한다. 입지가 썩 좋지 않은 펜션 부지도 3.3㎡(1평)당 2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반면 태안반도 북부자락에 놓인 원북.이원면 일대는 시세가 절반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꾸지나무골, 만리포, 신두리 해수욕장과 드라마 <용의눈물> 먼동촬영장, 관소근진성 등의 관광명소가 몰려 있어 입지 면에서도 결코 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서는 국제 무역항으로 유명한 신진도가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원북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32번 국도를 따라 차로 30여분을 달리면 안흥항을 비롯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촬영장과 태국사 등의 신진도 일대 명소를 만날 수 있다.
항구가 발달돼 유동인구가 풍부한 편으로 상가건물을 지을 수 있는 관리지역 임야의 경우 3.3㎡(1평)당 700만원까지 시세가 올라 있다.
문제는 자금여력이 충분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땅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있다. 외지인들의 경우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토지면적이 임야는 1.000㎡(302평), 논.밭은 500㎡(151평) 이하로 제한된다. 대부분 매물이 3,305㎡(1,000평)안팎으로 토지거래허가를 피할 수 있는 물건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
한편 건축허가를 맡은 땅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에서 정한 제한 면적 이상이어도 외지인이 살 수 있다. 현재 건축허가가 끝난 1,652㎡(500평)짜리 펜션 부지가 현재 5억6,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은행융자 2억 원을 안고 실투자금 3억5,000만 원이면 당장 매입 할 수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의 설명이다.
반도 내륙 상가건물, 공장부지 인기
투자비용 대비 임대 수익 ‘짭짤’
<태안반도 해수욕장 인근 펜션부지의 경우 수요가 꾸준한 반면 내륙에 위치한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은 인기가 시들하다>
태안반도 내륙에 몰려 있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의 경우는 인기가 시들하다. 바닷가에서 떨어져 관광객 수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양도세제를 강화한 투기지역지정까지 겹치면서 거래가 거의 단절된 상태다.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 인기가 시들하면서 최근에는 상가건물이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건물의 경우 시세가 저렴해 잘만하면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태안읍과 인접한 서산시 내에서는 4억~5억 원하는 지상 5층 규모의 상가건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태안읍내에는 지상 5층짜리 여관건물이 4억2,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매달 임대수익은 400만원 선으로 은행융자 2억 원을 안고 2억2,000만 원면 잡을 수 있는 셈이다.
공장부지도 인기다. 화성, 안산 등 수도권 일대 땅값이 최근 크게 치솟으면서 부지 비용을 줄이려는 업체들이 앞다퉈 내려오면서다. 인근 대산항, 당진항, 평택항 등이 인접한 장점까지 겹치면서 이지역 공장부지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상태다. 서산시 일대 공장부지의 경우 3.3㎡(1평)당 30~40만 원선으로 인근 당진이나 수도권일대 절반 이하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밖에 보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태안반도 북쪽 끝자락에 인접한 당진군도 노려볼 만하다. 당진군의 경우 해수욕장이 귀해 대난지도 등을 관광유원지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땅값은 태안반도의 10% 수준으로 ‘진흙속 진주’를 건질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기자 kjh@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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